조회 수 1074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지난 10월23일 부산 사직구장
전날 내린 비로 인해 하루 연기되었던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정규리그 2위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물리치고 올라온 SK의, 한국시리즈를 위한 막판 승부. 이 두 팀 중 이기는 팀만이 대구행 티켓을 받겠지만 난 이미 한국시리즈 1,2차전 취재를 예고 받은 터인지라 그라운드의 선수들 보다는 마음이 편하다고 해야 하나?


#1 슬픈 갈매기

나는 부산 갈매기다.
어려서부터 뼛속까지 갈매기인 본 기자는 완전히 객관적인 취재는 힘들 거란 생각으로 부산 사직구장에 도착했다. 롯데의 99년 이후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내 카메라로 담고 싶었다.
사직구장 만원관중의 응원 속에 시작된 롯데의 1회 말 공격. 김주찬의 3루타에 이은 전준우의 적시타로 롯데가 앞서갔다. 분위기는 롯데의 여유로운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추가점이 안나왔고, 불안한 1대0의 리드를 지키던 4회 초. SK의 박정권의 타석. 딱 소리와 함께 나의 카메라는 반사적으로 타구를 따라갔다. 보통 뷰파인더로 타구를 타이트하게 따라가다 보면 이 공이 홈런이 될지 플라이가 될지 예측이 힘들다. 그 순간 들리는 함성으로 판단할 뿐이다. 그러나 관중들의 함성이 탄식으로 바뀌며 홈런임을 예감할 수 있었고, 공의 떨어지는 궤적을 따라가며 관중석이 보이자 예감은 현실이 됐다.
2011 시즌, 카메라로 담았던 수십 개의 홈런 중에 가장 따라가기 싫었던 홈런이고, 야구 취재를 하면서도 슬플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이었다.  

#2 변태로 오해받은 팬티스타킹 사건

군복무시절 혹한기 훈련에 꼭 필요했던 팬티스타킹. 이제 40이 넘어서 다시 팬티스타킹을 입을 줄은 몰랐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렸던 10월25일의 대구는 때 이른 추위가 찾아와 그라운드의 선수와 관중들을 힘들게 했다. 물론 9회까지 한자리에 앉아서 뷰파인더만 보고 있어야 하는 카메라 기자들이야말로 가장 힘들겠지만.
가벼운 가을 차림으로는 이 추위를 버틸 수 없겠다 싶어 편의점에서 팬티스타킹을 구입하는 순간 20대 초반의 앳된 아르바이트생이 날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난 괜히 후배에게 큰소리로 말을 걸었다 “이거 정말 따뜻해?”
혹 추위를 대비해서 팬티스타킹을 착용할 기자들에게 드리는 한 가지 팁.
팬티스타킹을 그냥 양말 신듯이 입으면 사타구니까지 올라가야 될 부분이 무릎에서 멈춘다. 그때는 작은 걸 샀구나 하지 말고 처음부터 꼼꼼히 당겨서 입으면 다 올라간다.

#3 오승환의 돌직구에 건 도박

추운 날씨만큼이나 점수도 나지 않았다.
삼성과 SK는 정규시즌 평균자책점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던 강한 마운드를 한국시리즈에서도 선보였다. 두 팀은 4회 초까지 팽팽한 투수력을 세우며 투수전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4회말, SK 고효준의 제구력 난조를 신명철이 놓치지 않고 적시타로 연결해 2점을 뽑아내며 리드를 잡았고 8회 초 투아웃, 끝판왕 오승환이 등판했다. 마운드에 올라서는 오승환의 눈빛에서 이 경기의 결과를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자는 도박을 하기로 했다. 홈런 하나로 승부가 결정 날수도 있는 박빙의 승부라 경기장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서 경기 흐름을 따라 가야 했지만, 오승환의 마무리를 좀 더 가까운 모습으로 카메라에 담고 싶어졌다. 오승환의 돌직구는 묵직하게 매서운 추위를 깨뜨리며 포수미트를 강타했고, 그 순간 나의 기자적 예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 또한 이번 한국시리즈는 ‘오승환시리즈’가 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SK의 마지막 타자 이호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수 진갑용과 세러머니를 하는 오승환을 마지막으로 촬영한 후, 요즘 들어 자리 잡기가 더 힘들어진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를 들고 그라운드로 뛰기 시작했다.


박상곤 MBN 영상취재부

  1. '재난위험지역 전문취재' 과정을 마치고...

    국제경쟁력강화 프로그램 '재난위험지역 전문취재' 과정을 마치고... SBS 뉴스텍 영상취재팀 서진호 기자 2011년 3월 11일 14시 46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서는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했다. 강진 발생 이후 초대형 쓰나미...
    Date2012.07.25 Views11079
    Read More
  2. 여수엑스포 취재기

    여수엑스포 취재기 – KBS 순천방송국 서재덕 2002년 12월 3일 모나코 현지. 올림픽, 월드컵만큼이나 국제적인 행사로 꼽히는 세계박람회의 2010년 개최지가 결정되는 순간. 큰 기대감이 순식간에 탄식으로 이어졌습니다. 여수시가 탈락하고 중국 상하이...
    Date2012.07.25 Views10407
    Read More
  3. 제19차 유엔 인권이사회 취재기

    <제19차 유엔 인권이사회 취재기> 남과 북의 충돌로 외신의 관심이 집중된 취재 파리에서 TGV로 3시간 30분...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했다. 탈북자 송환 문제로 유엔 인권이사회를 참관하는 우리 국회 대표단을 취재하기 위해서 였다. 제네바는 국제적인 회의...
    Date2012.05.04 Views11599
    Read More
  4. 핵안보 정상회의 HB(주관방송)취재

    기분 좋은 스트레스 - 핵안보 정상회의 HB(주관방송)취재 내가 촬영한 영상이 전 세계 뉴스에 방송된다 HB(Host Broadcaster)는 행사를 개최하는 특정 국가의 주요 방송국이 행사에 참여하는 모든 방송사들의 혼잡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방송 제작 업무를 ...
    Date2012.05.04 Views11964
    Read More
  5. 4.11 총선 취재기- 12월 대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4.11 총선 취재기 12월 대선,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4.11 총선은 새누리당 승리, 민주통합당 참패, 통합진보당 중간성적표, 자유선진당 몰락, 무소속 부진, 국민생각/진보신당 국회입성 실패라는 결과를 낳았다. 야권의 두축이라 할 수 있는 민주통합당...
    Date2012.05.04 Views10739
    Read More
  6. No Image

    4.11 총선 취재기 - 국회 4진

    411 총선 취재기 -OBS 김영길<국회 4진>- 갑자기, 모든 소음은 사라진채 3! 2! 1! 의 카운트가 끝나고, 탄성과 탄식이 들려왔다. 19대 총선의 출구조사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힘들고 고된 총선을 마치며 마음 한편으로는 시원함과 아쉬...
    Date2012.04.28 Views4153
    Read More
  7. 남극, 그곳에 사람들이 있다...

    남극 취재기 남극, 그곳에 사람들이 있다... 한국을 떠나 순수 비행시간으로만 33시간 만에 칠레 최남단의 도시인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다. 정말 멀고도 먼 곳이었다. 푼타아레나스는 남극대륙으로 향하는 여행자나 취재진들이 대부분 경유하는 칠레의 작은 ...
    Date2012.02.22 Views11402
    Read More
  8. 브라질 칠레 취재기 - 무역 1조원시대 취재기

    브라질 칠레 취재기 - 무역 1조원시대 취재기 1월 9일 저녁 19시, 몸이 안 좋았던 나는 퇴근길 버스에 올라 아내에게 오늘 저녁은 얼큰한 김치찌개를 먹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약 10분이 지난 후 부장으로부터 현 위치와 전자 여권이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
    Date2012.02.18 Views11196
    Read More
  9. 한국시리즈 취재기 - 삼성 vs SK

    지난 10월23일 부산 사직구장 전날 내린 비로 인해 하루 연기되었던 201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정규리그 2위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아를 물리치고 올라온 SK의, 한국시리즈를 위한 막판 승부. 이 두 팀 중 이기는 팀만이 대구행 티켓을 받겠지...
    Date2011.12.27 Views10744
    Read More
  10. 서울시장선거취재기 - ‘시민이 시장이다’ 박원순 시민단체에서 시청으로

    서울시장 선거 취재기 ‘시민이 시장이다’ 박원순 시민단체에서 시청으로 세종문화회관 한 카페에 수십 명의 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교수가 들어왔다. 서울시장 후보 물망에 오르던 안철수 교수는 이날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명했다. "박...
    Date2011.12.27 Views11994
    Read More
  11.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달구벌 뜨거운 열기에도 나의 열정은 식어있었다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달구벌 뜨거운 열기에도 나의 열정은 식어있었다. A, “야! 가지고 있는 카메라, 망원렌즈, 트라이포드, 스트로보 모두 꺼내고 짐이 많은 것 처럼하고 뛰어 들어가자.” B, “입구는 한 곳인데 경찰이 저렇게 열을 지어 있는데 저기로?...
    Date2011.11.18 Views11462
    Read More
  12. 북극취재기 - 가장 신선한 경험은 '반복'에서 나왔다

    북극취재기 어린이들에게 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뽀통령’ 뽀로로 못지않게, 그 만화의 다른 캐릭터들-크롱, 루피, 에디-의 인기도 결코 만만치는 않다. 5살짜리 우리 꼬마에게는 포비가 그러하다. 워낙에 매니악한 수준이라 인형, 장남감 등은 거의 컬렉션 급...
    Date2011.11.18 Views10732
    Read More
  13. 춘천 산사태 취재후기 - 여기서 먹고살아야지 어디를 가나?

    춘천 산사태 취재후기 7월 27일 AM 12:40 늦은 시간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불길한 예감에 전화기를 들여다본다. 취재기자의 전화. 심상치 않게 내리던 비에 깨어있던 터라 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별 피해도 없는데 괜히 가는 것 아냐?” 볼멘소리를 해보지만...
    Date2011.11.18 Views11338
    Read More
  14. "태풍 무이파" 영상 취재 24시

    "태풍 무이파" 영상 취재 24시 무이파 (태풍 번호: 1109, 국제 명: MUIFA)는 마카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서양자두 꽃을 의미한다. 이 아름다운 꽃말의 태풍은 클레오파트라의 치명적 매력만큼 위력은 엄청났다. 2011년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9번째 태풍으로, ...
    Date2011.11.17 Views10887
    Read More
  15. No Image

    유비무환 (有備無患), 위험지역 취재 문제없다!!

    유비무환 (有備無患), 위험지역 취재 문제없다!! KBS 위험지역 취재·제작 연수를 다녀와서 “임마! 일하러 나가면 항상 몸 조심하구! 알았지?” 부모님께 안부전화 드릴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듣는 말이다. 걱정 마시라며 대수롭지 않게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편...
    Date2011.11.17 Views4277
    Read More
  16.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취재 후기

    돌잡이로 ‘초심’을 잡아본다!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 취재 후기- 뜻밖의 만남 “형!” 누군가 날 형이라 부르며 내 팔을 건드렸다. 집회 현장에서 날 형이라 부를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의아한 시선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이게 웬걸. 대학교 후배였다. 반값 등...
    Date2011.08.05 Views11974
    Read More
  17. 평창올림픽 유치 취재기(남아공 더반)

    감격의 순간을 담느라 감격을 억눌러야 했다 평창,,,, 자크로케 IOC위원장의 발표순간 모든 유치위원회 관계자와 평창 서포터스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울렸다. 유치위원회 관계자와 기자단 숙소인 리버사이드 호텔에 마련된 야외 응원 장소에서 취재중이던 나...
    Date2011.07.22 Views11138
    Read More
  18. No Image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취재기(평창) 꿈은 현실이 되었다

    자메이카 봅슬레이 선수들이 열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쿨러닝> 혹은 800만 이상의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 영화 <국가대표>를 관통하는 주제는 동계 스포츠에 소외된 이들의 현실 극복이다. 대한민국 평창이라는 곳 역시 그간 동계올림픽에 소외되었다. 하...
    Date2011.07.22 Views4672
    Read More
  19. 일본 대지진, 쓰나미 피해현장을 가다

    일본 대지진, 쓰나미 피해현장을 가다 - 우리는 행복한 곳에서 산다 일본 대지진, 쓰나미 피해현장을 가다 2011년 3월11일 15시30분쯤, 회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어디냐??” “지금 인터뷰하러 서강대에.....” “너 지금 일본가야 하니깐 그냥 빨리 들어와...
    Date2011.05.21 Views11244
    Read More
  20. 중계차 줄행랑사건

    쓰나미로 초토화된 일본 동북부 지역 취재를 마치고 영상송출을 위해 영사관이 있는 센다이 시내로 복귀하는 길. 로밍서비스를 통해 휴대폰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뜬다. “현지 중계차 철수로 송출 불가. 각자 현 위치에서 가능한 인터넷 송출 방법 강구 바...
    Date2011.05.21 Views10622
    Read More
  21. No Image

    리비아 전쟁취재기-우리는 선택과 판단을 해야했다

    인트로 얼마 전 선배로부터 리비아 취재기에 대해 글을 써줄 것을 요청받았다. 다녀온 지 두 달이 넘어가고 갑작스런 일이어서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이번 기회에 중동 출장에 대하여 곰곰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길게 출장은 다녀왔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
    Date2011.05.21 Views50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