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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취재현장의 생생함과 안전 그리고 그 중간은 어디?

 

 

태풍 취재현장의 생생함과 안전(사진).jpg

▲ 제17호 태풍‘타파’현장<사진>

 

 “위험합니다. 더 떨어지세요!”

 지난 9월 22일 제17호 태풍 ‘타파’ 강풍에 주차타워 건물의 외벽 재가 떨어진 상황. 현장 관리자가 불안한 얼굴로 소리 질렀다. 그 소리에 몸이 움찔했다. 물론 현장에 도착해 주변 상황도 살폈고 ‘이 정도 거리면 괜찮지 않을까’ 해서 나름 판단을 하고 일을 한 것이지만 아찔한 상황이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났다.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위험천만하고 생생한 현장을 잡을 수 있는 위치는 어디인가? 아니, 그 그런 위치란 게 세상에 존재할까?

 

 유튜브에는 KBS 태풍 타파 LIVE 특보를 향한 의문이 제기됐다.

 “기자가 위험해 보여요.”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꼭 방송 을 해야 하나요?”

 

 휘청휘청 거리는 화면 사이로 취재기자가 눈도 제대로 못 뜨며 중계를 할 때, 라이브 화면으로 살벌한 재난재해 현장이 여과 없이 나올 때 이런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재난 방송에 대한 사회적 문제제기가 계속해서 이어지면서, 재난 현장을 취재하는 우리 스스로의 성찰이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재난 보도의 경우에, 영상의 현장감과 역동성이 지나치다면 과유불급일까?’

 ‘생생한 영상이란 것은 언제나 선일까?’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영상이 기사의 전달력을 해칠 가능성은 없는가?’

 

 재난 보도는 시청자들이 위험을 깨닫고 대처 방법을 습득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시청자들이 재난 보도를 보고 오히려 취재진의 안전을 걱정한다거나, 그것 때문에 불안을 느낀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지금 우리 재난 보도나 현장 영상을 냉정히 되돌아본다면 그런 이상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을까?

 

 지난 몇 차례의 태풍 취재를 곱씹어 보았다. 과하게 서두르다 현장에 도착해서야 헬멧을 가져오지 않았음을 안 순간. 물체가 추락할 수 있는 장소에서 불안한 마음을 안고 취재를 이어나갔던 기억. 침수된 도로에 들어가서 온 마이크를 했던 것...

 

 우린 현장으로부터 멀리 갈 수 없다. 그것은 우리 일의 숙명이다. 우린 그 숙명을 안고 감내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걸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안전을 챙기며 충분히 거리를 확보하고 촬영한 영상은 나를 지켜주지만 현장 역동성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TV뉴스에서 현장성이 핵심인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취재진의 안전과 현장성,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냉정함을 견지한 보도영상.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현재가 정답은 아니란 것이다. 현장성에 매몰된 나머지 끊임없이 취재진의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취재진과 시청자가 적절히 공감할 수 있는 원칙, 규제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꾸준히 그 답을 찾아나가야 할 것 같다.

 

 

김기태 / KBS 울산    KBS울산방송국 김기태 증명사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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