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류의 새로운 미래
▲ 카네기 멜론 대학교 AI기반 로봇을 시연하며 인터뷰 중이다<사진>.
2016년에 전 국민, 나아가 전 세계에 AI의 위력을 각인시킨 세기의 이벤트가 개최되었다. 바로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인간대표’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다. 압도적인 ‘알파고’의 승리는, 대결 이전까지 AI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이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는 앞으로 AI가 우리 세상에 얼 마나 큰 영향을 미칠 것인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남아 있다.
‘미래’에 인류 중심에 서게 될 AI, 과연 그 AI가 우리에게 득이 될 것인지 실이 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 취재길에 올랐다. 나 역시도 알파고 대국 당시 현장을 취재했었기 때문에, AI 위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한 터였다. 그래서 더욱이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AI가 현대사회의 ‘직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이를 알아보고 동시에 2020년 CES 현장 취재도 해야 했다. 첫걸음은 라스베이거스에서 뗐다.
라스베이거스(Las Vegas)는 흔히 ‘도박의 천국’이라고 일컬 을 정도로 화려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현재는 AI 등장으로 인해 서비스 직종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었다. 라스베이거스 (Las Vegas) 중심가의 일부 매장들이 이미 AI를 기반으로 한 로봇으로 매장을 운영 중이고 호텔 산업도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추세가 읽혔다.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핵심인 AI 가 이미 우리의 삶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자연스레 ‘인간’ 노동자들에게 위기를 던지고 있다. 현지 노동자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찾아간 라스베이거스 서비스업 노동조합은 이러한 현실을 상당히 우려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앞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라스베이거스라는 지역 특성상, 관광·서 비스업 일자리가 대부분인데, AI 생태계는 앞으로 이 지역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 자명하다. 인건비 절감과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AI를 도입하고자 하는 경영진과 AI로부터 자신들의 위치를 사수하고자 하는 노동자 간 대립은, 앞으로 세계가 부딪히게 될 미래의 중요한 단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위기의식만 발견된 것은 아니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인 AI를, ‘인간과 함께 하는’ AI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역시 한창이다. 미국 유수의 대학들은 일찌감치 AI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여,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AI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가 연구 중이다. 사회 각층에 AI를 접목해 활용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인간의 삶을 더욱더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여러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이비리그 명문대 중 하나인 브라운 대학교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AI 연구 개발이 한창이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기억력 감퇴로 행동이 제약된 노인들을 위한 AI 로봇을 개발하여, AI가 인간의 실질적인 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고 있다. 지속해서 사용자 행동 패턴을 학습하여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연구진들은 단순히 이러한 제한적인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연구로 발전시 키려 하고 있다. 피츠버그 명문 카네기 멜론 대학교 내 인간 중심 연구소에서는, 인간 행동을 이해하고 예측하여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가령, 인간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어디있는 음식을 먹고자 하는가,를 예측한다. 또 한 AI를 기반으로 작동되는 로봇을 바탕으로 인간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방안을 연구한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인간 행동에 기여할 수 있는 AI 기술이 실현될 수 있으리라고 연구진들은 내다보고 있다.
AI 연구자들의 공통된 목표는, AI가 단순히 기계적인 측면을 넘어서, 인간과 공존하는 세계다. 곧 AI를 통해 인간이 좀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노동자들에게 닥친 현실의 어두운 면과 여러 대학의 연구진들이 얻은 결과는, 분명히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앞으로 논의의 여지가 남아 있다.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AI를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접목할 수 있을까? 이러한 변화는, 방송 뉴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취재를 계속하면서, 나 자신도 현재 몸담은 세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쉽게 가늠할 수가 없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어떤 식으로든 확실히 이전과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는 점 한 가지뿐이리라. AI가 기사를 쓰고, 취재하고 뉴스를 만드는 세상도 곧 올 것이다.
AI와 더불어 살게 될 미래.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가 있다. 긍정적인 관점, 노력으로 이를 찾고 개척해 나가야 한다.
임현정 / 아리랑 국제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