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88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방역 아래 초대 받은 불청객





MBN임채웅.jpeg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가 확산하는 가운데 개최 강행이냐, 취소냐 이야기가 많았지만 일본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행을 선택했다.


 개최가 결졍되고 선수와 임원, 올림픽 지원인력?등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입국했다. 그리고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한 미디어 관계자들도 대거 입국했다.


 미디어에 대한 통제는 엄격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버블방역체계를 내우며 코로나 19방역규칙을 정리한 플레이북을 배포했다. 미디어 관계자들의 외부 접촉을 차단하고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먼저 입국 과정부터 일본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다. 일본 정부는 각 언론사에게 일본 입국 후 14일 동안의 활동 계획서를 받고, 이를 검토한 후 입국 승인을 내주었다. 숙소는 전용 예약 홈페이지를 통해 조직위에서 지정한 숙소 중?한 곳을 골라 예약해야 했다. 입국 후에는 입국일 포함 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했으며,?이 기간에는 외부에 나갈 수 없고 오직 인근 편의점 이용만 15분 동안 가능했다. 이후에도, 입국 후 14일은 활동계획서에 기재하고 승인된 곳들을 제외하면 이동이 불가능했다. 교통편도 대중교통과 렌터카의 이용은 불가능했으며 조직위에서 마련한 미디어 전용버스와, TCT라는?방역 택시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통제가 잘 이루어졌을까? MBN취재진은 첫 출발부터 조직위의 원칙 없는 방역을 접했다. 출발 당일 새벽 조직위는 메일을 보내와 정부승인이 안 났으니 출국을 늦춰달라는 요청을 했다. 출국을 늦추면 자가격리 4일을 면제해 주겠다는 약속도 함께 해왔다. 방역의 첫 단계인 자가격리 4일의 원칙을 조직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었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숙소 예약 또한 조직위의 구멍 뚫린 방역체계를 느낄 수 있었다. 조직위가 지정한 일부 숙소가 미디어 전용 사이트에서 예약이 불가해 문의 메일을 보내자, 조직위는 일반 호텔 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진행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방역이 철저한 호텔인 줄 알았던 미디어 전용 숙소가 일반인들도 함께 묵을 수 있고 분리되지 않은 숙소였던 것이었다. 


 입국 후 차량 이동은 어땠을까? MBN취재진은 조직위의 플레이북 내용대로 렌터카 이용이 불가해 차량을 취소하고 전용 버스와 방역택시를 타고 이동했지만, 일부 언론사는 렌터카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다.

자가격리가 없었던 MBN취재진은 입국 다음날부터 바로 취재 활동을 했다. 승인 받은 활동계획서의 내용대로 움직여야 했기에 움직일 수 있는 장소는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이 또한 제대로 통제가 가능했을까? 선수들이 입국하는 나리타 공항은 활동계획서에 적을 수 없어 미디어의 취재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나리타 공항은 미디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었으며 취재에도 제한이 없었다. 


 14일 동안 미디어가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전용 버스와 방역택시 TCT이다. 물론 이러한 방침을 어기고 렌터카를 이용한 언론사도 있었지만, 조직위의 방침과 규정을 이행한 언론사는 그 곳에서 또한 방역 구멍을 느껴야 했다. 방역택시는 전화로?예약한 후 이용할 수 있었는데?TCT콜센터에 연결하려면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콜을 받는 인력이 부족한 것이었다.  지금 바로 택시를 이용한다고 전화를 하면 이용 가능한 택시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예약을 한다 해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실제로 MBN취재진은 신주쿠의 주경기장에서 2시간을 기다려 방역 택시를 탈 수 있었다. 예약이 되지 않을 때는 대중교통을 탈 수 없기에 숙소에서 주경기장까지 30분 넘게 걸어가는 날도 있었다. 도쿄 조직위가 내세운 버블 방역은 말 그대로 쉽게 꺼지는 거품이었다. 실행할 준비도 의지도 부족했다. 렌터카를 이용하지 말라고 하면서 올림픽 구역 차량 통행 패스를 판매하는 것과 같이 자신들의 방침들이 서로 충돌해 지킬 수 없는 경우도 목격했다.


 일본 정부와 조직위는 세계인의 축제를 생생하게 전달할 목적의 미디어를 안전하게 지원하기 보다는 방역이란 이름으로 실행 가능하지도 않은 통제를 하려고만 했다. 적자를 최소화해 빨리 끝내야 할 올림픽이었다. 미디어를 초대하긴 했지만, 그들에게 취재진은 불청객이었던 것이다.


임채웅 / MBN 


  1.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 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대비 절실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 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대비 절실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차 안에서 촬영한 첫 컷 ▲강릉 경포동 산불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KBS강릉방송국 취재진 밤사이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걸 짐작할 ...
    Date2023.04.26 Views343
    Read More
  2.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지난 2021년 한국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수상작 안동MBC 임유주 기자의 ‘화엄’이 대만 Daii TV에 방송이 확정되었다. 또한, 태국, 이스라엘, 남아공에서도 수입...
    Date2023.03.03 Views272
    Read More
  3. <10.29참사 취재영상기자 간담회> “참사 당시로 돌아간다면 다시 현장취재 할 수 있을지 의문”…현장기자들, 트라우마 ‘심각’

    <10.29참사 취재영상기자 간담회> “참사 당시로 돌아간다면 다시 현장취재 할 수 있을지 의문”…현장기자들, 트라우마 ‘심각’ 협회 차원의 구체적인 참사 취재 가이드라인 개정·취재트라우마 극복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Date2022.12.28 Views516
    Read More
  4.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처음이자 마지막일 도시 월드컵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장이 모두 모여 있었다는 점이다. 큰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과 올림픽의 차이점은 올림픽은 ‘도시’를 ...
    Date2022.12.28 Views316
    Read More
  5.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현장 취재기] 뉴스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등지고 서다.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현장 취재기> 뉴스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등지고 서다. 지난 11월 28일. 가나전이 열렸다. 나는 광화문 광장에 있었다.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 취재를 위해서였다. 광장은 추웠다. 저녁 무렵부터 한두 방울씩 떨어지...
    Date2022.12.28 Views224
    Read More
  6. 언론인에 대한 정교하고 다양해진 공격, 직업적 연대로 극복해야

    언론인에 대한 정교하고 다양해진 공격, 직업적 연대로 극복해야 다른 언론인의 피해, 나의 취재자유와 안전이 침해 당하는 위기로 공감해야 더 안전하고 좋은 준비와 자원을 가진 언론인들이 더 좋은 품질의 뉴스보도 올해 2월,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제 ...
    Date2022.11.01 Views211
    Read More
  7. “속도보다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다면적 보도해야… 한·일 저널리즘, 세계적 영향력 갖추길”

    “속도보다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다면적 보도해야… 한·일 저널리즘, 세계적 영향력 갖추길” 영상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동시에, 영상은 매우 위험한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사람들의 감정을 ...
    Date2022.11.01 Views329
    Read More
  8. “한국 언론인으로서 힌츠페터 정신 인정받아 감사 여권법 개정 통해, 전쟁터, 재난국가에서 한국 언론인 취재 권한 보장되길”

    “한국 언론인으로서 힌츠페터 정신 인정받아 감사 여권법 개정 통해, 전쟁터, 재난국가에서 한국 언론인 취재 권한 보장되길” ▲ 라이펜슈톨 주한독일대사로부터 특집부문 상을 받는 윤재완 독립PD. 2021년에 콜롬비아의 다리엔 갭을 통해 파나마, 멕시코, 미...
    Date2022.11.01 Views406
    Read More
  9. “첫 취재를 함께 했던 언론인 동료이자 친구인 故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 영상으로 담아낸 고통 …팔레스타인의 진실 계속 취재할 것”

    “첫 취재를 함께 했던 언론인 동료이자 친구인 故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 영상으로 담아낸 고통 …팔레스타인의 진실 계속 취재할 것” 수상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게 된 건 알 자지라의 도하 본부와 예루살렘 지부를 통해서였고, 한국인 언론인 동료도 수...
    Date2022.11.01 Views241
    Read More
  10. [현장에서]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ENG 이걸 꼭 써야 되나요?” 영상기자가 장래 희망이라는 한 지망생이 내게 직접 했던 말이었다. 말문이 막혔다. 그들의 눈에 비춰진 ENG는 크고 무겁고 이제는 성능조차 백만원짜리 미러리스에 비해 한...
    Date2022.08.31 Views2139
    Read More
  11. [현장에서]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저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10여 년 전 영상기자가 되었습니다. 콜롬비아 외딴 지역에서 노조와 농민단체들과 일했는데, 엘리트 계층과 외국 회사들에 의한 살인, 살...
    Date2022.07.01 Views328
    Read More
  12. [현장에서]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2021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참여하게 된 건 동료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제 다큐멘터리를 출품한 적이 없어 수상 경력이 없었습니다. 저는 동료가 요청한 대로 출품 양식을 작성했고, ‘힌...
    Date2022.07.01 Views380
    Read More
  13.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폴란드 국경지역 취재기]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2022.2.17.~3.13)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2022.2.17.~3.13) 엇갈린 전쟁예측, 다시 역사의 현장 속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위험지역 출장 자원자를 모집한다는 공지가 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국경지역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 취재 경험이 있는 나...
    Date2022.05.03 Views433
    Read More
  14. [현장에서]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거대한 산불의 화마 앞에 사람도 동물도 모두 아비규환 3월 4일, 동료 취재기자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울진에 산불이 났다는 소방본부 문자를 받았다. 곧이어 전화가 울리자마자 우리는 본능적으로 밥을 신속히 입에 ...
    Date2022.05.03 Views1130
    Read More
  15. 방역올림픽 속 무색해진 ‘꿈의 무대’

    방역올림픽 속 무색해진 ‘꿈의 무대’ ▲베이징 겨울 올림픽의 취재 현장은 주최측이 정한 폐쇄루프를 벗어날수가 없었다. ‘오미크로 변이’ 확산 속에 올림픽 취재 위해 계속 된 검사, 검사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고 한다. 처...
    Date2022.03.08 Views417
    Read More
  16. 내가 있어야할 자리를 깨닫게 한 나의 첫 올림픽취재

    내가 있어야할 자리를 깨닫게 한 나의 첫 올림픽취재 ▲장영근 기자가 취재한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경기도중 미끄러지는 모습. 올림픽은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동시에 취재·방송하는 사람들에겐 경기장에 펼쳐지는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의 ...
    Date2022.03.08 Views459
    Read More
  17.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영상기자들이 뽑은 2021년 10대뉴스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영상기자들이 뽑은 2021년 10대뉴스 코로나19와 싸움 속에서도 새로운 이슈들로 치열했던 2021년의 뉴스현장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지난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전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영상기...
    Date2022.01.07 Views501
    Read More
  18.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취재 “재난과 스포츠의 경계에서”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취재 “재난과 스포츠의 경계에서” 코로나시대의 올림픽 취재 올림픽 취재의 첫 단계는 5월 초 코로나19백신 접종이었다. 5월 중순부터는 코로나 관련 입출국 및 취재 유의점에 대한 이메일 자료, 교육 등을 받았다. 올림픽 취재 한 달 전...
    Date2021.09.24 Views842
    Read More
  19. 방역 아래 초대 받은 불청객

    방역 아래 초대 받은 불청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가 확산하는 가운데 개최 강행이냐, 취소냐 이야기가 많았지만 일본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행을 선택했다. 개최가 결졍되고 선수와 임원, 올림픽 지원인력?등 각국...
    Date2021.09.24 Views883
    Read More
  20. Olympics, Enjoy the Moment!

    Olympics, Enjoy the Moment! ‘사상 처음’ 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들만큼 ‘전례 없는’ 올림픽. 그리고 영상기자로서 ‘첫’ 종합대회 출장. 평소 같으면 기대가 앞섰을 출장이지만 이번엔 출발 전부터 각종 악재와 우려로 마음이 천근만근이었...
    Date2021.09.24 Views812
    Read More
  21. 코로나19 시대의 청와대 영상기자단 미국 순방기

    코로나19 시대의 청와대 영상기자단 미국 순방기 빗 장 2019년 12월 중국 청두 순방 이후 한동안 해외를 나가지 못할 것이란 현실을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2020년 전 세계를 휘몰아친 코로나19의 여파는 삼청동에 자리 잡은 청와대 춘추관에도 미...
    Date2021.07.06 Views4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