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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제주 4.3’ 담은 출품작 많아 뉴스 가치 높고 영상 깊이 더해진 작품 ‘선정’

 이번 영상기자상 출품작은 모두 22편으로 양적, 질적으로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4월에 방송된 작품들이기에 특히 제주 4.3 사건을 담은 출품작들이 많았는데, 긴 세월 동안 다뤄온 이슈임에도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그러하기에 한 세기를 지났지만, 아직도 명확한 마무리가 끝나지 않은 사건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뉴스 특종 단독 보도 부문입니다. 

 수상작은 MBC 김준형기자의 ‘포탄 해외 반출 단독 보도’가 선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 요청에 의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우회 수출한다고 미국 기밀 문건에 나온 내용을 정부는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포탄을 운송하는 트레일러를 추적, 촬영한 현장 취재를 통해 그 문건의 내용을 증명했고, 우리 정부의 부인을 반박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트레일러 내부의 포탄은 촬영 불가한 상황이였고, 그것들이 실제 어느 나라로 가는지, 그 목적지를 직접 촬영하진 못했지만, 포탄을 운송한 트레일러 운전기사의 인터뷰와 타사의 후속 보도 등으로 충분히 확인될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 영상이 없었다면 문건의 내용인데도 공허한 주장처럼 될 뻔했으나, 여러 정황의 후속 취재가 있었기 때문에, 뉴스로서 더욱 가치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지역뉴스 특종 단독 부문에 목포 MBC 홍경석, 노영일 기자의 ‘700억 전남도청 사무 관리비 예산, 은밀한 관행’이 수상하였습니다.
전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이 수의 계약을 통해 19년째 독점 운영권을 준 매점의 수상한 거래 내역에 대한 취재입니다. 그 매점을 통해 공무원들이 사적 용도의 물품들을 사무 관리비로 무분별하게 구입하거나, 가수 초청 행사와 연말에 집중된 사무관리비 소진 내역 등 지역 언론이 다루기 힘든 소재를 오랜 시간에 걸쳐 취재했고 그 실상을 낱낱이 보여줬습니다.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지만, 춘천 KBS에서 출품한 작품 ‘양잿물 성분 무허가 규소수 제조’는 문제되는 제품을 모자이크 처리한 부분에 대해 많은 심사위원들이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소비자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 있는 제품은 시청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뉴스 탐사 기획 보도 부문에 SBS 하륭 기자가 출품한 ‘작전명 ‘모자르트’...SK의 수상한 파트너‘가 수상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복잡하고 어려운 대기업의 수상한 자금 흐름. 그것을 감각적인 영상과 편집, CG로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상기자가 직접 리포트 구성 및 제작에도 참여해 리포트와 영상의 퀄리티를 한층 높일 수 있었다는 총평입니다. 그러나 실제 수혜자가 누군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풀지 못한 채 미지수로 남겨둔 점은 이 작품의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보도특집 다큐부문 수상작은 제주 MBC 김현명 기자의 ‘4.3 특집-남겨진 아이들’입니다. 2021년에 제주 4.3 특별법이 개정되었고 직권재심의 길이 열렸습니다. 

 그 재판정에 선 다섯 명의 유족들. 그분들의 애달프고 처참한 사연을 오랜 시간 동안 취재한 작품입니다. 장찬수 판사의 무죄 판결을 통해 국가 공권력의 무자비함을 알렸는데, 잔잔한 영상과 인터뷰로 잘 구성하였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Chat GPT를 이용한 가상 이미지가 그 당시 역사적 고증이나 지형, 인물들에 대해 사실적이지 못해서, 작품의 리얼리티를 해쳤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함께 출품된 ‘4.3 75주년 특집 ‘사슬’’은 연좌제 사슬에서 고통받는 제주인들의 삶을 보여주었습니다. 뛰어난 영상으로 세련되게 만들어진 작품으로 끝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수상작으로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수상작만큼 주목을 받았기에 기억에 남는 작품입니다.

 멀티 보도부문에는 MBC 손지윤 기자가 출품한 ‘현장 36.5 - 응급 구조사가 된 세월호 생존 학생’입니다.

 그동안 유가족들의 이야기는 많았으나 생존자의 현재의 모습을 보여준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이 작품을 만든 영상기자가 여성이었고 생존자인 여성 주인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작품으로 전해졌습니다. 너무나 고통스럽고 아픈 트라우마를 잘 극복하고 우울하지 않게, 밝게, 미래의 희망을 향해 나가는 그의 모습을 통해 많은 분들이 치유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주인공 섭외가 힘들었음에도 영상기자가 직접 오랫동안 설득을 해 이루어졌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인권·노동부문에 KBS 제주방송총국 고진현 기자가 출품한 ‘절대 극비 - 예비 검속자 학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그동안 잘 알려져있지 않았던, 제주 4.3 이후 한국 전쟁 발발 전, 예비 검속자에 대해 고발한 작품입니다. 무자비한 학살 사건을 목격자의 증언과 기록물을 통해 낱낱이 알려줍니다. 이 작품은 영상 기자가 직접 기획, 촬영, 편집, 음악 작업을 했습니다. 특히 그 당시 처참했던 현장을, 재연을 통해 잘 보여줬습니다.

 국제·통일 보도 부문의 수상작으로 SBS 최대웅 기자의 “베트남전 한국군 민간인 학살”이 선정됐습니다.  

 1968년 2월 12일 베트남전에 파병된 해병대 청룡부대가 ‘퐁니, 퐁넛’마을 주민 20여 명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에 대한 취재입니다. 피해자 중 ‘응우엔 티 탄’씨는 최근 대한민국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 1심에서 승소했습니다. 오랜 세월 일제 치하 피해자였던 우리가, 타국에서 벌인 무자비한 민간인 학살 사건. 가슴아프면서도 아이러니한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피해 당사자와 유족들의 인터뷰를 하면서 해당 사건을 재조명하였습니다. 영상 취재를 위해 짐벌, 슬라이더, 드론 등 여러 특수 장비를 동원해 촬영한 결과 영상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잔인한 4월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알게 하고 느끼게 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미래의 후손들에게 남기는 역사의 수레바퀴 자국들, 훗날 현재 우리의 흔적은 어떻게 평가될까요?

서태경 / 2023 영상기자상 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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