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제작하는 기자로 매일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하루하루를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아오던 것들이 언제부턴가 점점 사라져 다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가는 걸 보면서 영상취재기자로서 이것들을 기록해야 한다는 짐 같은 걸 지고 살아왔다.
시간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지우개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더 늦기 전에 우리 주변에서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 중 우선 직업에 초점을 맞추어 사라져 가는 직업들을 찾아 하나씩 영상으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취재에 임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성냥공장이 완전히 사라진 걸 아시나요? 그 많던 백열전구 공장이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단 한 곳에서만 만들어 내며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이렇듯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보아왔던 직업들이 너무도 빨리 세월에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는 것에 놀라웠다. 그리고 좀 더 빨리 이러한 작업을 해야 했다는 아쉬움도 남았다.
영상기록‘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는 예전에는 흔했지만, 지금은 시간의 뒤안길에 밀려나 점점 보기 힘들어지는 것들,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직은 우리곁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들을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영상으로 기록하는 작업이다.
첫 번째 시리즈로‘ 사라져 가는 직업들’은 근대화 과정에서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일터를 조사하고, 이를 영상으로 기록, 보존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작업은 우리 시대의 소중한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며, 이는 시대의 관찰자이자 기록자인 기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된 직업이 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시대의 문화적 상징으로 남을 수 있는 직업마저 뒤안길로 밀려나는 것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사라져 가는 직업들을 재조명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이 그 직업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가치를 되새기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승락 / 대구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