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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영상은 그 어떤 언어나 어휘보다 많은 정보량을 제공한다. 또 매우 사실적이고 날것 그대로의 표현이 가능한 도구이다. 시청각 이미지를 통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저널리즘의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영상은 감성에 소구하는 특성 때문에 아름다운 것, 자극적인 것, 움직임이 많은 것들을 선호된다. 뉴스 제작자들은 이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한다. 시청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시각 효과, 광학적 변화를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대상의 본질이 왜곡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문제를 나의 경우에 비춰 말씀드리고자 한다. 70여 년이 걸린 제주 4.3 재심 판결 ‘제주 4.3 생존 수형인’, 1894년 집강소에서 1950년대 읍면 자치까지 이어지는 풀뿌리 자치 ‘ 민회’, 대한항공 일가에서 시작해서 제주까지 확산된 갑질 문화, ‘직장 민주주의’까지. 나는 이와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어떻게 짧은 영상으로 압축해 풀어갈 수 있을지 평소 고민이 많았다. 무엇보다 감성적, 자극적인 영상으로 주제와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지 않는 것,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싶었다.
KBS제주는 ‘7시 오늘제주’라는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7시 뉴스를 40분 확대 편성하여 시청자들에게 좀 더 심도 있게 접근하고자 하는 도전이기도 하다. (이 기회에 힘든 인력 상황 속에서도 영상뉴스에 전념할 수 있게 도움을 준 동료 영상기자 선후배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고진현/ KBS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