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활동을 하면 많은 인공어초를 볼 수 있는데 그 인공어초가 수년간 꾸준히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어도 견제나 검증은 없었다. 해양 환경과 수중 생태계 보전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왔던 G1강원민방 수중취재팀은 수중 실태를 현장에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해안 곳곳에서 수 차례 수중 촬영을 시도했다. 훼손된 대형 인공 어초의 모습을 온전하게 화면에 담는게 목표였다. 훼손율이 몇 퍼센트라는 데이터나 팩트도 중요하지만, 시청자-국민이 직접 예산이 쓰인 사업의 실태를 눈으로 확인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수중에서 시야가 밝게 확보되는 기상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 영하의 기온과 섭씨 5도 정도의 수온이라는 극한의 여건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말 그대로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 같은 환경이었지만, G1강원민방 수중취재팀은 초대형 어초가 완파된 화면, 물고기 아파트인 인공어초 더미에서 역설적으로 물고기가 깔려 죽어가고 있는 생생한 화면을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또한 현장 고발과 함께 자원 회복 효과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업 시행 기관이 작성한 보고서가 전부인 점, 인공어초 계약 과정에서 수의계약이 90%에 달한다는 점, 부실시공에 대한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점 등도 밝혀냈다.
견제와 감시는 언론 본연의 기능이다. 특히 시스템의 외곽에 방치되어 있거나 일반 시청자, 시민 단체 등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을 살펴보는 일은 최근의 언론 환경이나 평가를 감안해 볼 때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인공 어초 사업은 예산에 비해 효과나 관리 검증이 어려운 사업이다. 사업 대상지가 30m 해저이기 때문이다. 최상급의 다이빙 기술과 장비를 갖춘 G1강원민방 수중취재팀 역시 1회에 15분, 하루 최대 2회 다이빙이라는 제한된 여건에서 분투해야 했다. 또 어렵게 들어가도 물속에서 시야가 확보되는 날이 드물었다. 자치단체나 사업 시행 기관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열악한 조건이나, 예산 부족은 방치되고 묵인되는 사각지대의 변명이 될 수 없다.
홍성백 / G1강원민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