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세월호참사 특조위에 이례적 영상 제공
특조위 “협조에 감사… 큰 도움 됐다”
▲ MBC뉴스 화면 갈무리
지상파 방송사들이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산하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소위원회에 세월호 관련 영상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참사 특조위는 방송사가 제공한 영상이 조사와 진상 규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세월호참사 특조위가 단원고 학생인 고 임경빈 군의 발견부터 병원 도착 시점까지의 구체적 동선, 조치 내용, 시간 경과 등 전반적인 문제점을 제기한 지난 10월 31일, MBC 탐사보도팀은 ‘해경의 지휘 체계가 한 학생의 생명보다 해경 수뇌부를 향해 있었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해경 촬영 영상을 보도했다. 관련보도가 나간 뒤 세월호참사 특조위는 임 군을 헬기가 아닌 배로 옮기라고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검찰에 수사 요청을 한 상태다.
사회적참사 특조위의 한 관계자는 “1기 특조위 때도 각 방송사에 자료 협조를 요청했지만 도움을 못 받았는데, 2기에 들어서 일부 방송사가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방송사가 제출한 영상은 영상 기자들이 직접 촬영한 것과 방송사가 입수한 외부영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 협조를 한 방송사가 어디인지, 어떤 영상이 직접적인 도움이 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방송사 쪽에서 특조위에 협조하는 대신 보안을 여러 번 부탁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긴 곤란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방송사가 자사의 단독 보도를 홍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사 보유 영상을 외부에 제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KBS의 방송제작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여러 방송사가 촬영팀을 풀로 운영한 경우 △독점적 가치가 없는 영상에 대해 내부의 승인을 받은 경우 △국내외 언론사와 영상 제공에 관한 상호 협약을 맺은 경우 등 일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부 영상 자료를 외부에 제공하거나 열람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 방송사의 기자는 “특조위에 앞서 언론이 먼저 진실을 찾는 노력을 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제라도 각종 영상 분석과 재구성을 통해 진실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다”고 말했다. 사회적참사 특조위 장완익 위원장은 “방송사 영상을 분석한 결과 당시에 임경빈 군은 산소포화도 69퍼센트이었다”며 “헬기로 즉시 이송했다면 생존 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경은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아 특조위에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영상기자들이 취재한 한 컷의 영상이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