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언론·미디어 제도개선 특위‘빈손’…
활동기한 연장해 결과내야
언론단체 “‘시민참여 사장 선임’ 공영방송법 처리” 촉구
언론개혁, 공영방송 독립, 촛불 요구 여야 모두 수용한 개혁과제
오는 31일 활동 종료를 앞둔 국회 언론·미디어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미디어제도개선특위)가 내년 5월까지 활동 기한을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정치권은 올해 연말까지였던 미디어제도개선특위 활동 기한을 내년 5월 말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언론중재법 처리를 놓고 진통을 겪은 여야가 언론·포털 개혁과 관련한 포괄적 논의를 담당할 언론·미디어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것은 지난 9월. 하지만 국정감사,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정쟁 등으로 특위 구성이 지연되다 지난 11월 15일에서야 구성을 완료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미디어제도개선특위는 그동안 언론중재법, 신문법, 방송법, 정보통신망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공회전을 거듭해 왔다. 특히 논의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한 기간이 한 달 남짓에 불과해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한국영상기자협회를 포함한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단체들도 미디어제도개선특위 활동 기한 연장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언론단체는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미디어제도개선특위는 12월 내 공영방송 지배구조, 포털 관련 규제, 언론중재법 개정 등의 핵심 의제에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면 당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활동기한을 내년까지 연장”하고 “이를 통해 시민참여 공영방송법에 대한 합의안을 반드시 도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언론단체들은 그동안 특위 활동 시한 연장과 함께 △시급성이 요구되는 법안을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해 줄 것 △그 첫 시작은 정치적 후견주의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공영방송 문제, 방송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나준영 영상기자협회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언론개혁, 공영방송의 독립은 촛불시민들이 바랐던 중요한 시대개혁의 과제였다. 당시 지금의 여야 모두 촛불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사회개혁을 일궈가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더 이상 우리 방송과 언론사들에서 언론의 독립과 공정을 이야기하다 징계 받고 퇴직당하는 언론인이 나오지 않도록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2016년 겨울, 2017년 봄 촛불시민들과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시민들이 혼란한 가짜뉴스의 홍수 속에서 제대로 된 뉴스를 접하고 진실을 가려낼 수 있도록 공적언론의 독립을 보장하는 법적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언론특위에서 논의중인 안건 가운데 포털의 자의적 뉴스 편집 금지와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의무화 등 포털 개혁 부분은 여야 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의 내용을 담은 언론중재법은 이견이 팽팽해 사실상 내년 3월 대선 전 처리는 무산된 상태고,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의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미디어제도개선특위는 27일 여야 간사 협의와 28일 전체회의가 예정되어 있다. 국민의힘은 자체 논의를 거쳐 27일 기한 연장에 대한 입장을 정할 방침이지만, 활동 기한 연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