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영상국, 뉴스영상편집 ‘블러처리기준’ 마련…
협회 <영상보도가이드라인>의 현장화 환영, 개정작업에 적극 반영키로
MBC뉴스영상국이 뉴스영상 편집과 관련해 ‘블러 처리 기준’을 제정했다. 방송사 내부에서 실무진이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공식적으로 마련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가이드라인 작업을 총괄한 이세훈 MBC뉴스영상편집부장은 “지난 6월 열린 전국 보도영상 책임자 대표회의에서 MBC 뉴스영상편집의 통일성과 관련해 블러처리, 영상 출처 등에 대한 달라진 기준을 설명했는데, 논의 끝에 ‘서울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배포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나왔다.”며 “여러 차례 편집회의를 거쳐 지난 7월 규정을 마련했고, 8월 16일 개정안을 공지한 상태”라고 밝혔다.
MBC의 ‘블러처리기준’은 “원칙 없는 블러 처리는 뉴스의 생명인 ‘사실성’을 훼손해 저널리즘 규범에 어긋난다.”며 △블러 처리가 필요한 부분만 확실하게 가리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화면 전체를 블러 처리하지 않도록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블러처리기준’ 마련에 앞서 가이드라인 제정팀이 검토한 MBC 자체 가이드라인은 뉴스 편집과 관련해 선언적 내용이 많은 반면 구체적인 사안별로 권고 사항을 정리해 둔 게 없었고, 협회 의 <영상보도가이드라인>은 판례와 방심위 결정을 중심으로 기술돼 있어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급변하는 상황들을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이 부장은 “그동안 실무자들은 전쟁이나 테러 관련 보도의 시신, 인파, 건물 등의 블러 처리 여부를 놓고 건건이 부장이나 데스크한테 물어봤어야 했다.”며 “기준이 마련된 뒤 기자들이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편집 작업을 시행하면서 관련 문의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외부 영상 출처에 대한 기준도 강화됐다. MBC는 그동안 시청에 방해가 된다거나 MBC 로고를 가린다는 등의 이유로 외신, 유튜브, 조선중앙TV 로고를 블러 처리해 왔다. 이 부장은 “외신 영상은 MBC가 정당하게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건데 관행적으로 로고를 가림으로써 왠지 부정하게 갖다 쓰는 느낌이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시청에 조금 방해가 되더라도 원저작자가 삽입한 위치의 워터마크를 노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기준에는 MBC가 사용하는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 프로’를 기준으로 경우에 따라 블러 농도를 얼마로 해야 하는지까지 실무지침서 제시되어 있어 편집자 입장에서 참고가 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장은 “편집 실무 담당자들이 가이드라인을 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영상 편집 문법과 편집 실무 내용을 추가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이 내용들이 포함된 ‘MBC 뉴스영상편집 가이드라인(가칭)’을 빠르면 9월 말까지 발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영상기자협회는 협회가 제정, 보급중인 <영상보도가이드라인>이 영상취재, 보도 전반의 판단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꼭 맞는 기준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장과 업무의 성격에 맞게 세분화한 가이드라인들이 생겨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새로운 <영상보도가이드라인>개정 작업에 MBC‘블러처리기준’과 같은 다양한 현장가이드라인을 적극 반영해할 예정이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