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충북 김병수, 신석호 기자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보도한 건축물들 줄줄이 충북 등록문화재 ‘등록’
철거 위기 음성 한옥성당도 내달 최종 등록…“방송 이후 보존 공감대 형성돼”
현장에는 1인 미디어 창작자가 넘쳐나고, 챗GPT가 언론의 영역까지 넘보는 시대. 과연 레거시 미디어 기자의 역할과 존재 이유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철거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을 찾아 가치를 알리고 지역의 문화재 등록까지 이끈 MBC충북의 노력이 하나의 모범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
MBC충북 김병수, 신석호 기자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영상뉴스 <미래유산을 찾아서>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잊혀가지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충북 지역의 근대건축물을 연속 보도했다. 충주역 급수탑, 괴산 목도양조장, 청주 내덕동 주교좌성당, 증평 대성정미소, 괴산 수력발전소, 성공회 음성성당, 경부선 이원역 등이 UHD고화질로 전파를 탔다. <미래유산을 찾아서>는 영상기자가 기획부터 연출,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작업했다.
첫 번째 영상뉴스로 보도된 충주역 급수탑은 방송 이후 충청북도 제1호 등록문화재로 등록 고시됐고, 2편으로 전파를 탄 괴산 목도양조장도 급수탑에 이어 제2호 등록문화재로 선정됐다. 대한성공회 음성성당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5월 최종 등록 고시가 확정될 예정이고, 증평정미소는 현재 문화재등록 심사가 진행중이다.
MBC충북은 특히 철거 위기에 처한 성공회 한옥성당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미래유산을 찾아서>를 기획, 제작한 김병수 기자는 “음성성당이 철거된다는 얘기를 듣고 철거되기 전 성당을 영상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영상뉴스를 보도했다.”며 “철거 결정의 철회를 위해 영상뉴스 보도 이후 취재기자와 함께 일반 뉴스도 제작해 전국뉴스로 보도하면서 철거 반대 여론이 확산되었다.”고 밝혔다.
충청북도와 음성군 관계자들도 철거를 주장하는 신도들 설득에 나섰다.
충청북도 문화예술산업과 관계자는 “음성성당의 경우 종교 시설이기도 하지만 교육 시설로도 역사성을 가진 건축물”이라며 “철거 위기가 있었지만 방송을 통해 음성성당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이 알려져 등록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MBC충북의 <미래유산을 찾아서>가 사람들이 미래유산에 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미래유산을 찾아서> 제작진은 “과거의 유산을 찾아 아름다운 영상 작품으로 만들어 그 유산들이 가진 역사와 가치를 재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2022년 한국영상기자상 새로운시선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기자는 “영상기자들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발굴해 알린다면 소중한 문화유산이 지금 모습 그대로 후세에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