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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진 위험으로 내모는 KBS의 인건비 감축
국가재난방송, 공영방송보도기능 위축 불가피

KBS 인건비 1100억 삭감…보도영상 분야 보조인력 인건비 50% 감축 돌입

 KBS가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수입 축소로 1100억 원의 인건비를 절감하겠다고 밝히며, 영상기자들의 현장취재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오디오맨 인력의 50% 감축에 돌입했다. KBS는 지난 1월31일 정기이사회에서 비용예산 1조 3,881억 원, 수입예산 12조 2,450억 원의 2024년 예산안을 확정하고, △TV 수신료 분리 고지가 본격화할 경우 수신료 수입이 크게 줄어들 것이고 △분리고지로 인한 납부율 하락과 결손 규모를 가늠하기 힘들어 이 같은 적자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KBS는 △국장 및 부장 임금 반납 △연차 휴가 100% 촉진 △신규직원 채용 중지 △임금 및 인력구조 효율화 등을 통해 인건비 예산을 약 1,100억 원을 긴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인건비가 아닌 각 본부별 수수료 항목으로 분류되는 한시 인력 예산도 50% 감축하기로 했다.

서울 본사, 오디오맨 70여명→30여명 될 듯… 이미 오디오맨 부족한 지역KBS "이러다 취재가는 기자들이 차량운전까지 하는 것 아닌가?” 불안

 이러한 방침은 보도영상국에도 그대로 시행되어, 현재 70여 명의 영상취재보조인력(오디오맨)을 운영 중인 KBS보도영상국(서울)은 올해로 2년 계약이 만료되는 오디오맨들을 충원하지 않으면 연말에는 오디오맨이 30여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는 지역 KBS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역 총국의 경우 영상기자들이 5~7명 정도 근무하고 있는데, 정년퇴직자가 발생해도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촬영 보조인력까지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당장 현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역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취재 차량 운전도 직접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영상취재, 라이브연결, 송출 등 영상기자 역할 늘어나는데 오디오맨 없는 국가재난보도 주관방송사 KBS 취재진,  ‘부실취재’, ‘현장안전위험’가능성 커져

 2000년대 초반부터, IT기술발전에 따른 무선송수신 취재장비가 빠르게 발전하고, 경량화하면서, 취재현장에서 MNG(Mobile News Gathering)장비의 보급과 활용이 일반화되었다. 중계팀의 뉴스밴을 이용하거나 송출장비가 설치된 지국과 송출소를 찾아가야만 취재영상을 송출하고, 취재기자의 생방송 현장연결을 해야 했던 것이 MNG장비의 등장으로 중계차나 뉴스밴, 송출소로의 이동 없이도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영상기자와 취재진이 뉴스현장 한가운데서, 더 생생하게 취재, 보도한 영상을 송출하고 생방송 할 수 있는 뉴스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런 변화는 과거 여러 명의 중계PD, 엔지니어가 거대한 장비를 움직여야 가능했던 일을 한 명의 영상기자가 책임지고 역할 하게끔 업무를 집중시켜 놓았다. 이로 인해, 취재현장에서 원활한 영상취재, 송출, 라이브연결을 진행하려면, 이를 도와줄 오디오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영상기자가 취재와 송출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오디오맨은 MNG장비 운영의 보조를 맡아 회사의 영상수신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정적 송출을 진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영상기자의 취재 시, 원활한 취재를 위해 장비의 관리, 이동, 이동식 유무선마이크의 운용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취재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적인 위험상황을 영상기자에게 알려주거나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40조의2 제1항에 의거해 국가재난주관방송사로 지정된 KBS는 재난재해의 발생 빈도가 더욱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변화를 간과한 채 벌여지고 있는 대대적인 오디오맨 감축은 취재, 보도에서 더욱 역할이 커진 영상기자의 취재, 보도 업무를 부실하게 만들어, 오랫동안 역량을 강화해 온 KBS의 재난재해 취재, 보도기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S의 한 영상기자는 “지금은 계약 만료된 사람이 많지 않아 보조 인력 감축에 따른 여파가 체감되지는 않고 있다”며 “하지만 계약 만료자가 늘어날수록 업무 강도는 물론 현장에서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해, 여름 잇단 폭우와 태풍으로 인한 재해가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이 때 KBS지역국의 한 영상기자는 오디오맨 없이 취재를 나갔다 토사유실지역에 있던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안면근육이 끊어지는 큰 부상을 입어 몇 달간 수술과 치료를 받아야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해당기자가 근무했던 지역국은 오디오맨의 수가 부족해 오디오맨과 함께 재난현장에 취재를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사고 당시 안전문제가 취약한 위험한 현장에 취재를 가야하기 때문에 10여분을 기다렸다가 다른 영상기자와 함께 취재를 나간 오디오맨이 돌아오면 취재를 갈까 고민했지만, 재난보도를 위해 일분일초가 촉박했기 때문에, 혼자 취재를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칫 하면 목숨을 잃을 뻔한 큰 사고를 당했다. 만약 당시에 오디오맨이 함께 있었다면 촬영에 정신이 없던 자신에게 나무가 쓰러지는 위험한 순간을 미리 경고하고, 대피하게 만들었을 것이다.”고 아찔했던 사고당시를 떠올렸다.

 지역 KBS의 한 기자는 “영상기자가 취재를 하는 데 있어 보조인력의 유무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촬영 현장은 점점 거칠고 위험해지는데 현장에서 안전을 담보해 주는 중요한 인력이 줄어들게 돼 기자들이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전국기자회는 이 상황을 우려하고, 원상회복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 KBS본부의 한 관계자는  “신규 인력 채용은 중단되고 (명예퇴직 실시와 정년퇴직으로) 퇴직자는 늘고, 여기에 수신료 업무가 더해지면서 기존 인력의 업무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오디오맨 등 한시직 인력 예산을 감축할 때 조합에서도 강하게 항의했지만 회사는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명목으로 감축안을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상기자 보조 인력인 오디오맨의 경우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니라 영상기자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고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전체적으로) 일괄적으로 삭감했다”며 “예산안이 확정되긴 했지만 어떻게든 추가 예산이 편성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경숙 기자 (cat1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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