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80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수정 삭제

No Attached Image

<칼 럼>


실체와 이미지:


남북정상회담에서 방송 및 카메라기자의 역할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대부분의 친척이 이북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가을만 되면 북녘소식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가족은 지난 9월 1박2일 일정으로 금강산 여행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아프리카 오지를 포함한 세계 여러 곳을 다녀보았지만, 그중에서도 금강산 여행을 위한 ‘입국절차’는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까다롭고 황량해 보였다.  북한 입국을 축하라도 하는 듯,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만약 입국증을 구기거나 훼손시키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현대개발 측에서 파견한 남측 안내원들은 열심히 입국증 보관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약 20대의 관광버스가 거대한 군단을 이루며 서서히 남한 측 군사경계선을 지나 비무장 지대로 진입할 때, 차창 밖의 풍경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분단의 세월을 뛰어넘는 듯 한 묘한 감정이 교차되었다. 60년 가까이 사람의 흔적이 미치지 않는 비무장 지대를 지나치면서 자연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로 그어놓은 분단의 선이 참으로 허망하기에 앞서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다수 남한에 사는 국민을 포함한 세계의 시청자들은 이처럼 직접적으로 비무장지대를 통과하여 북한 땅을 밟는 경험보다, 영상 이미지를 통해 랜드 마크와 같은 큰 사건을 보고 느끼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지난 2000년 6월에 있었던 ‘6.15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육로를 통하여 평양을 방문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7년 전 비행기로 북한을 ‘신속’하게 방문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육로를 택하여 남북화해를 향한 더 많은 ‘느림’의 이벤트를 연출했다고 볼 수 있다.  2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촉진하고 남북경협과 관광 등 여러 방면에 걸친 교류와 협력을 구체화시킴으로, 그간 국민들 사이에 깊게 뿌리내린 냉전적 대결의식을 완화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60여 년간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면서도 의식적으로 동떨어진 민족 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조성에 일등공신은 방송이라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생중계되는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은 직접경험에 견줄만한 새로운 북한의 실상을 엿볼 수 있었다. 60년 가까운 분단의 세월을 보내면서 우리국민의 북한에 대한 이미지(像)는 실제에 바탕을 둔 포괄적인 정보라기보다는, 통치자의 이데올로기를 통하여 한번 걸러진 부분적인 정보에 의해 왜곡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에서 국민들 간의 자유로운 왕래나 편지교환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현실에서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서 전달되는 북한의 부분적인 모습이 ‘가장 가깝고도 먼’ 북한의 모습을 허구적으로 ‘상상’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2차례에 걸쳐 생방송으로 중계된 남북 정상회담 보도를 통해서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의 실상을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북한 측의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기는 하였지만, 우리 시각에서 과거의 냉전적 사고를 탈피하여 실제 북한의 지도자, 사회의 모습, 주민들의 삶 등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는데 방송사적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이러한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통제되거나 가공된 정보에 의해 형성된 북한사회의 이미지와 생방송이나 카메라기자들의 보도를 통해 보여주는 실체의 차이로 시청자들은 ‘이미지 충격’(image shock)을 경험하게 되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생방송을 통해 전달된 가장 큰 이미지 충격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간 우리 언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관련해서 ‘악의 축’의 중심으로 ‘뿔 달린 괴물’로 묘사해 왔다. 정책적이고 리더로서의 이미지 보다는 ‘태자당(太子黨)’에 속한 귀공자로서 괴팍하고 비정상적인 측면을 강조해 왔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체재유지를 위해 갖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마와 같이 표현되었던 이미지는 생중계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 남을 배려하는 매너 있는 태도, 거침없는 발언과 농담을 통한 유연하고 화기애애한 인간적인 면모를 방송을 통해 보여주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노란색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육로를 통해 평양을 향한 차속에서 보는 북한사회와 체류 연장을 요청한 예상치 못한 김정일 위원장의 파격적인 행보는 북한에 대한 민족적 동질감을 느끼며 그 사회를 정확하게 인지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점은 이러한 생생한 이미지가 그 자체로서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영상이나 의미 이상의 확대해석은 또 다른 이미지 왜곡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7년 전에 비해서 전송기술이나 기사 배포와 같은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괄목상대할 만큼 발전하였지만, 취재 접근이나 지원과 같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별로 발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남북대화에서 방송과 카메라 기자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7년 전보다 더욱 엄격하게 북한 측의 현장취재 통제로 생방송 뉴스 전달에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였고, 북한 측의 ‘세련된’ 취재 통제로 영상 팀의 촬영만 허용되고 방송기자의 리포트가 없는 상태에서 영상만이 서울로 송출된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


 10월 중순에는 금강산에 이산가족 상봉소가 문을 연다고 한다. 이 또한 새로운 남북교류를 위한 중요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영상적인 측면에서 향후 빈번하게 발생할 남북보도에 대한 매뉴얼을 작성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그러나 실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과 같은 사실적 영상을 제공하기 위한 카메라기자와 방송계의 부단한 노력과 매뉴얼 제작이 필요한 시점이다


.


이민규 /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부 교수



  1. No Image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 나의 2008년!

    <2008 신입 카메라기자 새해 소망 릴레이>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 나의 2008년! ‘시작’ 이라는 말처럼 가슴 설레는 말이 또 어디 있을까요? 올해 신입 카메라기자로 선발되어 이제부터 수많은 선배들이 걸어간 발자취를 있는 힘껏 따라 가야하는 저에게 있어 ...
    Date2008.02.06 Views6149
    Read More
  2. No Image

    꿈꾸는 한해, 꿈을 이뤄가는 한해가 되길

    <2008 신입카메라기자 새해 소망 릴레이> 꿈꾸는 한해, 꿈을 이뤄가는 한해가 되길… 사람은 잠을 잘 때 꿈을 꾼다. 귀신에게 쫓기는 무서운 꿈, 롤러코스터를 타는 신나는 꿈, 사모하던 사람과 만나는 황홀한 꿈. 그리고 잠을 자지 않을 때도 꿈을 꾼다. 시험...
    Date2008.02.05 Views6263
    Read More
  3. No Image

    <칼럼> 대통령선거와 네거티브 선거캠페인

    <외부기고> 대통령선거와 네거티브 선거캠페인 1964년 미국 대통령선거 당시 애리조나 주 상원의원이었던 골드워터는 극우성향의 인물로 전술적인 핵무기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핵실험 금지 조약에 반대하였다. 이처럼 핵무기 사용을 옹호하는 골드워터를...
    Date2008.02.05 Views6396
    Read More
  4. No Image

    제17대 대선 한마디로 하면 '눈코 뜰새 없다'

    제목 없음 제17대 대선 한마디로 하면 ‘눈코 뜰새없다’ 제17대 대통령선거가 12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로 인해 대선주자들의 취재를 맡은 기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많은 대선 취재 기자들 중 이회창,권영길, 이인제 후보의 취...
    Date2008.02.05 Views6378
    Read More
  5. No Image

    내 인생의 잊지 못할 세 번째 겨울, OBS 양태환

    내 인생의 잊지 못할 세 번째 겨울 아침 출근길.... 온몸을 휘감는 차가운 초겨울 공기의 기분이 제법 상쾌하다. 경쾌한 나의 발걸음은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다. 일터가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즐거운 일인 것을 나는 잊고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나에게는 세 ...
    Date2008.01.17 Views6351
    Read More
  6. No Image

    촬영포인트(1) - 눈 오는 날엔?

    눈오는 날엔? 마포 sk청암대 아파트 단지 입구 맞은편에 천성장로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 앞으로 세갈래 길이 모두 언덕길이라 겨울에 눈이 올 때 이 곳에 가면 차들이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모습, 아이들이 스키타듯이 내려오는 모습 등을 스케치하기 좋다...
    Date2008.01.17 Views6241
    Read More
  7. No Image

    <칼럼>협회 창립 20주년``` 역할과 나아갈 방향

    ‘청년’ 협회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 카메라기자의 권익과 영상 발전을 위해 노력한 20년을 회고하며 이 땅에 민주화 운동의 뜨거운 열기가 채가라 앉지 않았던 시절인 1987년 11월7일, 뜻있는 소수의 카메라기자들이 모여 “자유언론 발전과 방송문화 창달 및 TV...
    Date2008.01.16 Views5785
    Read More
  8. No Image

    수험생을 둔 학부모가 바라는 수능보도

    수험생을 둔 학부모 입장에서 본 수능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그야말로 코앞에 닥쳐왔습니다. 그 동안 우리 언론이 이 사안을 온 국민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하여 애를 쓰셨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Date2008.01.15 Views6222
    Read More
  9. No Image

    역사의 현장에 당당히 서고 싶다

    <MBC 카메라기자 합격수기> 역사의 현장에 당당히 서고 싶다 최종면접이 며칠 지나고 최종합격자 발표날. 좌불안석 온종일 휴대전화를 손에 꼭 붙잡고 있었다. 혹시 몰라서 스펨번호가 와도 반갑게 받았을 정도였다. 휴대전화에 벨이 울린다. “정인학 씨 맞죠?...
    Date2008.01.15 Views6379
    Read More
  10. No Image

    목표,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희망

    <제3기 대학생명예카메라기자 합격소감> 목표,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희망 ‘목표’라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자, 희망을 가지며 살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목표’ 입니다. 저의 목표는 방...
    Date2008.01.15 Views6312
    Read More
  11. No Image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 특수촬영 교육을 다녀와서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특수촬영 교육을 다녀와서 들어가는 글 지난 10월 19일부터 일주일간 안면도에서 ‘동력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한 항공 HD 특수촬영’이라는 긴 제목의 교육이 한국방송카메라맨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이번 교육에는 영상기자도 ...
    Date2008.01.15 Views6963
    Read More
  12. No Image

    남북정상회담에서 방송 및 카메라기자의 역할

    <칼 럼> 실체와 이미지: 남북정상회담에서 방송 및 카메라기자의 역할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대부분의 친척이 이북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은 가을만 되면 북녘소식에 자연스럽게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가족은 지난 9월 1박2일 ...
    Date2008.01.15 Views6808
    Read More
  13. No Image

    MBC뉴스 1차 차세대 HD 카메라, 파나소닉 P2, AJ HPX 2100

    제목 없음 MBC 뉴스, 1차 차세대 HD카메라 파나소닉 P2카메라 - AJ HPX 2100 어떻게 카드로 찍어? 파나소닉이 되겠어? HD카메라 선정과정에서 파나소닉 P2카메라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였다. 그렇다. 파나소닉이 2005년 처음 P2카메라를 선보였을 때 사람들에...
    Date2008.01.15 Views9045
    Read More
  14. No Image

    "믿음을 주는 정직한 카메라기자가 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SBS 신입카메라기자입니다 Ⅰ> “믿음을 주는 정직한 카메라기자가 되겠습니다” 행복을 전해 준 그대, SBS 카메라기자 최종 합격자 발표 날, 전날 초조함에 제대로 잠을 못 자 졸린 눈을 비비며 인터넷으로 합격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험번호를 몇...
    Date2008.01.12 Views6832
    Read More
  15. No Image

    나의 다짐

    제목 없음 <안녕하세요? SBS 신입카메라기자입니다 Ⅱ> 나의 다짐 2007년 10월 1일은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첫 출근의 설렘으로 인해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충혈된 눈을 감춰야만 했다. 사령장을 받고 수습사원이 되고서야 진정으로 살아있음을 느낀다....
    Date2008.01.12 Views6459
    Read More
  16. No Image

    여유있는 삶을 위해 하루를 사는 지혜

    <추천하고픈 책> 여유있는 삶을 위해 하루를 사는 지혜 사건사고 현장을 다녀본 카메라기자라면 꼭 한 두번 거쳐야 할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취재하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들을 상대한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감정이 격해져있는 당사자들과 맞닥뜨리다보면 대부...
    Date2008.01.11 Views6310
    Read More
  17. No Image

    HD로의 전환은 컴퓨터 영상시대를 의미

    <아주 쉬운 HD이야기 Ⅱ> HD로의 전환은 컴퓨터 영상시대를 의미 지난 주말 가족과 대형마트를 갔었다.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 갈 수 없다고 가전 매장을 둘러보았다. 역시 가전 매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FULL HDTV. 보기에도 시원한 화면을 크기가 ...
    Date2008.01.10 Views6728
    Read More
  18. No Image

    대통령 선거와 보도방송 지상중계

    제목 없음 <지상중계> 대통령 선거와 보도방송 <제1주제>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에 대한 TV 뉴스보도가 수용자에게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 한나라당 경선 뉴스 보도를 중심으로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의 선거환경은 많은 변화를 겪어오고 있다. 후보자와 ...
    Date2008.01.10 Views5870
    Read More
  19. No Image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벽두부터 대형참사가 유족들과 국민들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합니다.경기도 이천에서 밤낮을 무릅쓰고 현장취재에 애를 쓰시는 카메라기자님과 스탭분들의 건강과 안전도 염려됩니다.항시 맞닿뜨리는 크고작은 사고에 몸도 힘들지만 마음...
    Date2008.01.09 Views4928
    Read More
  20. No Image

    <인터뷰> 한국방송대상 보도영상부분 수상자, MBC 김태형 차장

    한국방송대상 보도영상부문 수상자, MBC 김태형 차장 지난 7일 KBS 홀에서 열린 제34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보도영상 부문은 MBC 김태형 기자가 ‘영상편지 효(孝)’로 수상했다. ‘영상편지 효’는 2006년 9월 27일부터 총 7편에 걸쳐 뉴스데스크를 통해 방...
    Date2008.01.08 Views637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 41 Next
/ 4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