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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촬영, 나의 로망에 한 걸음 다가가다

현기택_104607186.jpg



입사 2년차 겨울. 
어린연차에는 현장성이 높은 아이템이 나를 성장 시켜줄 수 있을 거라는 선배들의 엄청난 배려속에 전국의 산하를 
누빌 때였다. 현장성이 높은 아이템이란 것이 ENG 카메라를 메고 대관령을 오르고서야, 
온갖 가시 넝쿨에 온 몸을 긁히는 무인도 정상 도착해서야 그 것이 이른바 ‘몸빵 아이템’이란 걸 알게 되었다. 
 겨울의 끝자락 2월. 어김없이 현장성 높은 아이템이라며 캡이 나를 찾았다. 이번에는 ‘해빙기 저수지 조심’이라는 
아이템이란다. ‘현장성 있게 잘 취재해봐.’ 라는 말이 얼음물 속에 들어가서 취재하라는 말과는 일맥상통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의 현장성 있는 취재로 깨달은 뒤였다. 얼음물에는 뭘 입고 들어가고 카메라 방수는 어찌 하나? 
수중촬영은 고사하고 이렇게 방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의 해결책조차 전혀 몰랐던 때라(고프로가 나오기 전이다) 
고작 생각한 것이 고무장갑 재질의 노란색 ENG 방수팩이었다. 부력이 워낙 강해서 사람이 물속에서 거의 올라타다시피 
눌러야 반수면 샷이라도 찍을 수 있는 장비였다. 물 아니라 메르스 균도 침투 못할 것 같은 천연 고무의 노란 방수팩을 
들고 멍하게 있는 내게 같이 가기로 한 취재기자가 소방재난본부에서 취재지원 차 나와서 도와준다며 
우린 그냥 가면 된다고 한다. 딱히 해결책도 없고 해서 결국 방수팩 하나만 들고 
아직 얼음이 녹지 않은 경기도 인근의 저수지로 가게 되었다. 

 현장을 도착하고 난 뒤 소방재난본부의 도움으로 물속에 빠지는 장면을 포함해서 수면. 
수중촬영을 무사히 진행했다. 그런데 분명 여러 가지 상황을 다양하고 현장성 있게 취재했는데 뭔가 허전한 구석이 
계속 맴돌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수중촬영을 못 해 나 대신 얼음물 속에서 내 카메라로 무언가를 찍고 있는 소방관을 
보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도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수중촬영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 일이 있고 난 그 해 여름휴가 때 처음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오픈워터 자격증을 취득했다. 
수중촬영을 위한 첫걸음이었다. 그러나 수중촬영을 행하기 위해서는 물속에서의 안정된 자세와 올바른 킥, 
안정적인 호흡이 필수 인데, 몇 번 아니 10~20번의 다이빙횟수(로그수)로는 제대로 물속에 떠 있기조차 힘들다. 
이는 로그수 150회가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도 힘들어 하는 일이다. 그만큼 수중촬영은 수중에서 자신의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빙 실력이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우징 잡는 것을 최대한 미루고 
다이빙 실력 향상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스쿠버다이빙 실력이 뒤 따라 와 주질 않았다. 
수중촬영에 대한 동경이 그렇게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던 터에 때 마침 전파진흥협회와 촬영감독연합회에서 
주관하는 ‘UHD 수중촬영 전문교육’이 있어 운 좋게 참가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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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교육은 10월 중순 제주도에서 5박6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한라대학교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오전에는 각종 하우징의 분해와 조림, 수중촬영 감독들의 경험담 공유, 조별 콘티 작성 등을 하고 오후에는 
수영장실습 과 해양실습을 했다. 촬영감독 연합회에서 주관하는 교육이라 ‘카메라기자들에게는 다소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시간에 쫓겨 주먹구구식이었던 보도영상에서의 수중촬영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특히 자연광과 간접조명을 이용한 샷 구성, 하우징 밸런스 잡는 법, 
수중촬영 호흡법 등 당장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노하우들을 아낌없이 전수해주어서 평소 궁금했던 점도 
당히 해소할 수 있었다. 또 SBS 진운찬 촬영감독을 비롯하여 마산MBC 김민성 감독, 오마코리아 오경철 대표 등 
수중촬영 및 스쿠버 다이빙 현업에서 최고 베테랑으로 구성된 강사진들 또한 교육생들의 열의를 불러오게 했다. 
특히 촬영감독들의 자기 일에 대한 전문성과 자부심은 요즘 위기를 외치는 보도영상기자들에게는 좋은 자극제가 
되리라고도 생각했다. EBS 다큐팀을 비롯해서 KBS 다큐멘터리 PD, 프리랜서 촬영감독, 3사 카메라기자들로 구성 된 
교육생들 역시 자발적으로 매번 교육종료 시각을 넘겨가며 그 날 그 날의 과제를 수행해 나갔다. 다이빙을 처음 하는 
교육생부터 어느 정도 숙달 된 다이빙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교육생까지 실력편차가 있었음에도 수준별 개별교육으로 
모두가 만족 할 수 있는 교육이 이루어졌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날 해양 실습 때에는 처음으로 안정된 호흡으로 
하우징을 잡는 짜릿한 경험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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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촬영은 분명히 위험하다. 그리고 쉽지가 않다. 잘 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다. 그래서인지 보도영상에서 직접 
촬영하는 수중영상의 노출빈도가 매우 낮고, 우리끼리의 인식 또한 부정적이다. 하지만 3면이 바다이고 온난화로 
인한 바다 및 수중 생태계 변화로 한국에서의 수중 아이템은 끊이지 않고 뉴스의 한 부분을 채운다. 수요는 있는데 
공급이 제대로 되지 못하니 대부분 자료그림을 받아서 쓰고 있다.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기록한다는 카메라기자들이 
웬일인지 수중 영상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하다. 심지어 아무나 찍어 그림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미 각 회원사마다 수중촬영팀을 비롯해 수중촬영에 관심이 있는 카메라기자들이 많지만 ‘비용 발생’과 ‘시간 제약’ 
이유로 제대로 된 지원과 기회를 얻지를 못한다. 이렇다보니 관심 있는 개인들이 사비를 털어 장비를 구입하고 교육과 
연습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명히 수요도 있고 하고자 하는 카메라기자들도 많다.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협회차원에서라도 수영장 교육이나 수중촬영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실시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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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메라기자 2년차. 내 카메라를 누군가에 맡겨 그 화면이 뉴스를 채워진다는 생각이 너무 분해 수중촬영을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치긴 어린 신입 카메라기자가 자료그림과 외부 영상이스의 절반이 넘어버린 작금의 
시기에 수중 화면이라도 내가 직접 취재한 그림으로 내보내고 싶다는 생각은 너무 과한 욕심인 걸까?



현기택 / MBC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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