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 영상저널리즘
비는 무섭게 퍼붓고 있었다. 지상파 방송, 뉴스채널, 통신사 등에 폭우와 관련된 예보나 특보는 없었다. 반면 트위터 타임라인은 사진과 동영상들이 첨부된 멘션들이 그득했다. 밖에 내린 빗방울이 트윗으로 오롯이 환생하는 듯 했다. 광화문차선이 없어진 3~4시간 후에야 지상파는 특보를 시작했고, 이보다 1~2시간 이른 시간 뉴스채널들은 특보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추석 때 일이다.
트위터는 단순정보에 그치지 않았다. 우회를 유도하고 침수 피해시 안전수칙과 사후관리 등에 관한 내용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기존 미디어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던 정보보다 더 세분화되고 적확한 내용들이 실시간으로 교류되었다. 추석 연휴라지만 제대로 물먹은거다. 이튿날 언론사들은 ‘트위터의 힘’이라는 아이템으로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
뉴스소비시대에서 뉴스생산시대로 헤게모니가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막대한 비용과 매개체를 이용해야만 가능했던 메시지의 전달과정이 기술진화에 힘입어 누구나 쉽게 생산ㆍ유통ㆍ공유가 가능해졌다. 소수에 의한 정보 독점의 카르텔은 분화되는 반면 개방성에 중심을 둔 플랫폼 서비스에는 다수가 참여한다. 영상저널리즘도 매한가지다. 고가의 장비와 일부 훈련된 기자들만이 향유했던 영상독점시대가 저물고 있다. 모바일 기기만으로 불특정 다수가 Anytime, Anywhere에서 취득한 정보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산되고 확산된다. 특히 각종 사건·사고의 최초접근이 가능하고 최초 영상과 사진들에 대한 확보도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뉴스가치가 높은 결정적 영상들의 대부분은 제보자들에 의해 채워진다. 앞서 언급한 수도권 폭우사태, 연평도 포격현장, 지하철 성추행, 부산오피스텔 화재 등 그 사례는 부지기수다. 수용자들의 진화는 거듭되고 있다. 단순 정보제공자를 넘어 아젠다를 사회에 던져 변화를 이끈다. 신지수 사건이나 신라호텔 한복사건 등의 시발은 SNS였다.
하지만 이런 SNS콘텐츠들은 소위 아마추어나 일반인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공유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정보에 대한 검증과 확인의 게이트 키핑과정이 필요하다. 파급력이 큰 영상정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디지털 시대에 가공, 연출 및 재연 등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언론사입장에서는 보도에 신중성을 기해야한다. 속보경쟁에서 즉흥적으로 인용보도 되는 경우 오보에 노출될 가능성은 커진다. 또한 대부분의 영상들이 저화질의 낮은 품질이고 촬영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다보니 구성 또한 옹골지지 못하다. 따라서 뉴스가치가 높은 최초영상에 언론사 내부적으로 고품질의 안정적인 영상취재를 더해 구성력과 전달력을 높이는 후반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의 권리침해, SNS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등의 법적문제도 인용보도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저렴하면서도 고화질, 그리고 컴팩트한 광학장비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한 보도영상의 일반화는 심화될 것이다. 변화는 불가피 하다. 하지만 원칙이 우선이다. 수십 년간 한국보도영상이 지켜온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은 영상기자가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다. 이부분에 마지노선을 명확히 긋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일 것이다. 뉴스의 전달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제작능력 배양(NLE, 보도그래픽 등), 보도영상의 스토리텔링化, 고도화된 장비의 도입과 운용,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능력 배양, LTE(Long-Term Evolution) 상용화로 도래할 상시 생중계시 프로듀서로서의 연출ㆍ기획력 등 뉴스제작의 최일선에서 그 역할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귀결은 전문성이다. 전문성 강화는 영상기자 안팎으로 지속적으로 주창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 보도영상의 독점적 지위에서는 생존에 별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무시돼 왔다. 전문성은 일부기자와 학자의 몫이고 영상저널리즘은 뉴스를 쉽게 전달하는 것이 임무라는 인식이 불과 몇 해전만해도 기자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한 면 혹은 두면이나 털어 수놓았던 사진르포기사는 깔끔한 그래픽과 삽화로 대체되었다. 신문사에서 신입사진기자를 선발하는 채용공고는 씨가 마른지 오래다. 포토저널리즘의 쇠퇴. 이제 시대는 영상기자에게 영상저널리즘의 역할을 묻고 있다.
김재헌 MBN 영상취재부
비는 무섭게 퍼붓고 있었다. 지상파 방송, 뉴스채널, 통신사 등에 폭우와 관련된 예보나 특보는 없었다. 반면 트위터 타임라인은 사진과 동영상들이 첨부된 멘션들이 그득했다. 밖에 내린 빗방울이 트윗으로 오롯이 환생하는 듯 했다. 광화문차선이 없어진 3~4시간 후에야 지상파는 특보를 시작했고, 이보다 1~2시간 이른 시간 뉴스채널들은 특보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추석 때 일이다.
트위터는 단순정보에 그치지 않았다. 우회를 유도하고 침수 피해시 안전수칙과 사후관리 등에 관한 내용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기존 미디어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던 정보보다 더 세분화되고 적확한 내용들이 실시간으로 교류되었다. 추석 연휴라지만 제대로 물먹은거다. 이튿날 언론사들은 ‘트위터의 힘’이라는 아이템으로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
뉴스소비시대에서 뉴스생산시대로 헤게모니가 옮겨가고 있다. 기존의 막대한 비용과 매개체를 이용해야만 가능했던 메시지의 전달과정이 기술진화에 힘입어 누구나 쉽게 생산ㆍ유통ㆍ공유가 가능해졌다. 소수에 의한 정보 독점의 카르텔은 분화되는 반면 개방성에 중심을 둔 플랫폼 서비스에는 다수가 참여한다. 영상저널리즘도 매한가지다. 고가의 장비와 일부 훈련된 기자들만이 향유했던 영상독점시대가 저물고 있다. 모바일 기기만으로 불특정 다수가 Anytime, Anywhere에서 취득한 정보들이 네트워킹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산되고 확산된다. 특히 각종 사건·사고의 최초접근이 가능하고 최초 영상과 사진들에 대한 확보도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뉴스가치가 높은 결정적 영상들의 대부분은 제보자들에 의해 채워진다. 앞서 언급한 수도권 폭우사태, 연평도 포격현장, 지하철 성추행, 부산오피스텔 화재 등 그 사례는 부지기수다. 수용자들의 진화는 거듭되고 있다. 단순 정보제공자를 넘어 아젠다를 사회에 던져 변화를 이끈다. 신지수 사건이나 신라호텔 한복사건 등의 시발은 SNS였다.
하지만 이런 SNS콘텐츠들은 소위 아마추어나 일반인들이 아무런 여과 없이 공유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정보에 대한 검증과 확인의 게이트 키핑과정이 필요하다. 파급력이 큰 영상정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디지털 시대에 가공, 연출 및 재연 등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언론사입장에서는 보도에 신중성을 기해야한다. 속보경쟁에서 즉흥적으로 인용보도 되는 경우 오보에 노출될 가능성은 커진다. 또한 대부분의 영상들이 저화질의 낮은 품질이고 촬영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다보니 구성 또한 옹골지지 못하다. 따라서 뉴스가치가 높은 최초영상에 언론사 내부적으로 고품질의 안정적인 영상취재를 더해 구성력과 전달력을 높이는 후반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개인의 권리침해, SNS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등의 법적문제도 인용보도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저렴하면서도 고화질, 그리고 컴팩트한 광학장비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로 인한 보도영상의 일반화는 심화될 것이다. 변화는 불가피 하다. 하지만 원칙이 우선이다. 수십 년간 한국보도영상이 지켜온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은 영상기자가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다. 이부분에 마지노선을 명확히 긋는 것이 변화의 출발점일 것이다. 뉴스의 전달력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제작능력 배양(NLE, 보도그래픽 등), 보도영상의 스토리텔링化, 고도화된 장비의 도입과 운용,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능력 배양, LTE(Long-Term Evolution) 상용화로 도래할 상시 생중계시 프로듀서로서의 연출ㆍ기획력 등 뉴스제작의 최일선에서 그 역할은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 지고 있다. 귀결은 전문성이다. 전문성 강화는 영상기자 안팎으로 지속적으로 주창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과거 보도영상의 독점적 지위에서는 생존에 별지장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무시돼 왔다. 전문성은 일부기자와 학자의 몫이고 영상저널리즘은 뉴스를 쉽게 전달하는 것이 임무라는 인식이 불과 몇 해전만해도 기자 사회에 만연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한 면 혹은 두면이나 털어 수놓았던 사진르포기사는 깔끔한 그래픽과 삽화로 대체되었다. 신문사에서 신입사진기자를 선발하는 채용공고는 씨가 마른지 오래다. 포토저널리즘의 쇠퇴. 이제 시대는 영상기자에게 영상저널리즘의 역할을 묻고 있다.
김재헌 MBN 영상취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