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영상취재부 카메라기자 최선명
입사를 한 후 처음으로 현장에 동기와 둘만 나가게 됐습니다. 그 현장은 영등포 집창촌. 갑작스럽게 가게 된 현장에선 이미 여성들의 시위가 진행 되고 있었습니다. 여성들의 시위는 처음에는 과격하지 않은 시위였기 때문에 다행히 저와 동기는 당황하지 않고 영상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시간 정도가 지나자 여성들은 시위를 마치는 듯하다 갑자기 옷을 벗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모든 방송사 카메라기자들이 그 여성을 따라서 뛰고 경찰들과의 몸싸움 현장에서 저와 동기는 집창촌 여성들과 경찰사이에 껴서 몸도 가누지 못하면서 그 현장을 취재하게 됐습니다. 그 후 여성들은 자기 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까지 시도했습니다. 그 당시 현장에서는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어떻게는 생생한 영상을 찍으려 노력했지만 제가 생각하고 그린 영상처럼 되지는 않았습니다.
현장이 마무리 된 후 동기와 나의 옷에 묻은 기름과 집창촌 여성들에게 잡혀 단추가 없어진 셔츠와 땀을 보면서 저는 촬영기자가 됐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뉴스를 보면서 저는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여 다시 그런 현장에 나간다면 내가 생각하고 그린 영상취재를 ENG와 함께 만들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날 그 현장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지금 저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제 입사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기에, 아직까지는 실수도 많이 하고 모든 게 어색하지만, 실수를 겪지 않고서 내가 진정한 카메라기자가 되겠다고 한다면 그건 내 욕심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알고 고치면서 생활한다면 언젠가는 진정한 카메라기자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오늘도 어떤 현장에 나가서 취재를 할까? 라는 기대감과 긴장감을 가지고 취재현장에 뛰어 나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마음 그대로 5년, 10년이 지나도 지금 느낌과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카메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