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 영상취재부 카메라기자 최원석
입사 전 일본 대지진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NHK가 항공기에서 잡은 거대한 해일과 거센 물살에 폐허가 된 마을들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폭발 장면은 현재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서 일어난 현실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믿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저는 일본대지진을 거짓이라고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카메라기자가 현장에서 담은 살아있는 뉴스영상이었으니까요. 비록 제가 카메라기자가 되기 전에 일어난 사건이었지만 일본 대지진 뉴스영상은 어린 저의 가슴에 강렬한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현재까지도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일본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방사능 공포가 많은 사람들을 불안케 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누군가는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사태수습을 위해 그 현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는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과연 저들은 어떤 마음으로 저 사지로 뛰어들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목숨을 건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들은 사랑하는 가족과 하나뿐인 조국을 위해 ‘나 아니면 이 일을 누가 하겠는가’하는 심정으로 뛰어들었을 것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코끝이 찡했습니다. 그들의 용기가 평소 제가 느끼지 못했던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일깨워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거 나약하기만 했던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저는 제 목숨을 걸고 영상취재를 해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었던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되새기며 앞으로 촬영기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비록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촬영기자로서의 제 삶이 우리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취재 현장을 누비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