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그랑블루
MBN 영상취재1부
조영민 기자
열대의 뜨거운 태양 아래 하늘과 구름 그리고 에머랄드 빛 바닷속 화려한 산호초와 물고기들...누구나 한 번쯤은 TV나 영화에서만 보던 그런 이미지는 금방이라도 바닷 속에 뛰어들고 싶은 유혹을 한다. 물속에 두둥실 떠있는 모습과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며 언젠가 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스쿠버는 수중 자가 호흡기(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줄임말로 수중에서 호흡하도록 고안된 장비를 말하며 이 장비를 사용하는 다이빙을 스쿠버 다이빙이라고 한다. 스쿠버는 많은 사람들이 도전해 보고 싶은 아웃도어 활동으로 실제로 많은 촬영 기자들이 즐기고 있는 대표적인 수상레포츠다. 본인은 올겨울 동남아에서 스쿠버를 목표로 실내 풀장 스쿠버다이빙부터 도전해보기로 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어느 주말, 영상취재부 동료들과 잠실 올림픽파크 잠수 풀장으로 향했다. 풀장에는 여성 다이버들이 더 많았는데 그만큼 어렵지 않고 매력적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잠수에 뛰어들기 전 호흡법과 이퀄라이징, 마스크에 들어온 물 빼기 등과 안전 수칙을 숙지해야 한다. 모든 아웃도어 활동이 그렇듯 교육받을 때 하지 말라는 것 안 하고, 기억하라는 것 지킨다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흔히 산소통이라고 부르는 탱크는 공기통이 옳은 표현이다. 산소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숨 쉴 때처럼 질소와 아르곤, 이산화탄소 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인데 호흡을 제대로 내뱉지 않으면 몸속에 질소가 남아 있어 감압병의 원인이 된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호흡에 빨리 적응했고 이어 장비를 갖춰 스쿠버 다이빙에 나섰다.
공기통과 탱크의 공기를 이용하는 부력조절기, 웨이트 벨트, 호흡조절기, 스노클 등을 입고, 쓰고, 메야 한다. 그 무게는 30kg에 육박한다.
마지막으로 부력조절기에 공기를 넣은 후 마스크가 벗겨지지 않도록 손으로 잡고 뛰어들었다. 어릴 때 배운 수영 실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생각보다 중심 잡기는 수월했으나 풀장 깊은 곳으로 조금씩 내려갈수록 귀가 아파왔다. 외부 압력이 증가하면서 고막이 압착되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코를 잡아 막고 수시로 불어주면 물속 압력과 같아지면서 고막이 팽창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아픈 증상을 해소할 수 있는데 이를 이퀄라이징이라고 한다. 호흡을 길게 내뱉으며 점차 안정을 되찾자 두려움도 사라지면서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수많은 다이버들을 볼 수 있었다. 5m 바닥에서 제법 몸놀림도 익숙해지고 자유롭게 노닐다가 뽀글뽀글 공기방울을 내뿜으며 바닥을 즐기고 있는데 아쉽게도 강사는 올라갈 시간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처음에는 내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지도 않았고 물에 대한 공포심으로 바짝 긴장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물속서 편하게 유영하며 호흡하는 건 상상 이상 놀라운 경험이었다. 수많은 다이버들이 얘기하는 ‘태아가 엄마 배 속을 유영하듯’이라는 표현이 와 닿았다. 겁먹지 않아도 된다. 무언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한 번쯤은 체험해보길 추천한다. 실내 다이빙이 이 정도인데 실제 바닷속 세상은 어떨까. 멈출 수 없는 호기심에 조만간 바다로 떠날 것 같은 강렬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