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세월호 참사보도 문제점과 재난보도준칙 제정 방안 토론회’가 개최됬다.
박종률 한국기자협회회장의 사회로 진행 했고 이연 선문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이중우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장, 정필모 KBS 보도위원, 이규연 중앙일보 논설위원, 최병국 연합뉴스 콘텐츠평가실장, 김당 오마이뉴스 부사장, 홍인기 한국사진기자협회장,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등이 참여했다.
이연 교수의 문제제기는 “위험사회”서부터 비롯된다. 불안정한 세태 속에 국제적 갈등과 사건 사고들이 들끓는 시점에서 언론들의 재난보도의 태도가 미흡하고 성숙치 못했다는 점이다.
이중우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장은 과도한 보도경쟁을 지적했다. 데스크에서는 타사와 다른 기사와 영상들을 요구·재촉하기 때문에 기자들은 기사거리에 적합하게 마치 수사관처럼 과도한 질문을 하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져버린다고 밝혔다. 이렇게 치열한 속보경쟁 속에서 신문사들은 자극적인 기사와 오보들로 넘쳐났고 방송사들은 재난재해를 ‘쇼’처럼 둔갑하게 해서 흥미를 유발하게 한다는 것이다. 거짓정보가 난무하는 현장 속에서 정확한 컨트롤 타워가 최우선으로 필요하고 언론사간의 대표기자들의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비슷하게 홍인기 한국사진기자협회장 또한 정부기관이 언론사들과 연계하여 재난보도준칙을 지키도록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규연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현재 빠른 속도와 더불어 심한 쏠림 현상의 불안정한 사회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의 궁극적인 가치가 신뢰인데, 신속함에 있어서는 평가가 좋을지 몰라도 정확성과 균형과 냉정함에 있어서는 낙제점이라는 것이다.
세월호 초반 보도에서 ‘전원구조’라는 아찔한 오보가 나갔을 때도 언론에서는 정부의 발표일지라도 재차 확인 했었어야 하는 취재탐사적인 모습을 보였어야 했어야 한다 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무리 방송사와 신문사의 규정과 준칙이 존재하여도 자사이기주의가 팽배한 탓에 이 같은 준칙들이 힘을 실을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보도준칙의 추상성을 극복하여 공동의 구체적인 보도준칙을 도출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규찬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또한 체계적으로 재난보도훈련을 시행하는 지 의문을 가지며 기자들의 전문적인 재난보도를 위한 교육과 세미나 등의 정기적인 교육을 필요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필모 KBS 보도위원 역시 앞선 의견에 동의하며 재난보도에 대한 평상시 훈련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자와 제작자들 간의 경험이 체계화될 수 있는 시스템의 훈련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편법과 비리, 부패 등이 난무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의 의식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악이 평범해지는 사회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압도되고 비인간적인 세태들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사회와 언론들이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SNS를 통한 유언비어들이 확산되었을 때 기존의 언론사들이 여과작용을 필두로 보도를 했어야 했고 그에 따르지 못했기 때문에 크게 반성해야 된다고 꼬집었다. 몇몇의 의견들을 부합해보면 ‘메뉴얼은 있지만 지키고 있지 않는 기자들의 양심적 자세가 필요’하고 재난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정기적인 일련의 훈련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학문적 관점에서는 저널리즘 연구에 대한 척박한 환경이 나아가 재난보도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이 부족했고 그저 언론사 취업을 위한 상업적인 커리큘럼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CNN의 앤더슨 쿠퍼처럼 재난보도전문인력 등을 구축하여 피재자입장에서 부족한 관념과 의식 등을 채워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은 정부와 언론의 구조적 시스템과 더불어 자사이기주의와 속보경쟁의 굴레에서 벗어나 양심적인 태도로 보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기자들의 트라우마 또한 개선할 수 있는 처우 또한 필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장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