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 언론
세월호 침몰이라는 대형재난 현장에서 대한민국 언론은 혼란과 불신을 조장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 어느 때 보다 침착하고 정확하며 균형 있는 보도를 하여야 함에도 불을 보면 미친 듯이 여기저기 덤벼드는 밤의 불나방 같은 모습 이였다.
사고초기 기본적인 포토라인은 찾아볼 수 없었고, 팽목항에 도착하는 생존자에겐 그들의 부상여부와 정신적 피해는 아랑곳없이 카메라와 마이크를 갖다 되기에 정신이 없었다. 진정 입버릇처럼 말하는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였 다고 할 수 있을까! 피해자와 피해가족의 초상권 및 인권은 찾아볼 수도 없었을 뿐더러 취재 경쟁이 극에 달하다 보니 무리수를 두게 되고 확인도 안 된 연이은 오보와 생방송으로 이어진 뉴스의 양을 채우려 스스로 정부 당국의 입으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 모습은 공중파, 유선방송이 다르지 아니한 참으로 못난 모습들이였다. 병 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 뒤 늦게 여기저기서 반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스스로 면죄부를 주듯이 말이다. 다들 재난보도는 어떤 원칙을 중시해야 함을 알고 있었음에도 그러지 못했던 것이다.
국민들에겐 야유와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해외의 모범사레는 예로들 필요도 없다. 평소 다들 알고 있는 기본적 보도원칙만 지켰어도 이토록 혼란스럽고 불신감이 가득한 사회의 모습을 만드는데 견인차 역할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오히려 무능했던 정부와 한통속이 되어 그 혼란을 키우기만 하였다.
이번 사고는 현 대한민국의 후진적인 모든 모습을 드러냈다. 온갖 비리와 거짓투성이가 드러났다. 언론 역시 변하지 않는 후진적 취재와 보도 행태를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생동감 있는 현장의 모습을 담고자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던 촬영기자라고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피해자들에게 무분별하게 카메라부터 갖다 된 적은 없는지 차별된 영상을 찍으려는 과욕에 스스로의 원칙을 무시한 적은 없는지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팽목항에서 자식을 잃고 울부짖는 부모의 모습에서 많은 국민들이 함께 가슴아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과 아픔을 같이 하고자 삶의 터전을 잠시 뒤로 한 채 현장으로 달려가 스스로 자원봉사자가 된 국민들과 달리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기사와 화면으로 시청률에만 여년 하는 자사 이기주의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했던 언론의 모습은 차가운 바다 깊이 침몰해 있는 세월 호와 다를 게 하나도 없을 것이다.
언제까지 뒤 늦은 반성과 금새 잊어버리는 오류를 반복할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