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온라인 송출기
지난 7월, 대만 출장이 급하게 결정되었다.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만에서 부동산 사기 피해를 당한 의혹이 있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는데 서둘러 현지에 가서 취재한 내용을 서울로 송출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대만은 나름대로 위성 송출 시스템이 안정되어 있는 나라로서 과거 대만 방송국에서 취재 테이프를 원활하게 송출한 경험도 있고, 굳이 노트북을 이용 NLE(Non-Linear Editing)로 편집하여 익숙지 않은 온라인 송출을 하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지만, 까다로운 현지 방송국 섭외와 제한된 송출 시간, 위성 청약 트러블, 특히 30분에 약 200만원을 호가하는 고액을 지불해야 하는 현행 위성 송출 시스템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에서, 이번에는 AVID 프로그램이 깔려 있는 노트북(TOSHIBA PSM30K)을 가져가 보기로 했다.
지금까지 KBS뿐만 아니라 타사에서도 6mm 카메라를 이용한 온라인 송출은 몇 번인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ENG 카메라, 즉 BETACAM SX로 촬영한 테이프를 노트북에 디지타이징(Digitizing)해서 편집한 파일을 온라인으로 전송을 하는 시도는 국내 최초가 아니었을까 한다.
대만의 인터넷 속도는 65kps 정도였다. 이는 PC에서 NLE로 편집한 1분 30초 정도의 리포트를 AVI 파일로 전환하면 25메가, MPEG-2 파일로 전환하면 90메가 정도가 되는데,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가 가장 발달되어 있는 한국의 경우 업로드 시간이 2분 정도 걸리는 것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만은 AVI 파일이 7분, MPEG-2 파일이 20분 정도 걸린다는 말이다.
대략적인 제작 및 송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BETACAM SX와 노트북을 ''''PINNACLE MOVIE BOX DV''''라는 변환장치를 통해 디지타이징을 했다. 필요한 부분만을 디지타이징한 후, 노트북에 설치되어 있는 AVID 프로그램으로 영상편집을 하고, 그 편집된 부분을 ''''SORENSON SQUEEZE''''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동영상 클립으로 압축하여 다음(daum.net)의 이메일에 첨부해서 보냈는데, 전송은 성공적이었다. 업로드 시간은 전술한 바와 같이 AVI 파일이 약 7분, MPEG-2 파일이 약 20분 정도 걸렸는데, 화질은 오히려 위성을 이용한 송출보다 나았다는 평이다.
온라인 송출은 인터넷 환경만 안정되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인 송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힘들여 현지 방송국을 섭외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송출 시간에 제한이 없고, 위성 청약 트러블이 전혀 없으며 고가의 송출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성 송출을 배제하고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송출이 대세라고 보기는 아직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수많은 장점이 있지만 송출 실패로 인한 방송 사고의 리스크가 너무 크고, 앞으로 기술적인 환경면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뉴스는 무엇보다 신속 정확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수준의 초고속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는 나라가 많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이다. 또한 원본 테이프를 디지타이징해서 노트북의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편집하여 파일로 압축해서 서버에 업로드 하는 시간이 예상외로 많이 소요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아울러 위성 송출의 경우 카메라 기자, 취재 기자, 현지 엔지니어와 본국의 엔지니어 등 상호간 유기적인 협력에 의해 이루어지는 반면, 온라인 송출은 카메라 기자에게 전적인 책임이 주어지므로 불안한 시스템에 대한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원활하게 온라인 송출을 하기 위해서는 NLE와 파일 변환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전반적인 이해가 요구되며, 무엇보다 송출을 하게 될 나라의 네트워크 인프라에 관해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진만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