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새벽 1시 30분(서울시각)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탄다는 제보를 받고, 12일 하노이로 떠났다. 갑작스런 제보였기에 pc 150 한대와 wireless mic가 준비한 장비의 전부였다. 해외 취재가 항상 그렇듯이 예상하지 못한 상황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하노이에서 취재 중인 조선일보 기자가 김우중 전 회장을 접촉했다는 소문과 김 전 회장이 14일이 아닌 15일 비행기로 귀국한다는 소문이 취재진들 사이에 돌기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데스크는 13일 저녁 뉴스 제작을 주문했다.
나는 우선 취재 비자가 필요했다. 공산권 국가는 국영 방송국만 있는데, 취재 비자 없이는 송출이 불가능하다. 프레스센터로, 외교부로 뛰어다니며 노력해봤지만, 당일 취재 비자를 발급받는 일은 불가능했다. 오히려 외교부에선 불법 취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테이프를 뺏으려고 했다.
하노이행 비행기를 탈 당시, 공항 스케치와 김우중 전 회장의 기내 인터뷰만을 생각해 송출을 위한 준비는 전무했다. 송출을 위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노트북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무비 메이커였다. 무비 메이커는 윈도우가 깔려 있는 pc만 있다면 언제든 프리웨어로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다. 10분짜리 wmv파일을 보내는데 4시간이 걸렸지만 유일한 선택이었다.
무비메이커로 송출시 가장 문제가 됐던 점은 비디오 캡쳐 시 파일의 사이즈를 결정하는 일이었다. 무비메이커는 15개 이상의 비디오 캡쳐 설정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당시 고화질 비디오 ntsc를 선택했는데 비트 전송률은 가변비트전송이었고, 표시 크기는 720x480픽셀, 초당 프레임 수는 30이었다. 오디오는 최대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mp3파일로 저장해 전송했다.
MBC 보도국 영상취재부 손재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