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의 운동벌레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KBS 스포츠국에서는 학교 체육에 관한 특집물을 제작하였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학교 체육은엘리트 운동부를 중심으로 한 체육교육이었다. 이러한 형태의 체육 교육은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등한시 하면서 오로지 운동에만 올인 하는 비교육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모순을 개선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은 특집물을 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제작하게 된 것이고 그 중 <하버드대의 운동벌레들>이란 특집물은 나에게 많은의미를 부여한 취재물이었다.
환승시간까지 포함해서 18시간 만에 도착한 미국의 보스턴은 유럽풍 건물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서 미국속의 유럽 같은 도시였다. 영국에서의 신대륙 첫 이민자들이 건설을 한 도시인 보스턴은 우리에게도 80년대 유명한 미국 드라마인 <하버드의 공부벌레들>로 널리 알려진 세계 최고의 대학중 하나인 하버드 대학과 MIT 등 유명한 학교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는 교육 도시이다. 우리 취재팀이 어렵게 섭외를 해서 취재를 시작한 하버드 대학의 교정은 늘 수많은 관광객들이 붐비는 하나의 관광 명소이기도 하였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하버드 대학은 미국과 전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고 있는 명문대중의 명문대이다.
항상 모여서 학업과 관련된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이 흔하게 눈에 띄었다. 그런 모습은 아마도 너무 당연한 모습일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과 함께 자주 접한 모습은 항상 운동에 열심인 학생들의 모습이었다. 하버드대학은 신입생으로 들어오면 기혼자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전원 다 교정 각지에 위치한 기숙사에 들어가서 생활을 해야 한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룸메이트와의 사회성을 배우고 운동을 같이 하면서 리더십을 연마하고 있다. 각 기숙사동별로 대항전 형식의 운동 경기를 지속적으로 해서 연말에는 우수 운동기숙사를 시상까지 하고 있다. 하버드대학은 공부와 함께 거의 모든 학생들이 구기 및 기타 운동을 열심히 병행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격과 체력을 키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곳에서 만난 교포 및 한국 유학생들도 모두 한 가지 이상의 구기 종목을 꾸준하게 연마하면서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들 말했다. 하버드대학은 수업 강도는 해마다 몇 명의 자살 학생을 유발할 정도로 매우 세기로 유명한 곳이다. 하버드대학은 몇 블록 안 떨어진 MIT 공대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공과대학인 MIT도 일 년에 몇 명씩 반드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학생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 만큼 공부와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은 수업 후 시간을 이용하여 학교 근처 찰스 강변을 조깅하거나 강위에서 조정 경기를 하거나 격한 구기 종목을 하면서 체력을 키우면서 스트레스를 또한 해소하고 있었다.
우리 취재팀이 인터뷰를 한 하버드 의대의 존 레이트 교수는 걷기 운동만 짧은 시간을 해도 뇌가 활성화 되는 등 운동은 육체적 건강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건강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하버드대학이 자리 잡고 있는 보스턴의 캠브리지 지역은 항상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과 조깅하는 학생들 그리고 미식축구등 격한 운동을 하는 학생들의 신선한 땀냄새로 가득차여 있었다.
이번 취재를 마치면서 우리나라 체육 교육은 어떠한가 라는 의문이 들었다.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육체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체육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고 학교의 운동부는 오로지 대회에 나가서 우승이란 열매를 따기 위한 용병으로만 만들어져서 졸업 후 프로 선수가 못 된다면 제대로 사회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든 절반의 인간으로 변형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우리나라도 엘리트 중심 체육이 아닌 건강한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서의 체육이 될 수 있도록 그 교육 방향이 바뀌어야겠다. <하버드대의 운동 벌레들>이 곧 우리의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 늦가을에 가져본다.
※ 참고로 하버드 대학 교정을 촬영 하려면 대학 홍보실의 사전 허가만 받으면 쉽게할 수 있지만, 내부 촬영에는 상당한 시간 전에 미리 섭외를 해야 가능하다고 합니다. 보스턴의 물가 또한 상당히 비싼 편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중우 / KBS 보도영상국
※ <미디어아이> 제76호에서 이 기사를 확인하세요미디어아이 PDF보기 바로가기 링크 http://tvnews.or.kr/bbs/zboard.php?id=media_ey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