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22 02:47

아프리카를 가다

조회 수 1046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마지막 기회의 땅 - 아프리카를 가다

설레고 긴장하며 아프리카 취재를 준비했다. 남아공, 콩고, 우간다, 에티오피아, 카메룬, 케냐, 빠듯한
17일간의 여정이 시작된다.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는 깨어나고 있었다.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남아공. 아프리카 경제의 50%를 차지하는 남아공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
(조벅)에 도착했다 .아프리카의 도시는 고지대에 많이 형성됐다. 말라리아와 무더위를 피해서가 그 주된 이유이다. 때문에 우기인데도 한국의 초가을정도로 날씨가 선선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유럽과 너무나 흡사한 느낌이 들었다. 이게 아프리카인가 싶을 정도였다. 취재를 시작하면서 상상했던 이미지인 기아 빈곤 질병 저개발국이 아니라 미개발국 아프리카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 소비자인 중산층 가정을 찾아 나서기 위해 16일, 소웨토로 향했다. 소웨토는 남아공 경제 수도 요하네스버그 중심지에서 남서쪽으로 30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흑인 집단거주지역으로 아파르트 헤이트(남아공 인종격리정책)를 무너뜨린 소웨토 항쟁이 일어난 민주화 성지이기도 하다. 기자가 차에서 내리자 집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시포 라데베(Sipho Radebe)씨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손을 내밀었다. 그는 집을 구경시켜주겠다며 우리를 안내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가전제품. LCD TV,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대부분이 한국제품이었다. 한국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 가지 팁을 공유하자면, 아프리카의 가정집을 방문해 인터뷰를 할 경우 사례금을 주는 관행이 있다고 한다. 한국과 다른 취재문화에 처음에는 다소어색했지만, 어쩌겠는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하거늘……. 순순히 100달러를 내놓고 나온 뒤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 아! 출장비…….

◈ 마라톤영웅을 우연히 만나다
20일. 새벽녘의 한기를 뚫고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자택을 빠져나온 사람이 있었다. 조금은 쌀쌀한 기온을 뒤로한 채 그의 발걸음은 집 뒤편에 자리잡은 해발 3000m 높이의 투투 산으로 향했다. 그를 세계 최고의 마라토너로 만든 산이었다. 2시간 3분 59초. 그가 지난 2008년 9월 베를린 마라톤에서 달성한 세계기록이다.
2시간 3분대의 신기원을 연 마라토너는 바로 에티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하이레 게브르셀라시에다.
스포츠재벌인 그의 명함은 현대마라톤 모터&엔지니어링 회장. 이유는 현대차를 에티오피아에 독점 공급하는 회사의 회장으로도 있기 때문이었다. 한해 신차시장이 3-4천대인 에티오피아에서 현대차는 20%를 차지하고 있다. 게브라셀라시에는“마라톤 대회 출전을 위해 전 세계 도시를 돌때마다 길거리에서 현대차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며 곧바로 두바이 현대차로 향해 독점공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살라시집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집 앞 마당에 2.5톤짜리 화물차 15대가 세워져있는 것이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야적장이 없어 집에다 가져다 놓은 거라 말했다. 집이 얼마나 컸으면 집 안에 야적장을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에 기가차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안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우리는, 올해 8월 대구육상선수권대회 vip 자격으로 서울을 찾는다고 훗날 다시 보자고 말했다.

◈ 최신 IT 제품으로 중무장한 치타세대
얼마 전 MBC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때문에 유명해진 쎄시봉. 사실“쎄시봉(아주 좋다)은”남아공의 젊
은 흑인들의 입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이들을 아프리카에서는 치타세대라 부른다. 핸드폰, 인터넷에 익숙하고 신기술을 쉽게 받아들이는 젊은 층을 의미하는 세대다. 때문에 IT시대에 이들의 구매력과 욕구는 상상을 초월한다. 케냐, 남아공, 우간다, 콩고 등 여느 나라를 가도 이런 젊은 층이 핸드폰매장이 즐비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시간 이상 줄서서 개통을 하곤 한다.
레스토랑에서 아이패드로 영화를 보는 이들, 길을 걸어가며 갤럭시 S 휴대폰으로 통화하는 사람들 등
을 마주치며 아프리카의 IT 모바일 혁명의 현 주소를 볼 수 있었다. 자원의 보고로만 여겨졌던 아프리카가 소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 취재하기 너무 가혹한 조건 아프리카
아프리카의 대부분 사람들은 미주유럽방송을 실시간으로 시청한다. 동양인인 우리의 선입견과 마찬가
지로 미국, 유럽의 사람들도 아프리카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렇기에 빈민, 질병, 기아, 후진국, 분쟁, 내전 등만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아프리카의 사람들은 카메라를 싫어한다. 길거리에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손사래를 치며 도망가는 모습에 뷰 파인더를 보는 마음도 불편했다.
취재 행동반경 또한 좁았다.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주변을 둘러보면 어느새 AK소총으로 무장한 군인, 경찰, 심지어 민간인들까지 서성였다. 그러다 우리의 옆으로 다가와서 이렇게 말했다. “머니! 머니!”취재하면서 빼앗긴 달러만 해도 상당하다. 또한 힘들게 섭외해서 인터뷰를 해도 사례금을 지불해야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장만 해도 어떻게든 인터뷰하고 싶어 취재진을 기웃기웃하는데 반해, 남아공의 국회의장은 인터뷰 한 후 450불이나 지불했다. 기타 숙소, 음식, 차량, 상비약 준비 등도 만만치가 않다. 때문에 아프리카 지역으로 출장을 가게 된다면 주재한국 기업인을 통해 예약 및 준비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김병문 MBN 영상취재부

  1. 이집트 출장 지원자를 받습니다.

    이집트 출장 지원자를 받습니다. 여느날과 다름없는 일상의 아침은 짧은 문자와 함께 요동쳤다. 무라바크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반정부 시위가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는 그 시점이었다. 기자로서 이런 역사적 순간에 국제적 수준에서 취재할 수 있다는 것...
    Date2011.03.26 Views12008
    Read More
  2. 아덴만 여명 작전 -삼호주얼리호 취재

    이국의 바다에서 삼호주얼리호를 만나다 오만의 바닷가는 ‘클린스테이트’를 지향한다는 그들의 말 만큼이나 푸르고 깨끗했다. 한국대사관과 무스카트항을 몇 번씩 오가며 삼호주얼리호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사살된 해적들의 시신처리와 생포된 해적들의 인도...
    Date2011.03.22 Views10826
    Read More
  3. 아프리카를 가다

    마지막 기회의 땅 - 아프리카를 가다 설레고 긴장하며 아프리카 취재를 준비했다. 남아공, 콩고, 우간다, 에티오피아, 카메룬, 케냐, 빠듯한 17일간의 여정이 시작된다. 마지막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는 깨어나고 있었다.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남아...
    Date2011.03.22 Views10467
    Read More
  4. 맷값 폭행사건과 재벌2세

    ‘chaebol’ 위키피디아 영영사전에서 처음 이 단어를 접했을 땐 단어의 뜻을 잠시 고민 했었다. 발음그대로 읽으면‘채볼(?)’이라고 발음되어지는데, 한글을 영어로 고유명사화 시켰다는 정보로 단어를 유추한 필자는‘체벌을 한국의 교육방식 중 하나’라고 여긴...
    Date2010.12.16 Views12339
    Read More
  5. 작전중인 군과 취재진은 협력관계 유지해야

    지난 23일 북한이 연평도에 무차별적으로 포격을 감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북의 도발소식이 전파를 타고 전국에 퍼진 이후 온나라는 엄청난 혼란에 휩싸였고, 이를 취재하고 방송하는 기자들은 그들만의 또 다른 전쟁을 치러야했다. 어렵사리 연평도에 올라...
    Date2010.12.16 Views12171
    Read More
  6. 하버드대의 운동벌레들

    제목 없음 하버드대의 운동벌레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KBS 스포츠국에서는 학교 체육에 관한 특집물을 제작하였다. 그 동안 우리나라의 학교 체육은엘리트 운동부를 중심으로 한 체육교육이었다. 이러한 형태의 체육 교육은 운동부 학생들의 수업 참...
    Date2010.11.16 Views12711
    Read More
  7. 저곳이다! 황장엽안가를찾다

    제목 없음 저곳이다! 황장엽안가를찾다 사건 캡으로부터 받은 전화 한 통!“ 황장엽씨가 사망했고 안가를 찾아 취재를 해야 한다. 주소는 논현1동!”번지수 없는 논현1동 하나로 보안 속에 둘러싸인 황장엽씨 안가를 무작정 찾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
    Date2010.11.16 Views10911
    Read More
  8. 한번의만남, 두번의헤어짐

    제목 없음 한 번의만남, 두 번의헤어짐 추석계기 남북이산가족 1차 상봉 행사를 마치며... 1차 상봉행사가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금강산에서 이루어졌다. 분단으로 인해 자신이 원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만 했던 가족들의 이야기. 한국 근∙현...
    Date2010.11.15 Views12046
    Read More
  9. 강제병합 100년 사할린 취재

    출장 다이어리 ♬~~ 잊으라 했는데~ 잊어 달라 했는데~ 그런데도 아직 난~ 너를 잊지 못하네~ 어떻게 잊을까~ 어찌하면 좋을까~ 세월가도 아직 난~ 너를 잊지 못하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불과 3시간 거리의 땅 사할린, 그곳에서 어느 할아버지가 우리에...
    Date2010.11.04 Views10121
    Read More
  10.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지난 7월 28일,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예상외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취재를 위해 급히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여의 비행 끝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고, 다시 자동...
    Date2010.09.28 Views9618
    Read More
  11. No Image

    프랑스 기자교육양성센터(CFPJ) 방문기

    프랑스 기자교육양성센터(CFPJ) 방문기 난 2일, 프랑스 파리 2구에 위치한 기자교육연수센터(Centre de Formation et de Perfectionnement des Journalistes, 이하 CFPJ)에 다녀왔다. 이는 릴(Lille) 저널리즘고등교육원(Ecole Supérieure de Journalis...
    Date2010.09.28 Views5766
    Read More
  12.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태극 여전사, 월드컵 신화를 이루다! 지난 7월 28일,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예상외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한국 대표팀의 취재를 위해 급히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0시간여의 비행 끝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했고, 다시 자동...
    Date2010.09.08 Views9989
    Read More
  13.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축구 가능성 보여줘

    2010 남아공 월드컵 인천에서 두바이를 경유해 24시간 만에 도착한 요하네스버그는 서울보다는 조금 서늘한 날씨였다. 낮엔 반팔 차림도 가능하지만 저녁이면 쌀쌀해졌다. 그래도 겨울이라기보다는 늦가을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하늘에 태양이 눈부셔 선...
    Date2010.07.20 Views10575
    Read More
  14. No Image

    남아공 월드컵 거리응원 취재기

    남아공 월드컵 거리응원 취재기 2002년에 고3이었던 나에게 거리응원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었다.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유로 함께 어우러져 웃고 울었던 그날의 기분을 나는 그저 말로만 전해 들었을 뿐. 2004년 아테네 올림...
    Date2010.07.20 Views5450
    Read More
  15. 6.25전쟁 프랑스 종군기자 앙리 드 튀렌 인터뷰

    6.25전쟁 프랑스 종군기자 앙리 드 튀렌 인터뷰 戰後 5년… 또 3차 대전이 터진 줄 알았다… 1950년 긴장과 공포 속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 실어 지난 6월 7일,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앞두고 당시 미군에 종군했던 앙리 드 튀렌 (Henri de Turenne, 이하 튀렌...
    Date2010.07.15 Views10652
    Read More
  16. 김길태 사건 취재기

    “길태다.” 2010년 3월 10일 15:00경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에서 김길태가 붙잡힌다. 경찰이 이양실종사건의 용의자로 김길태를 지목하고 공개수사로 전환한지 8일,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지 4일만이다. 김씨의 흔적을 찾아 사상구를 헤매던 기자들이 급히 ...
    Date2010.05.14 Views10385
    Read More
  17. 백령도 그 침묵의 바다 앞에서

    그 침묵의 바다 앞에서 천안함이 바다에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뉴스를 모니터 하다가 귀에서 맴도는 소리가 있었다. 바로 '백령도 수심 20m 부근에 침몰하였다"라는 기자의 목소리... 이 소리가 나를 움직이게했다. 수심20m면 스쿠버다이빙으로 얼마든지 내...
    Date2010.05.14 Views10119
    Read More
  18.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한다. 아들아.’ 이 말을 듣고도 가슴이 먹먹해지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뉴스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였다. 그런 이 말을 나는 현장에서 직접 듣고 있었다. 미어지는 어머니의 목소리, 한마저 느껴지는 가족의 목소리...
    Date2010.05.14 Views9747
    Read More
  19. 혼돈의 시간과 정지된 시각

    혼돈의 시간과 정지된 시각 -해군 제 2함대 취재기- 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이 마무리된 지 일주일 남짓. 채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평택이었다. 언론사에 입사해 뉴스를 만든 지 이제 5개월 남짓밖에 안된 수습기자에게, 이는 너무나 가혹한 소식이 ...
    Date2010.05.14 Views10116
    Read More
  20. No Image

    천안함 침몰, 백령도 취재기 -YTN 김현미

    백령도 천안함 취재기 YTN 영상취재1부 김현미 천안함 함미 인양을 앞두고 추가 인원이 백령도에 들어가게 되었다. 사건이 터진 후 줄곧 가고 싶었던 현장에 드디어 나도 들어가게 된 것이다. 선배들은 무조건 옷을 두껍게 입으라며 신신당부를 했다. 그래도 ...
    Date2010.05.10 Views6260
    Read More
  21. 쇄빙선 아라온호의 한계와 희망

    쇄빙선 아라온호의 한계와 희망 신동환/ SBS 영상취재팀 아직 활동하고 있다는 눈 덮인 활화산인 멜버른 산과 희고 긴 얼음 협곡, 대륙의 산맥들, 빙하가 지나간 거대한 자리, 조그맣게 자리하고 있는 타국의 기지들. 남극 대륙에서의 취재 마지막 날 헬기를 ...
    Date2010.04.16 Views100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