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762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홍콩시위.jpg





퇴근시간 무렵, 동료들과 맥주 한 잔 마시기로 하였기에 “퇴근 하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려 했다.

내근데스크가 조용히 와보라고 한다. 왜일까? 내일 조근일정이 갑자기 생겼나 싶었다. 궁금함을 가득 느끼며 가까이 가니, “현상이 너 홍콩가야겠다.”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생길 때 하는 표현이 “홍콩 간다!” 이듯 무언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엄청난 착각이었다. 홍콩 시위 덕분에 급작스레 잡힌 출장이었던 것이다. 바다건너 남의 나라 시위까지 취재를 한다는 것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두 시간 정도 급히 짐을 챙기고, 다음 날 새벽비행기를 타고 홍콩에 도착했다. 
이미 쌀쌀해진 한국날씨와는 다르게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후덥지근한 기온이 느껴졌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출장준비를 하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중국 령의 자치구라는 점이었다. 중국출장에서 ENG카메라를 사용하는데 생기는 제약이 홍콩시위취재에서 생길 것 인가에 대한 걱정. 공항에서 장비를 압류당해 취재를 못하는 상황의 발생은 다행히 기우로 끝났다. 

 홍콩시위(우산혁명) 발발의 직접적인 원인은 1997년 영국령에서 중국으로 홍콩이 반환되면서 약속되어진 “홍콩에 고도의 자치권 부여, 향후 50년간 기존체제 유지”등등의 약속이행의 뒷면에 중국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의지에의 반발이라 볼 수 있다. 홍콩을 운영하는 “행정장관”의 임명에 있어 홍콩시민들은 자유로운 직선제를 원하고,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행정장관을 임명하려는 데서 오는 갈등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공권력의 시위진압(물대포, 최루탄)에 우산으로 맞서는 평화시위라는데 그 의미가 있었다. 
 
 시위는 "홍콩섬" 2곳(센트럴, 커즈웨이 베이)과 "구룡 반도"의 2곳(몽콕, 침사추이)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는데, 그중 우리는 홍콩 시청건물과 행정관의 사무실이 위치하고 있는 “센트럴”을 취재의 본거지로 삼기로 한다. 시위대들이 도로 자체를 막아버려서 승용차를 타고는 현장에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심지어는 택시도 근처로 가려하지 않았다. “이동수단 지하철 확정.” 졸지에 홍콩에서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그간 취재현장 코앞까지 데려다준 회사의 기사님들 생각이 났다. 

  지하철로 두정거장 떨어진 "성완“에 숙소를 정하고 취재지로 향했다. 센트럴 광장에 도착하니 정말 구름 같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시위대는 기본적으로 평화적 시위를 하고 있었다. 출장 전 보았던 경찰과 강경하게 대치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경찰에서 한걸음 물러난 영향도 있겠지만, 그 많은 시위대들이 모여 있는 현장에 경찰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신기했다. 한국 시위현장에선 가끔 시위대보다 경찰이 더 많아 보이기도 했는데 여기에선 관공서 입구를 지키는 소수의 경찰들만이 눈에 띄었다. 경찰들에게 누구를 위한 경찰이냐고 묻는 시위대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시위현장에 생각이 겹친다. 

 시간이 지나며 시위대와 공권력의 충돌보다는 오히려 시위대와 반시위대간의 충돌이 더 자주 발생했다. 생계활동의 방해에서 비롯되어진 반시위대들의 마음도 십분 이해는 가지만, 홍콩 자체의 미래를 위해 시민 모두가 시위를 지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취재를 마친 후 숙소에서 인터넷 송출은 안정적인 속도 덕분에 수월했다. 

 ENG카메라을 들고 취재를 다니는 동안 예상외로 홍콩시민들이 SBS 로고를 많이 알아보는데 놀랐다. 아마도 그간 홍콩에 방송된 한국 예능프로나 드라마의 영향이리라. 덕분에 시위대들은 타국의 취재팀에게 꽤나 호의적이었다. 조금 더 몸가짐에 신경이 쓰인다. 

5박6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편에 오르며 평화적인 시위대와 그 시위대들을 강제로 진압하지 않는 홍콩경찰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남았던 건 오산이었다. 며칠 후 강제진압을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한국이랑 별반 다를게 없네.”





김현상 / SBS 영상취재팀 

  1. 홍콩시위 취재 - 홍콩평화시위를 다녀오다

    퇴근시간 무렵, 동료들과 맥주 한 잔 마시기로 하였기에 “퇴근 하겠습니다.”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서려 했다. 내근데스크가 조용히 와보라고 한다. 왜일까? 내일 조근일정이 갑자기 생겼나 싶었다. 궁금함을 가득 느끼며 가까이 가니, “현상이 너 홍콩가야...
    Date2014.11.18 Views7628
    Read More
  2. 북한 최고위급 3명 전격 남한 방문 취재기 - 좋을 땐 당장 통일 될 것 같은 느낌

    좋을 땐 당장 통일 될 것 같은 느낌! 토요일 여유로운 주말 근무의 시작을 충격과 놀람으로 몰고간 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다음가는 실세가, 한 명도 아니고 세 명이나 동시에 남한으로 입국한다는 속보였다. 통일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황병서 총정치국장...
    Date2014.11.18 Views7517
    Read More
  3. 국감취재기 - 고난의 연속이었던 2014 국감

    고난의 연속이었던 2014 국감 지난 16일 오후, 가을의 선선함에도 국회의 한 상임위장은 열기가 가득했다. 온 국민을 비탄에 빠지게 했던 세월호 침몰 참사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등을 대상으로 열리고 ...
    Date2014.11.18 Views7785
    Read More
  4. 아시안게임취재기 - 인천, 아쉬움만 남았던 15일

    인천, 아쉬움만 남았던 15일 첫 단추부터 어긋났다. 대회 시작 전 출입용 AD카드를 본인이 직접 방문하여 ‘활성화’해야 한다기에 지정된 장소중 하나인 주경기장을 찾았다. 어차피 출입 시마다 사진과 대조할 텐데, 뭔 ‘활성화’인가?! 테러위협으로 보안을 강...
    Date2014.11.18 Views7580
    Read More
  5. 아시안게임 취재기 - 진정한 축제가 간절하다

    진정한 축제가 간절하다 우리사회가 지금 축제를 축제답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인가 스포츠팀에 오자마자 인천 아시안게임 취재명단에 이름이 들어갔을 때 설렘이나 기대는 크지 않았다. 폐막 이후의 끔찍한 그림이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기 때문에. 경기장, 시설...
    Date2014.11.18 Views7402
    Read More
  6. <스위스취재기> "빅토리녹스, 작지만 커다란 꿈을 만드는 공장"

    “빅토리녹스 작지만 커다란 꿈을 만드는 공장“ 스위스는 국토의 대부분이 알프스산맥의 능선에 걸쳐있고 고원과 깊은 계곡, 호수가 많다. 이 때문에 세계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발달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관광산업국가로 평가받는다. 이렇게 뛰어난 풍...
    Date2014.11.18 Views7979
    Read More
  7. No Image

    MBN수습취재기 - 종이와 펜을 든 수습촬영기자

    종이와 펜을 든 수습촬영기자 “마포라인 수습 양현철입니다. 현재 위치 마포경찰서이고 23시 보고하겠습니다.” 일주일 간 진행되는 경찰서 생활의 첫 보고가 그렇게 시작됐다. 경찰서 생활의 대해서는 선배들이나 주변에서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투입 며칠 전...
    Date2014.11.18 Views3038
    Read More
  8. KBS 전문가 파견교육 후기 -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된 연변에서의 강의

    KBS 전문가 파견교육 후기 촬영기자 생활을 하면서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늘 출장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가게 되죠. 이번에도, 여러번 갔던 중국으로의 출장명령을 받았습니다. 북한 일차 핵실험 때 북 중 국경에서 중국 측에 억류 됐던 좋지 않은 추억이 있...
    Date2014.11.18 Views7650
    Read More
  9. [특별기획-브라질 월드컵] 응원석 태극기가 펼쳐질 때의 뭉클함을 잊을 수 없어

    브라질은 멀다 지구라는 작은 별에서 한국 사람이 비행기를 타고 갈 수 있는 곳 중에서 가장 먼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브라질이 아닐까합니다. 서울에서 땅을 끝까지 파면 반대쪽에 나오는 나라가 브라질이란 우스갯소리도 있으니까요. 시차도 정확히 12시간...
    Date2014.08.13 Views8154
    Read More
  10. [특별기획-브라질월드컵] 4년 후 승리의 포효를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또 다시 경우의 수를 따져야 했다. 한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대략득점을 한다면 알제리 러시아전의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었다.한국 선수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혼신을 다했다. 결과는 0 대 1 패배. 경기가 끝나고 대표팀 막내 손흥...
    Date2014.08.13 Views7779
    Read More
  11. [특별기획-브라질월드컵] 포르투알레그리에서의 3일

    월드컵 대표팀이 러시아와 비긴 후 포스 두 이구아수의 대표팀 훈련장에서는 웃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이구아수의 한국 대표팀 미디어센터인 코리아 하우스에서 대표팀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알제리 전에 대한 희망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었다....
    Date2014.08.13 Views7763
    Read More
  12. <진도 팽목항 취재후기>치유의 밀물, 우리의 역할이다

    세월호 참사, 비상식적인 사고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그리고 많은 것을 잃었다. 300여명에 이르는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 허술한 안전시스템에 국가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지지부진한 세월호 법안처리에 국민은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우리는 ‘언론의...
    Date2014.08.13 Views7924
    Read More
  13. <7.30 재보궐선거> 20년 이상 지속되어온 지역구도의 벽 무너져

    전국 15개 지역에서 치러진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 결과 가운데 최대이변은 역시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으로 지목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박(朴)의 남자'로 불리는 이정현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친노'로 분류되는 서갑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Date2014.08.13 Views8039
    Read More
  14. No Image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지방 선거

    지난 1991년 지방의회 구성으로 시작된 지방자치가 20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6월 4일 지방선거는 민선단체장이 이번으로 6번째 배출되는데, 그동안 여당의 텃밭이던 부산*경남은 이번 선거에서는 어느때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었습니다. 지난 2010년 ...
    Date2014.08.13 Views2270
    Read More
  15. 세월호 침몰사고 안산 취재후기

    세월호 침몰사고 안산 취재후기 먼저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당한 고인들과 유족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4월 16일 오전, 평상시와 똑같이 수원지국 사무실로 출근을 해서 오늘의 촬영 일정을 위해 전화를 하고 있는데,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갑자기...
    Date2014.05.21 Views9009
    Read More
  16. 세월호 침몰 사고가 언론에 준 숙제

    세월호 침몰 사고가 언론에 준 숙제.. “기자들이랑 얘기해봤자 말도 안 통해!” 실종자 가족들이 거세게 항의를 하고 갔다. 뉴스 보도 때문이다. 난 정신이 번쩍 들었고, 이곳이 어딘지 다시금 되새겼다.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외침이 메아리치는 곳, 진도 팽목...
    Date2014.05.21 Views8764
    Read More
  17. 모두를 잃어버린 세월호 참사 현장

    모두를 잃어버린 세월호 참사 현장 #참사, 그 곳 4월 16일 오전 11시, 단원고 학생 325명이 전원 구조됐다는 낭보가 날아든다. “희소식이었다.” 4월 17일 세월호 침몰 이튿날, 애타게 기다리던 내 아들, 딸과 연락이 닿았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스며든다. “간...
    Date2014.05.21 Views8607
    Read More
  18. 진도 팽목항 그 곳은...

     <진도 팽목항 취재후기> 진도 팽목항 그곳은... 세월호 사고해역에서 정반대편에 위치한 그렇지만 대한민국에서 그 참사의 아픔이 가장 큰 곳, 도시 전체가 슬픔에 빠져버린 경기도 안산에서 병원·장례식장 취재를 다니길 1주일째... 그들을 지켜보던 마음...
    Date2014.05.21 Views8299
    Read More
  19. 참혹했던 베트남 쓸개즙 관광

    “찍지 마세요.” 마취된 채 끌려온 곰 앞에서 농장 주인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아 망했다. 어떡하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옷을 잔뜩 껴입고 출근한 어느 날. “따뜻한 동남아. 좋겠네. 잘 다녀와.” 영문을 몰라 멍하게 있으니 선배가 출장이 잡혔...
    Date2014.03.21 Views11175
    Read More
  20. 초보 카메라기자의 제주 적응기

    서울 촌놈 제주로 이직하다 나는 작년에 처음으로 제주 땅을 밟았다. 여행으로라도 한번쯤 다녀왔을 법도 한데 서른이 넘도록 기회가 닿지 않았다. ‘제주도 한번 못 가봤다’는 말에 ‘서울 촌놈’이라며 친구들로부터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제주에 정착하리라...
    Date2014.03.21 Views9103
    Read More
  21. 잠 못 드는 취재 288시간

    수습 취재기자 동기들과 함께 서울지역 경찰서로 투입된 지 3일차, 나는 강남라인 배치 후 이틀이 지난 시점이었다. 두 시간마다 라인 선배에게 특이사항과 경찰서를 돌며 알아낸 정보를 보고한다. 혼자서 ‘형님’이라 불리는 취재원 경찰들과 부딪치며 하루 1...
    Date2014.03.21 Views927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