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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인터뷰 시즌2> YTN 보도국 한원상 차장

"방송환경의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

1. MBC 심승보 부장께서 한원상 차장을 만나면 ‘여유롭게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비법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신다면.

 내가 특별히 여유롭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해 그것을 즐기며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일도 취미 생활처럼 즐기면서 하다보면 과거, 현재를 알고, 현재를 알다보면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재미가 있다 보니 여유로운 세상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는가 생각하다. 카메라기자가 본인의 일 외에 다른 부분에서 생활의 여유를 누릴 수 있을 만큼 한가한 직업은 아니다. 그러나 내 일 안에서 ‘나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을 찾고, 아무리 봐도 또 보고 싶고, 보고 있으면 가슴이 뛰면서 즐거워지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어떤 것! 나는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것 뿐 이다.

2. 한일관계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청춘을 돌려다오>, <평양에서 고발> 등의 다큐멘터리와 다수의 보도기획물을 단독으로 기획, 취재, 촬영해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모두가 한일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들었다. 그러한 부분에 특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글쎄, 아무래도 내가 일본에 생활했던 영향이 큰 것 같다. 나는 일본에 사는 7년 동안 한인교회에 다녔었다. 당시 그곳에 다니면서 일본에서 우리 교포들이 얼마나 차별받으며 생활하는가를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일본인들은 왜 한국인들을 저토록 차별할까? 내 결론은 그들의 의식 속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라는 것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이 ‘식민 역사’를 완벽하게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발생되고 있어서 그것을 위해 먼저 해야 할 것이 한일 양국이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으로 끌려가서 일본에 남아 생활할 수밖에 없는 그런 시대 상황을 알다보니 전쟁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겠다.

3. 위와 같은 작품을 해오시면서 특별히 보람을 느꼈다면 언제인가?

 나의 탐사보도가 무엇인가 결실을 맺었을 때가 아닐까 한다. 첫 번째로 생각나는 것이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의 생존자와 자료, 당시 일본군의 증언 등, 누구도 피해자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완벽한 자료와 일치하는 북한 출신의 박영심 할머니에 관한 다큐멘터리 <이대로 죽을 순 없다>가 미국 아이비리그 6개 대학에 순회 상영되면서 일본군 성 노예 피해자에 대한 내용들을 알리게 되었고 내가 입수한 문서 내용이 미 하원의회 결의안 CRS 보고서에도 들어가 ‘위안부 결의안이 가결’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강제 징용 이산가족의 실태와 일제의 만행을 다룬 다큐멘터리 <평양에서의 고발>을 제작하면서, 3년 가까이의 노력 끝에 일본에 강제 징집되어 북한에 살고 있는 백제인 씨와 남한에 살고 있는 그의 형, 수인 씨를 북한에서 상봉하게 해 준 것이다. 그 분들은 나를 ‘은인’이라고 말씀하시지만, 그런 것보다도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느꼈던 나의 기쁨과 보람이 더 컸던 것 같다.

4. 지금 준비하고 계신 작품이 있으시다면 간략하게 소개해 주세요.

 나는 항상 10가지 정도의 아이템을 가지고 취재한다. 내용에 따라 외국에서 자료를 찾아야 하고, 거기와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야하기 때문에 그 중 1년이 안 걸리는 것도 있고 3~4년이 걸리는 아이템도 있다. 그렇다 보니 딱히 무엇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취재방향과 보도 시점 등을 결정하는 것도 ‘전략’이기 때문에 솔직히 얘기하면 ‘비밀’이다.(웃음)

5. 새해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시다면.

 뭐, 특별히 정한 목표는 없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아이템 마무리 잘하고, 또 제반 조건이 따라 준다면 지금까지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전쟁사’에 관한 책을 발간하고 싶다. 이 두 가지만 이룬다고 생각해도 지금부터 마음이 바쁘다.

6.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19대 회장 선거에 출마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협회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 한 차장님께서는 2008년, 협회의 화두는 무엇이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올해의 화두는 ‘대응’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방송통신위원회가 구성되고, 뉴 미디어시대에 걸맞게 미디어 산업 규제가 대폭 완화될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각 언론사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언론사들은 방송 시장의 환경 변화가 올 것이라는 예측은 많이 해왔지만, 그에 대비한 변화의 노력은 전진적이지 못했다. 이것은 협회도 마찬가지 이다. 새로운 방송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협회에서도 뉴 미디어 시대에 카메라기자에게 가장 큰 자원이 될 수 있는 ‘전문지식’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른 교육이나 연수보다는 특정분야를 연구하는 회원들에게 그것을 지원해 주고 관리를 해주어 전문 기자 양성의 붐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각 언론사에도 이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 질 높은 콘텐츠 생산의 길을 열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내가 과거에부터 강조한 부분적인  ‘멀티기자’의 연구도 필요한 시점이지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1992년 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에 있을 때부터 앞으로 영상기자들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멀티기자’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그래서 내 개인적으로 휴가, 연차를 이용해서 자료도 찾고, 취재도 해서 회사에도 방송 내 보내고, 외국의 언론에 기고도 하고 그렇게 지금까지 진행해 왔다. 이것이 우리 카메라기자도 언론사도 함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얼마만큼 투자하느냐, 또 스스로 얼마만큼 연구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 협회에서도 이를 화두로 삼고 올해의 계획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7. 회원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본인의 일 안에서 ‘취미’이자 ‘특기’를 찾으라는 말을 하고 싶다. ‘일’이 ‘취미’가 되면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되고 그러다보면 그것이 ‘특기’가 될 수 있다. 이제 카메라기자도 ‘전문 기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영상’만 알아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서 지금부터 준비하자. 그것이 무엇인지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역사를 좋아하면 역사, 과학을 좋아하면 과학, 미술에 관심이 있으면 미술... 올해는 본인이 잘 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아 미쳐보자.

8.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를 추천해 주세요.  

 다음 이어지는 인터뷰 주자로는 때로는 얌전하면서도 적극적이고 소신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 mbn 박원용 기자를 추천한다. 만나보면 알겠지만, 박 기자는 소신 있는 기자이다. 소신 있는 사람은 때로는 외로울 수도 있다. 적극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안양수 기자 soo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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