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합니다’
‘제가 누른 리코딩 버튼으로 역사를 기록하고 세상을 바꾸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내가 입사 면접에서 이야기한 자기소개의 한 문장이다. 지난여름 태광그룹의 이호진 전 회장의 이른바‘ 황제 보석’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사회적으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던 사건이었는데 얼마 전 이호진 전 회장이 7년 9개월 만에 구치소에 재수감되었다. 처음으로 피부에 닿게 언론의 역할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얼마 남지 않은 내년이면 회사에 후배도 들어온다고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한 명의 온전한 영상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고 있는 시기에 좋은 선배, 선배다운 선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회사에서는 신입 막내이지만, 현장에서는 KBS 카메라를 메고 온 단 한 명의 영상기자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는 제가 KBS의 눈과 귀가 된다는 사실에 항상 긴장하고 부담감을 안고 현장에 임하게 된다.
이제는 한국영상기자협회로 이름이 바뀐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는 저의 대학 시절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저의 현재의 모습이 있기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정말 오랜만에‘ 명카’가 아닌 신입 영상기자로서 2018년 소회의 글을 쓰자 하니 영상기자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군 전역과 동시에 처음 협회에 문을 두드린 스물셋의 겨울이 생각난다. 영상기자를 동경하며 준비했던 4년의 시간이 지나고 스물일곱 겨울을 영상기자로 맞게 된 지금 ‘나는 만족한다’.
박장빈 /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