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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비추는 잘 벼린 칼날’, 영상기자가 증명한 언론의 본연


제39회 한국영상기자상 심사위원장 서태경.jpg


39회 한국 영상기자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1년간 출품된 70편의 작품 중, 치열한 심사를 거쳐 부문별 수상작을 선정했습니다. 이번 심사에서는 영상기자가 단순한 촬영자를 넘어 현장의 기록자이자 사회적 변화를 끌어내는 주체로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주목했습니다. 출중한 수작들이 많았으나 심사위원들과 숙고 끝에 아쉽지만, 대상작을 선정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이번 회차에서는 대상작이 없지만, 수상작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영상의 힘과 언론 본연의 가치를 훌륭히 증명해 보였습니다.

 

지역뉴스 단독 보도 부문

-KBS 제주 고진현·양경배 기자 <제주 산림 훼손 실태 추적 보도>

아파트 건설 현장의 토사 무단 반출과 임야 불법 성토로 인한 제주 자연 훼손 실태를 단독 보도한 수작입니다. 드론을 적극 활용해 훼손된 자연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했으며, 반년에 걸친 끈질긴 취재로 '불법 산지 전용지 원상 복구 지침'의 실효성 문제를 날카롭게 고발했습니다. 사후 관리 부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지역 언론의 사회적 역할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뉴스 탐사 기획 보도 부문

-SBS 최대웅 기자 <기술 탈취 분쟁, 그 후...>

중소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의 기술 탈취에 맞서 겪는 불합리한 '입증 책임'과 폐업 위기의 현실을 심층 보도했습니다. 자칫 난해할 수 있는 법적 쟁점과 기사 내용을 감각적이고 정제된 영상 언어로 풀어내 시청자의 이해를 도운 점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편집과 음악, 효과음의 적절한 조화가 영상의 전달력을 극대화했으며, 보도 이후 정부의 제도 개선 방안을 끌어내는 성과를 내,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역뉴스 탐사 기획 보도 부문

-KCTV 제주 김용민 기자 <‘시속 35km 낙하’ ‘포구 다이빙왜 위험한가?>

일상적으로 간과되던 관광지 항구 다이빙, 그 위험성을 과학적 기법으로 증명하며 공익적 메시지를 던진 작품입니다. 수중 타임랩스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조류와 해저 지형의 위험성을 시각화해 구성력이 탁월했습니다. "영상기자의 눈은 국민 안전을 지키는 공익적 도구"라는 기자의 신념처럼, 보도 이후 국회 입법 논의와 지자체의 안전시설 설치 약속을 이끌어냈기에 사고 예방이라는 언론 본연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환경 보도 부문

-JIBS 강명철 기자 <생태 리포트 침입자의 경고’>

오랜 시간 끈질긴 영상 추적을 통해 외래종이 우리 생태계에 미치는 위협을 시각적으로 구현했습니다. 특히 떼를 지어 다른 섬으로 이동하는 꽃사슴들의 영상은 시청자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 영상으로도 충분히 생태계 균열의 심각성을 알렸습니다. 영상과 리포트가 완벽히 조화를 이루어 메시지의 무게감을 더했으며, 해외 사례 취재를 통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과 정부의 정책적 대안까지 제시한 수준 높은 보도물이라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보도특집 다큐 부문

-포항 MBC 박주원 기자 <특집 다큐멘터리 ‘100년의 바다, 감포’>

역사와 생태, 지역 문화를 섬세하게 직조한 고품격 다큐멘터리입니다. 영상기자가 오랜 시간 현장을 관찰하며 일출의 장엄함부터 해녀들의 고된 노동, 항만 개발사까지 시간의 층위를 깊이 있게 담아냈습니다. 자연광을 살린 서정적 촬영과 절제된 화면 구성은 감포의 역사적 의미를 훌륭하게 해석해 냈으며, 정보 전달과 감성적 호소력을 동시에 구현해 수상작 선정에 이견이 없었습니다.

 

멀티 보도 부문

-MBC 경남 한연호 기자 <오늘의 영상>

지역 행사나 시사 이슈 등 뉴스로 충분히 소화하기 어려운 아이템들을 짧고 임팩트 있는 '영상 뉴스'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어려운 지역 방송 환경 속에서도 수년간 꾸준히 콘텐츠를 제작하며 지역 관광 산업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따뜻한 시선을 보냈습니다. 지역 방송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콘텐츠 방향성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입니다.

 

새로운 시선 부문

-SBS 이승환 기자 <SBS 특별기획 손 끝에서 시작한..’>

대통령 직선제 쟁취 등 과거 민주주의 역사를 세련된 영상미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영화적 기법과 드론, 시네마틱 카메라를 활용해 과거의 기록과 현재의 인터뷰를 매끄럽게 연결했습니다. 특히 인물의 표정과 메시지를 강조하는 조명 사용이 돋보였습니다. 비록 제작 지원을 받은 캠페인성 성격의 작품이지만, 젊은 세대에게 투표의 소중함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일깨우는 순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점을 높이 샀고, 갑론을박의 논쟁 속에도 작품 자체에 대한 평에서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별상

-법조 영상 기자단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재판 법정 촬영 재신청>

대법원의 촬영 불허 방침에 맞서 법조 영상 기자단이 공동의 노력으로 쟁취해 낸 기록입니다. 이는 영상기자가 단순한 보도 화면의 제공자를 넘어 시민의 '볼 권리'를 실현하는 역사의 증인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비록 영상자체는 평이할 수 있으나, 전두환·노태우 사례처럼 훗날 반복 인용될 역사적 기록으로서의 사실적 가치와 영상기자들의 공익적 책무 수행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수상작 후보에 들었든 들지 못했든, 또는 수상작으로 선정됐든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너무나 흔하디흔한 표현이지만 영상 기자 모두가 각각의 위치에서 제 몫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그 차이라면 어떤 시각으로 봤느냐 어떻게 접근해 풀어갔느냐가 수상의 여부를 가르는 것이라 심사위원을 대표해 말씀드립니다. 앞으로 여러 상황 속에서도 영상 기자들의 눈은 잘 벼린 칼날처럼 무디지 않아서 사회 곳곳을 속속들이 파고들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심사위원장 서 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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