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 힘으로 경계를 허물고,
사회의 사각지대를 비추다
심사위원장 서 태경
-뉴스 특종 단독 보도에 KBS 방세준 기자의 ‘대통령실 윤석열 사우나 진짜 있었다... 실물 최초 공개’를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영상의 힘을 증명한 리포트였습니다. 말로만 무성하던 대통령 집무실의 비밀 공간을 기자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하며 진실을 규명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건물이 대통령 경호 시설이라는 점에서 보안 준수의 의무가 있으나, 국민의 알 권리가 그 어떤 성역보다 먼저라는 의미에서 취재를 감행한 기자의 공익적 노력이 높게 평가되었습니다. 다만, 취재 과정에서 발생한 출입처 징계 등 ‘풀(Pool) 기자단’ 운영 원칙과 관련하여 논란되었던 부분은 향후 협회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한 과제로 남았습니다.
-지역뉴스 탐사 기획 보도 부문에서는 KBS 제주 부수홍 기자가 출품한 ‘바람, 에너지 자립의 꿈’이 수상작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의 풍력발전 50년 역사를 되짚으며 재생 에너지의 미래를 심도 있게 조망했습니다. ‘바람의 역사를 기록하고, 에너지 자립의 내일을 비춘다’라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임에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시청자들이 어렵지 않게 몰입할 수 있었고, 제주의 지리적 특성을 살린 유익한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다만 원자력과 재생 에너지 사이의 정치적 갈등 구조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되었습니다.
-보도 특집 다큐 부문에 여수 MBC 이재화 기자의 ‘셧다운, 50년 유산의 기로’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석유 화학 산업의 위기가 도시와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을 여수와 해외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구성했습니다. 24시간 꺼지지 않던 과거의 불빛과 현재 실업 근로자들의 모습을 대비시킨 오프닝은 매우 강렬했으며, 해고된 노동자들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여 지역에 기반을 둔 산업이 어려워졌을 때 지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영상을 통해 잘 전달했습니다. 그로서 지역 방송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글로벌 기업의 투자 사례를 통해 향후 우리 사회에 묵직한 반성을 촉구한 수작입니다.
-인권 노동 부문에서는 KBS 춘천 이장주 기자의 ‘긴급 점검 계절 근로자 제도 /무너진 코리안 드림’ 연속 보도가 수상하였습니다.
10년 넘게 운영된 계절 근로 사업의 이면을 파고들어, 임금을 착취하는 브로커 문제를 필리핀 현지 취재했는데, 최초 폭로입니다. 국경을 오가며 한 집요한 취재로 코리언 드림을 꿈꾸면서 한국을 찾은 외국 근로자들과 그들의 피 같은 임금을 중간에서 가로채는 브로커들, 그 인면수심을 고발하면서 구조적인 문제까지 밝혀냈다는 평입니다. 또한 보도 이후 법무부의 ‘지역 체류 지원과’ 신설이라는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끌어내 보도 후 정책으로 이어진 성과도 돋보였습니다.
-환경 보도 부문에 SBS 김태훈 기자가 출품한 ‘번쩍번쩍 눈부셔도’ “기준 이하”... ‘빛 공해 해소법 없나‘가 수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빛 공해‘라는 새로운 환경 이슈를 시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촬영 기법을 시도한 노력이 훌륭했습니다. 영상적 설득력이 없으면 다루기 힘든 아이템인데 그런 부분을 보완하면서 성공적으로 구현하여 일상 속 심각성을 잘 전달했습니다.
그로 인해 환경 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시청자의 공감을 얻었다는 심사위원들의 평가였습니다. 다만, 일반 야간 조명과 대비된 빛 공해의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조금 더 보완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문화 스포츠 보도 부문에는 JTBC 박태권 기자의 ’연예인 입출국 시 *홈마* 팬의 공항 안전 위협‘이 수상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여행의 설렘을 안고 공항을 이용하려던 사람들에게 공항이 공포의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영상으로 잘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팬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따라다니며 촬영하는 사람들을 주목한 부분이 새롭고 흥미로운 관점입니다. 어찌 보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화려한 조명 뒤의 무질서를 고발하고, 시민의 안전 의식을 일깨우는 보도이지만 직접 체험형 취재를 통해 무법천지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보여 줌으로써 공항 입국장의 위험성을 생생하게 고발할 수 있었습니다. K팝의 인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지금, 이 작품은 건전한 팬덤 문화 형성을 위해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라는 사회적 화두를 던졌습니다.
비상계엄 이후 지난 1년간의 혼란이 점차 수습되고, 경제 지표와 대외 갈등도 차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입니다. 이번 수상작들은 격동의 시기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 속에 진실을 기록한 결과물들이라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그 엄동설한에도 현장을 누비는 영상 기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면서 올 한 해도 영상 기자들이 매의 눈으로 포착한 멋진 작품들을 기대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