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표정을 담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무언가 기록하는 일은 매력적입니다.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것까지 기억하고 환기시키기 때문입니다. 매일 일기를 쓰지는 않았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매일 찍었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 제가 잊은 저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제가 찍은 영상을 다시 보면 그때의 분위기를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는 영상 매체는 제 삶의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방송국의 카메라는 모두 같은 카메라인줄 알았던 제가 영상기자라는 직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 때였습니다. 영상기자이셨던 교수님의 수업에서 수많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평양, 하석주의 백태클이 잊히지 않는 98년의 프랑스 월드컵 등. 역사의 현장에 있었노라 말씀하시는 교수님을 보며 영상기자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도 교수님과 같이 역사의 현장이 있는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영상기자는 역사의 표정을 담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문자의 발명은 역사의 시대를 열었지만 문자가 모든 것을 담아내지는 못했습니다. 문자를 아는 계층의 역사였고 개인보다는 집단의 역사였습니다. 사진의 발명으로 지난 시대의 모습을 알 수 있었지만 시간이라는 흐름의 단면을 볼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영상의 등장은 문자와 사진이 담을 수 없는 역사의 표정을 기록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위정자들이 국민을 어떤 태도로 대했는지 소외된 계층의 한숨이 얼마나 깊은지 영상을 통해 남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표정을 담는 영상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누구보다 발 빠르게 현장을 누비며 문자로 표현 될 수 없는 시대의 다양한 표정을 담는 영상기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 제가 있었던 많은 현장을 기억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많은 현장을 잊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의 카메라를 통해 기록된 영상들은 제가 잊은 현장에서의 제 시각과 태도까지 기억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찍은 영상들을 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앞으로 마주할 모든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록하겠습니다. 고민의 순간에 한국영상기자협회 선배들께서 앞서서 가신 발자취를 새겨 더욱 발전하는 영상기자 후배가 되겠습니다.
이동학 / MB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