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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수 있는 수습기자가 되겠습니다'

 

 

 입사 면접을 준비하던 날. 답답하여 밖을 나갔습니다. 무작정 걷다 보니 종로의 고시원 앞이었습니다. 불이 났었던 바로 그곳이었습니다. 마침 한 방송사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빠르게 포착하였습니다. 부감, 앙각, 클로즈업 등으로 영상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옆에서 격앙된 소리가 들렸습니다. ‘지금 영화 찍느냐! 우리는 값싼 동정 따위는 바라지 않는다.’ 저는 고민했습니다. 어떻게 찍어야 하는가. 그동안 저는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대상을 억지로 깎아 제 프레임 안에 넣었습니다.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물을 사물 그대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나무를 나무로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나무를 찍을 때 열매부터 보았습니다. 그 열매의 빨간 색을 보았고, 그 부산물로 나오는 돈을 보았습니다. 결국, 나무를 보는 데 실패했습니다. 본질을 왜곡하였습니다.

 

 관찰하고자 합니다. 우선 바라보겠습니다. 전체를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안에서 프레임 속 피사체의 본질을 찾아내겠습니다. 다시 고시원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 꾸짖음은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함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현장에 매몰됐습니다. 촬영자가 현장을 이끌지 못하고 현장에 져버렸습니다. 당황하게 되고 눈앞에 모든 것을 찍으려 동분서주하게 됩니다.

현장에서는 기본부터 생각하겠습니다. 본질을 파악한다 함은 기본을 찍는다는 의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을 찍으며 몸과 마음을 정비할 시간을 벌어 현장에게 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첫 발자국을 내밀었습니다. 저와 제 카메라가 떠나게 될 여정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짙어질 피부의 주름과 카메라의 생채기, 같이 흘릴 눈물, 함께 지을 미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두려운 마음도 있습니다. 실수하면 어쩌나 물먹으면 어떡하지. 위축되지 않겠습니다. 그 실수에서 배우겠습니다. 발전해나가는 수습생활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김영진 / MBN    image0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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