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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룬 저의 꿈입니다'

 

 

 작년 10월 즈음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올해 안에는 된다니까 믿어보자." "내가 잘해야지 뭘 믿어~ 엄마는 그 무당 말을 믿어?" 전화를 끊고 나서 내심 신경이 쓰였습니다. '진짜 내가 올해 안에 합격할 수 있을까?' 기자가 되려면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이 되어야 할 테지요. 그러나 마음이 급했던 탓인지 저는 논리와는 거리가 먼 무당의 말, 미신에 은근히 기대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촬영 기자를 준비한 지난 2년간, 저는 매번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왜 이토록 저는 촬영기자가 되고 싶어 했을까요?

 

 대학 입학원서를 쓸 무렵,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교지 편집장으로 활동하며 보여줬던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능력이 너무 아깝다며 선생님은 신문방송학과에 딱 한 군데만 지원을 해보자 하셨습니다. 우연인지 정말 그 대학만 합격했고 선생님은 좋다고 하시며 이야기하셨습니다. "본래 기자를 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상 교사를 하게 되었다. 너가 나 대신 꿈을 이뤄다오." 그리고 돌이켜보니 저희 아버지의 사정도 그러했습니다. 신방과를 졸업하셨지만, 지금은 완전 다른 일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이 멋져 보이기도 했고, 제가 가장 존경하는 두 분의 꿈을 대신 이룰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벅차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날부터 아무런 의심도, 거부감도 없이 막연하게 '난 기자가 될 사람이야.' 하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다 보니 지쳤습니다.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이 맞는지 의심도 했습니다. 그러다 누군가 이러한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타자의 욕망을 욕망한다더라. 기자가 되는 건 네 꿈이니, 그분들의 꿈이니?"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이 길이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길이 아니라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타인에게 제 꿈을 맡겨버린 부끄러운 인간이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와서 진짜 제가 하고 싶은 걸 찾기 위해 무작정 아무 곳이나 갔습니다. 법원에서 재판도 방청하고, 국회에서 필리버스터도 봤습니다. 시위대 틈에 껴서 어떤 주장을 하는지도 들었습니다.

 

 그러다 참 특이한 일들이 있을 땐 녹화를 해 수업시간에 발표하곤 했습니다. 약자들을 대변한다는 집단이 자신들보다 더 약자를 만났을 때 어떻게 돌변하는지,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던 사람들이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어떻게 억압하는지 등 제가 촬영한, 상식에 반하는 사건들의 영상을 볼 때면 교우들은 항상 놀라워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과 사실이 너무도 달라 충격이었다는 사람도 있고, 그 집단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가 촬영한 영상으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것을 보고 나니 저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2년이 흘렀습니다. 하나둘 취업하는 동기들에 대한 부러움과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과 내일에 대한 불안함을 애써 외면하며 스스로를 달래던 12월의 어느 날,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를 끝까지 믿어주신 부모님, 지인들, 그리고 촬영기자 선배들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그 날, 저는 다짐했습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촬영기자가 되어야겠다고. 그래서 세상이 올바르게 돌아가는 데 아주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촬영기자가 되겠다고.

 

 이제 저는 더 이상 부끄럽지도, 힘들지도 않습니다. 자랑스럽고 또 행복합니다. 촬영기자라는 제 스스로 꿈꿔왔고, 이룬 저의 오롯한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현석 / MBN    svds.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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