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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영상기자 연수교육을 마치고

선배들의 조언을 발판으로 삼겠다.

 

 

신입영기자 연수교육 사진1.jpg

신입 영상기자 연수교육

 

 충청남도 공주시의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이틀에 걸쳐 ‘영상기자 연수교육’이 진행됐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이 배우고 영상기자 선배, 동료들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현장에서 자주 마주치는데 늘 어색했던 타사 동료들과 모처럼 이야기도 나누고, 지역에 흩어져 있던 KBS 동기들과도 오랜만에 만나 회포 풀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한우성 해외동포재단 이사장, 퇴직하신 김영창 전 SBS 영상취재팀 국장, 나준영 MBC 뉴스콘텐츠 취재1부장, 그리고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참여한 이승선 교수(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양재규 변호사(언론중재 위원회 대전사무소장)가 참석하고 강의를 해 주셨다. 모든 강의가 훌륭했지만, 그중에서도 현업 선배님들의 강의가 내게는 하이라이트였다.

 

 첫 번째, 김영창 전 국장은 내가 왜 미디어 플랫폼 춘추전국시대에 TV 영상기자를 직업으로 선택했는지 후회할 만큼 신랄한 현실 이야기를 전달해주셨다. 나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강의였지만 동시에 자극이 되기도 했다. “방송사 입사에 안주하지 말고 향후 영상기자의 역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해.” 김 전 국장은 영상기자 역할의 비전을 제시하며 내게 희망의 단서를 안겼다. 씬 구성 및 영상문법에 관한 강의도 이어졌다. 씬 구성 부분은 취재 현장으로 돌아온 지금 곧바로 실무에 도움이 되고 있다. 사실 나는 저널리즘을 전공했지만 학부 시절에는 영상보다 보도사진에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다. 영상 문법? 그런 것은 입사 후에야 비로소 배우기 시작했다. 뒤늦게 배운 탓인지“ 네가 찍어 온 그림들은 사진 같아.”, “컷을 쪼개는 연습을 해야겠다.”라는 선배님들의 지적을 여러 번 들었다. 강의를 들으며 지난날의 이야기가 오버랩 됐다. 김 전 국장은 “신입 기자 시절 나도 ‘화면의 연속성’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이야기하셨는데, 선배님의 이야기가 어쩐지 반갑게 들렸다.

 

 영화 ‘미라클 벨리에’의 한 장면을 활용해서 취재현장에서의 화면 구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 점도 와 닿았다. 여러 컷을 연속해서 보여주며 현장을 설명하는 것이 우리의 주된 업무 중 하나인데 나는 특별히 이 부분에 모자람을 느껴왔기 때문이다. 스토리보드를 만화가의 전유물로만 생각해 왔지만, 강의 덕분에 이제는 현장에 도착하면 머릿속으로 스토리보드부터 그려본다. 물론 아직은 생각만큼 영상취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협업 상대 인 취재기자 동료들도 이런 강의를 꼭 들어야 하지 않을까?)

 

 두 번째는 나준영 부장의 강의였다. ‘영상기자는 현대의 김홍도다.’ 현역 선배 강의 중 가장 인상 깊게 들렸던 말이다. 도화서 화원이었던 김홍도는 풍속화를 통해 당시 사람들을 생생하게 담았다. 그런 말을 많이 한다. 영상기자는 역사의 기록자다.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런 말이 민망하고 쑥스러웠다. 역사의 기록자란 말은 영상기자들이 어깨에 힘주라고 스스로 부여하는 훈장이 아니라 우리 일의 결과가 사회적으로 의미하는 것(즉 뉴스영상의 사회적 의미를 뜻하는 것)임을 몰랐기 때문이리라. 어떻게 해서 내 취재물이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지, 그 기록들이 한 시대를 복기하고 이해하는 데 어떻게 사용되는지 들으니 그 말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오래된 TV 뉴스 자료도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MBC 카메라출동’의 최초 몰래카메라 보도였다. 젊은 여성들이 은밀하게 이용하는 흡연 카페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사람들에겐 몰래카메라 영상 기법이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고발 뉴스의 수단으로서 새롭고 충격적이지 않았을까? 물론 지금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보면, 여성 흡연만을 문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분히 성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이지만 뉴스는 언제나 시대의 정서를 뛰어넘을 수는 없지 않은가? 당시 정서를 감안하면 이 프로그램이 보여준 실험 정신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의 저자인 이승선 교수와 양재규 변호사의 강의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다. 나는 신입사원 OJT 때 이미 두 분의 강의를 한번 들었다. 그러니 이번 연수에서 같은 강의를 50일 정도 실무를 경험하고 나서 다시 듣는 셈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50일은 지극히 짧은 경험에 불과하지만, 강의 내용 하나하나가 실무적으로 연결되고 귀에 감겼다. 경험이 생각, 시각의 정말 큰 밑천임을 새삼 느꼈다.

 

 끝으로, 행사를 마련해 준 협회에 감사드린다. 이 연수가 없었다면 몰랐을,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가슴에 담고 돌아왔다. 맑은 날, 공기 좋은 곳에서 1박 2일은 아마도 오랫동안 나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언제, 어느 현장에 가게 될지 알 수 없어 항상 긴장하며 지내는 사건팀 막내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KBS 영상취재1부 송혜성    신입영상기자 연수교육 사진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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