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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과 무게 앞에 서기 위하여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 심장 박동 요동쳐 북소리 되어 울리네 / 내일이 열려 밝은 아침이 오리라”

 

 2016년 11월 10일 오후 7시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신부문화공원에서 고등학교 학생 800여 명의 목소리가 울렸다. 분노와 의지가 서려 있는 목소리였다. 학생들은 그렇게 ‘자유’를 외쳤다. 나는 시국선언문을 낭독하려 그들 앞에 섰다. 그리고 결의에 찬 목소리로 읽기 시작했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수능을 코앞에 둔 시점에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이 화두가 되어 전 국민이 들썩였다. 나는 천안 지역 고등학생들을 모아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추운 겨울 오리털 잠바를 껴입을 정도의 날씨였지만 우리의 목소리는 뜨거웠다.

 

 당시 수많은 언론에서는 촛불집회와 관련된 보도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어떤 언론은 촛불집회 사진을 신문 1면에 대문짝만 하게 걸기도 했고 또 다른 언론은 촛불집회를 일부만 촬영해 축소하고 일명 태극기 부대의 집회는 크게 촬영해 과장하여 보도하기도 했다. 카메라는 현실을 담아내지만, 그 또한 어떠한 각도에서 어떻게 촬영하는가에 따라 현실이 왜곡될 수도 부각될 수도 묻힐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후 대학에 입학한 나는 입을 닫고 눈을 감고 살기엔 여전히 분노할 만한 이 사회에서 펜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 곳곳에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했다. 그러나 글만으로는 부족했다. 가히 영상의 시대라 불러도 과하지 않을 만큼 사람들은 움직이는 시청각 자료에 매료되어 있었다. 글을 영상으로 풀어내고 다시 영상을 글로 써내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이다. 심지어 1인 미디어가 부상하면서 아이디어, 취재, 촬영, 편집까지 사람 한 명이 지녀야 할 능력이 무궁무진해졌다. 그에 반해 나는 영상의 ‘ㅇ’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영상에 무지한 사람이었다. 편집은 고사하고 현상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러던 중 동기를 통해 명예영상기자 활동을 접했다.

 

 지금도 영상에 대한 내 베이스는 ‘제로’에 가깝다. 하지만 아는 것이 없으니 배울 수 있는 것이 많으리라. 나는 나를 지점토 같은 사람이라 표현하곤 한다. 지점토를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주무르고 또 주무르고 굳히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명예영상기자 활동은 ‘나’라는 지점토를 주무르고 다듬고 굳히는 과정이다. 촬영과 편집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가진 동기들보다는 확연한 실력 차이가 있겠지만 그로 인해 더 열심히 배워 나갈 것이다.

 

 이후 최종적으로 기자가 업고 가야 할 책임과 무게 앞에 설 것이다. 글과 영상으로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내어주고, 사회적 약자 편에 서며 부당한 일들을 고발해 나갈 것이다. 사회는 아직 바뀌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다. 누군가는 바꿔야 하기에 기꺼이 그 일을 맡아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명예영상기자 활동을 시작하면서 하는 다짐이다.

 

 

오소민 / 제14기 명예영상기자 (건국대)    오소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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