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영상기자의 특권

▲ 지난 8월 22일 명예영상기자단으로 SBS를 방문한 필자
“TV로만 보던 건데.” 방송사의 뉴스 스튜디오에 들어간 우리가 연신 내뱉었던 감탄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제는 TV보다는 스마트폰이나 유튜브가 더 적절한 단어가 아닐까 싶다. 어찌 됐든 방송국의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들은 진부한 감탄사를 어쩔 수 없이 나오게 만들었다.
명예영사기자라는 특권으로 우리가 방송국을 누비는 동안 TV에 나오는 것들만 본 건 아니었다. 방송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이 사실은 방송국 견학의 핵심이었다. 화면에 비치지 않는 카메라 뒤편의 모습, 영상이 송출되기까지 거쳐야 하는 조정실을 비롯한 여러 작업 공간들을 드나들면서 우리는 진부한 표현조차 내뱉지 못했다. 그곳에서는 상상 이상으로 훨씬 복잡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녹아 있었다. 각 방송사 별로 주어진 6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그 시스템을 단박에 이해할리 만무했음에도 명예영상기자 출신 선배 현직 기자들은 하나라도 더 보여주지 못해 아쉬워했다. 열네 개 기수 째 이어져 온 기자단의 끈끈함이 느껴져 더욱 값진 시간이었다. TV에는 보이지 않는 이러한 애정은 내가 현직에 들어가 그 위치에 섰을 때에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MBC에서 열린 <영상보도 가이드라인> 교육은 제공자의 치열한 고뇌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제공자는 방송을 비롯한 각종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을 일컫는다. 취재원의 인권, 언론의 자유, 국민의 알 권리 등 다양화된 가치들은 서로 맞닿아 있으면서도 수없이 상충한다. 그 속에서도 영상기자는 무수한 충돌이 일어나는 현장의 최전선에서 선택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지는 존재다. 그럴 때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 교육의 요지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가이드라인은 권고일 뿐, 모든 문제에 답을 내려줄 수 없다. 결국 선택은 실무자들의 몫이며, 즉 ‘끝없는 내면적 질문’을 던질 때 바람직한 언론 보도가 이뤄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희망도 함께 느꼈다. 언론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분명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었다. 교육에는 현직 기자를 비롯한 편집자, 교수, 변호사, 협회가 한 데 모였다. 영상 보도의 기준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대었다. 언론사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원칙으로 삼을 것을 거듭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훌륭한 원칙을 가지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간단한 원칙일지라도 지키려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의지’가 관건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교육에서 하나 된 고뇌를 몸소 느낀 시간은 무엇보다 값지고 희망적이었다. 공익에 부합하는 보도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논의하고 토론하며, 또 다른 실무자들에게 교육하는 이 과정을 반기지 않을 시청자가 어디 있을까.
왕시온 / 명예영상기자 14기(한국체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