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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된 ‘진짜 뉴스’를 원한다면 아리랑TV를 보세요"

[인터뷰] 아리랑국제방송 김형곤 편성센터장 "해외 홍보, 공공 외교위해 국제방송법 제정 시급… 영어 외 다언어 채널로 확대해야"




아리랑TV 김형곤 사진 1.jpg

 아리랑TV 김형곤 편성센터장 인터뷰 <사진>



 코로나19로 아리랑국제방송(사장 이승열·아리랑TV)이 주목받고 있다.


 4월15일 현재‘ 코로나19’ 관련 뉴스의 총 조회수가 6,768만 건을 넘어섰고, 댓글도 15만8천 건에 이른다. 2018년 남북정상 회담 당시 뉴스 조회 수가 1,500만 건이었던데 비해 4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1월 말 이후 구독자 수는 10만 명이 넘었다. ‘영어로 된 뉴스’를 제공하는 방송사는 많은데, 전 세계 시청자들은 왜 아리랑TV에 몰려드는 걸까? 21일 서울 서초동 아리 랑국제방송 사옥에서 김형곤 편성센터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코로나19로 가장 바빠진 곳 중에 하나가 아리랑TV인 것 같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일 오전 11시와 오 후 2시에 정부가 실시하는 종합브리핑을 라이브로 동시통역 중계하는‘ S. Korean Gov's Briefing on COVID-19’를 하고 있다. 동시통역 중계는 코로나19 사태가 해결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3월부터 평일 하루 6회 방송했던 뉴스를 9회로 확대 편성했다. 우리 기자들이 30명이 안되는데, 매일 소화해야 하는 업무가 많아 하루하루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는데, 우리는 방송부문의 경우 야근과 휴일근무가 이어지고 있다.”


언제부터 유튜브에서 아리랑TV의 뉴스 조회수가 눈에 띄게 늘었나.

 “우리나라는 코로나19가 설 연휴가 지나고 확산되기 시작했는데, 설 연휴가 시작된 1월 24일을 기점으로 유튜브에서 뉴스 조회 수가 점차 상승하기 시작했다. 통상적인 수준으로 보면 일주일에 60만 뷰 정도면 훌륭한데, 코로나19 이후 1,200만 뷰를 찍은 적도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기사는 무엇이었나. 

 “<코로나19, 실험실 유출 가능성”(Chinese scientists says COVID-19/coronavirus could have originated from government testing lab in Wuhan)>이다. 2월 17일 방송됐던 이 뉴스는 단일 클립으로 조회수 4백만 건을 돌파했고, 댓글도 4500개가 넘는다. 중국 광저우 화난이공대 연구팀이 코로나19의 발원지가 중국 우한시의 수산시장이 아니라 현지 연구소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기사였다.”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아리랑TV 뉴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영어로 된‘ 진짜 뉴스’가 필요하다는 뜻 아닐까? 미국과 유럽 등 영어권 국가의 네티즌들이 중국과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비슷한데, 대처하는 방식이 극명하게 다르다 보니 관련 보도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에 대한 정보를 궁금해하다 아리랑TV를 발견하고, 입소문이 난 것 같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어떤 이슈가 주목받았나.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아리랑TV가 프레스센터에서 영문 모니터를 제공했다. 외신들이 판문점에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독점적으로 제공한 영상들이 있었는데, 외신들이 아리랑TV를 많이 인용 하기 시작했다. 그때 이후로 한반도와 관련한 중요한 이벤트가 발생하면 아리랑TV를 뒤져서 보는 것 같다. 국제뉴스의 파워블로 거도 아시아권 뉴스를 모니터링할 때 항상 아리랑TV를 본다고 한다.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보 수요가 높은데, 두 나라에서 내 놓는 정보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한 분 위기 속에서 두 나라에 대한 정보는 한국발 뉴스매체로부터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작년 하반기에 있었던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한 방송도 꽤 주목받았는데.

 “당시 일본이 대대적으로 해외홍보에 나서 자국의 일방적인 입장을 강하게 주장했다. 이에 대응해 아리랑TV가 일본이 왜 특정 품목에 대해 노골적인 규제를 하는지에 대해 뉴스는 물론 시사 대담 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방송했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는 불매운동에 대한 소식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작년 하반기 내내 정말 일본 미디어들과 전쟁하는 기분으로 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국제방송들이 갈수록 자국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애국주의적’ 방송 경향이 농후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자국중심주의 외교 노선에 언론까지 가세하다 보니 우리도 국가 외교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고 잘못된 외국 언론 보도에 대해 적극 대응할 수 있는 국제방송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해외 홍보나 국가 외교 차원에서 아리랑 TV의 역할이 큰데, 영어로 방송하다 보니 일반 국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00년대 이후 국제방송 시장에는 자국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채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France 24(프랑스), Russia Today(러시 아) 등이다. 그때 우리는 국내 수신 가구 수가 줄고, 예능 콘텐츠 수급이 어려워진 데 다 한국 뉴스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이라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래도 우리나라에 대한 정보나 뉴스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조금씩 인력과 예산을 늘려왔는데, 일본군 위안부와 북한 관련 이슈, 특히 남북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아리랑TV가 주목을 받는다는 걸 알았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제뉴스 시장에서 큰 존재감이 없었던 아리랑TV가 한국 뉴스로 세계적인 국제방송 대열에 합류하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 같다.”


해외 국제방송사들은 대부분 예산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리랑TV는 어떤가?

 “중국의 경우 CGTN의 1년 예산이 2조 3천억 원이다. 자국의 목소리를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로 적극 알리겠다는 정책의 일환이다. 독일의 도이체벨레(DW), 미국의 보이 스오브아메리카(VOA), 영국의 BBC World service, 일본의 NHK World, 프랑스의 France 24 등을 보면 공적 지원을 가장 적게 받는 곳이 98% 정도인데, 우리는 65%다. 연간 예산도 해외 국제방송사들은 수천억 원인데 우리는 600~700억 원 정도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 브리핑 생중계도 하고 뉴스 시간도 대폭 늘렸는 데, 정부 지원은 늘어난 게 없어 어려운 점 이 많다. 열심히 돈을 벌어 나랏일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예산 구조가 모순적이다.” 



앞으로 아리랑TV가 나아가야 할 방향 은 무엇이라고 보나.

 “대한민국 국제방송의 필요성은 남북정상 회담, 일본 수출 규제, 코로나19 사태 등을 통해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이젠 관련 법이 만들어져 국제방송의 정의, 역할, 기능이 정리돼야 할 때다.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이므로 한국 제품, 한국 문화, 한국 사회의 발전된 양상을 해외에 보여주면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올라갈 것이다. 현재 그 일을 가장 가깝게 하는 게 아리랑국제방송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와 국회가 국제방송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면 적극 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두 번째 로는 다언어 채널로 가는 것이다. 아리랑TV의 시청 국가를 보면 미국, 인도, 필리핀,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가 대부분이다. 영어로 만 방송하니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세계에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인구도 많다. 알자 지라가 아랍어로 출발해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간 것처럼 우리도 영어 외에 다언어 채널로 가야 한다.”




안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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