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인쇄 첨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하여 약 5천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보면 코로나 19의 영향은 엄청나다. ‘스페인 독감’이 발생한 20세기에 비하면 지금은 국경이 훨씬 개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화에 따른 국가간 인적교류와 경제적 의존성이 깊어짐에 따라 코로나19가 세계 질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미국의 저명한 외교 책사인 헨리 키신저 (Henry Kissinger) 박사는 지난 4월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코로나 19의 대유행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변화시 킬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질서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예측하는 일은 매우 어렵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전지표와 현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어느 정도 방향성은 가늠할 수 있다.


 첫째, 중동 지역의 불안정이 예상된다. 세계 각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실시됨에 따라 재택근무가 정착되고 공장 생산라인의 중단 등으로 인해 석유연료 사용과 천연가스 수요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주요 산유국의 경제파탄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중동지역 각국 정권의 ‘국면전환용’ 전략 등으로 불안정이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세계 2대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긴장 악화로 인한 동북아 역내 불안정성의 증대다. 두 나라 사이의 불협화음은 표면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긴장 관계 악화의 조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두 나라 정부 사이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둘러싸고 서로 화살 쏘기가 시작되었으며, 이로 인한 감정적 앙금은 안보적·경제적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초강대국의 정면 대결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리전’(proxy war) 발발 가능성도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입은 북한의 일방적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남·북한 사이의 긴장도 높아져 ‘데탕트’ 시대의 종언이 예상된다. 더불어 미국 역대 대통령 선거 이전의 실업률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경제 데이터의 악화가 지속될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 질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로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를 예상할 수 있다.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각국이 국경을 봉쇄하고, 무역과 인구이동 의 제한으로 인해 중세의 성곽도시와 유사한 21세기형 폐쇄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국가 운영 경향이 가시화될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개인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제한은 민족주의 고조에 의해 상쇄될 것이며, 결국 코로나 위기가 종료될 때까지 각종 입법조치를 통해 정부 권한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볼 때,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보다 중앙집권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부의 출현이 예상되며, 민족주의 고조와 보호주의 강화는 정부로 하여금 국가 간 무역마찰이냐, 각자도생이냐 두 가지 길을 가지고 고민하도록 만들 것이다. 결국 ‘세계화의 종언’(The End of Globalization)은 국가의‘ 경제적 자기고립’(economic self-isolation)으로 귀결되고, 이럴 경우 천연자원이 부족하여 무역을 통해 국가의 부를 축척해온 나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넷째, 코로나의 후폭풍은 기존 국제 시스템의 약화로 이어질 것 이고 세계의 불안정과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다. 그래서 각 정부는 반이민정책 등 국내 정책에 경도되어 기후변화처럼 국제적 협력이 필요한 세계적 이슈는 관심밖에 놓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인 스티픈 월트(Stephen Walt)가 주장하듯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변하지 않는 것은 근본적으로 세계 정치의 갈등 측면”이 두드러질 수 있고 국제 시스템의 변동에 따른 강대국 간‘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질서의 변화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포인트는 코로나 19가 언제 그리고 어떤 형태로 종식될 것이냐에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코로나 19가 종국적으로‘ 엔데믹’(주기적인 유행) 바이러스로 일상화될 것이라는 주장과 향후‘ 대유행’ 또는‘ 재유행’이 지속된다는 설 등이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바이러스의 향방에 대해 작년 10월 18일 미국 뉴욕의 삐에르호텔에서 각계 전문가 13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이벤트 201’(The Event 201)로 알려진 바이러스 대유행 모의 연습에서 나온 결과는 다음과 같다. ① 바이러스는 브라질 돼지농장에서 최초로 발생하여 초기에는 조용하고 천천히 감염되나 이후 급속도로 전파, ② 브라질에서 항공여행객을 통해 포르투갈, 미국, 중국으로 퍼진 후 세계 각국에 전파, ③ 감염 첫해에는 백신 확보 불가능, ④ 모의 연습에서 바이러스‘ 대유행’은 발생 18개월 만에 소멸되고 65백만 명의 사망자 발생 예상, ⑤ 하지만‘, 대유행’은 일정 비율에서 백신이 보급되거나 전 세계 인구의 80∼90%가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까지 지속, ⑥ 이 시점부터 어린이에게 취약한 고질적인 바이러스로 전락할 가능성을 독자들은 참고 바란다.



장회식 / 뉴욕주립대학교 박사, 역사학자·국제정치학자 (사진) 장회식 증명사진.jpg




  1. 심상찮은 전광훈 목사 현상

    심상찮은 전광훈 목사 현상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이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전광훈 목사가 최근 코로나19 상황에서 광화문 집회를 독려해 감염병 재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전 국민이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의 이름은 2005...
    Date2020.11.17 Views310
    Read More
  2. 병아리 깃털과 초콜릿 상자

    병아리 깃털과 초콜릿 상자 ▲ 일광욕을 즐기는 얄리와 쎵 떠오른다. 10대 때 아주 힘들게 읽어나갔던, 책(데미안)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으나, 그 구절이 어렴풋이 떠올라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본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태어...
    Date2020.11.17 Views473
    Read More
  3. KBS 김정은 기자와 함께 삽니다

    KBS 김정은 기자와 함께 삽니다 ▲ 작년 가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위에서 가족과 함께 내가 남편을 처음 만난 건 2007년 초겨울이었다. 그는 KBS에 막 입사했었고, 연애를 시작하기엔 너무 바빴다. 야근이 일상이었고, 그런 그를 만나기 위해선 내가 여...
    Date2020.11.16 Views539
    Read More
  4. [줌인] 사망 보도의 진화

    [줌인] 사망 보도의 진화 7월 10일 새벽, 박원순 시장의 사망 최종 확인 시점 몇 시간 이전부터 사망 보도가 흘러나오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여전히 생사가 불분명한 상황 중에 나온 명백한 오보였다. 정치 거물의 갑작스러운 실종 소식은 언론사들의 속보 경...
    Date2020.09.16 Views332
    Read More
  5. 영상기자와 유튜브

    영상기자와 유튜브 올드미디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2019년 기준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36.7%로 2015년 55.0%보다 20% 가까이 급감했다. 방통위가 시행한 ‘2019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서는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선택한 응답...
    Date2020.09.16 Views413
    Read More
  6. 제2의 장미란이 아닌 제1의 박혜정을 꿈꾸며

    제2의 장미란이 아닌 제1의 박혜정을 꿈꾸며 ▲ 지난 7월 21일, 충남 서천에서 열린 전국 춘계역도대회’에서 용상 154kg을 ▲ 박혜정 선수가 코치로부터 발로 밟히는 특이한 스트레칭을 받고 있다. 번쩍 들어 올려 한국 주니 어 신기록을 세운 박혜정 선수...
    Date2020.09.16 Views418
    Read More
  7. 험지 취재에 유용한 경량 백패킹

    험지 취재에 유용한 경량 백패킹 ▲ 지난해 10월 제주도 성산 일출봉 인근에서 제주 올레길 1코스를 따라 걷다 잠 시 쉬며 백패킹을 하는 필자. ‘짐을 줄이고 더 빨리, 더 멀리 가자.’ 경량 백패킹의 모토인데 어딘가 친숙한 느낌입니다. 재난 발생...
    Date2020.09.16 Views462
    Read More
  8. 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

    K리그가 EPL보다 재미있는 3가지 이유 ▲ 지난해 11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원정석에서 아들과 함께 축구 좋아하시나요? 해외축구는 EPL, 국내축구는 국가대표팀 보신다고요? 맞습니다. 역시 축구는 EPL이죠. 그곳에서는 월드 클래스 선수들의 최고의 기...
    Date2020.09.15 Views481
    Read More
  9. 부동산 정책? 건강한 인식(認識)이 먼저

    부동산 정책? 건강한 인식(認識)이 먼저 ▲ 새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필자의 가족 <사진/김원> 결혼을 하고 5년째 되든 해, 어린 시절부터 살던 동네에 작은 집을 하나 마련하게 됐다. 1기 신도시라 연식도 오래됐고,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인 서울...
    Date2020.09.15 Views290
    Read More
  10. 전에 없던 새로움을 탐하다 ②

    전에 없던 새로움을 탐하다 ② 6개월간의 대장정 선거 방송을 준비하며 UHD 실사 촬영 이번에는 포맷용 실사 촬영을 UHD급 이상, 10bit 이상 영상으로 하기로 했다. 최종단에서 전체 영상 톤을 맞추기도 용이하고 HD 화면의 4배 사이즈이기 때문에 CG용 재가공 ...
    Date2020.09.15 Views295
    Read More
  11. 우리만 모르는, 우리 안의 갑질은 없을까?

    우리만 모르는, 우리 안의 갑질은 없을까? ▲ 지난 6월 30일 울산 스타벅스, 매장 직원에게 폭언하는 갑질 손님 ▲ 지난 5월 19일 울산 울주군, 경비업무 중인 아파트 경비원 <사진/CCTV> # 장면 1 손님 : 내가 분명히 아이스 라떼 하나, 따뜻한 라떼 하나! 내가...
    Date2020.09.15 Views299
    Read More
  12. 저작자의 성명표시권, 실효적으로 관리ㆍ개선되어야 마땅

    저작자의 성명표시권, 실효적으로 관리ㆍ개선되어야 마땅 ▲ 이호흥 호원대 초빙교수 / (사)한국저작권법학회 명예회장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12조 제1항은“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본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 매체에 그의 실명 또는 이명(異名)을 표...
    Date2020.07.17 Views593
    Read More
  13. [줌인]이유 있는 뉴스 신뢰도 꼴찌, 한국 언론

    [줌인] 이유 있는 뉴스 신뢰도 꼴찌, 한국 언론 “유시민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한 번 쳤으면 좋겠어요. ... 사실 유를 치나 안 치나 뭐 대표님한테 나쁜 건 없잖아요. ... (협조) 안 하면 그냥 죽어요. 지금보다 더 죽어요. ... 이렇게 하면 실형은 막을 수 있...
    Date2020.07.17 Views386
    Read More
  14. 관행적인 위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관행적인 위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 이승선 교수/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오래된 것 일수록 그렇다.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 수용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다. 바뀌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도 불문한다. 흡연 같은 경...
    Date2020.07.17 Views457
    Read More
  15. 피의사실 공표 논란, '쉼표'가 될 기회

    피의사실 공표 논란, '쉼표'가 될 기회 ▲ 법원의 영장실징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는 피의자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 반갑다. 그간 소원해진 것 같다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현장에서 얼굴을 마주하던 시절은 지났다. 대전·충남 ...
    Date2020.07.17 Views345
    Read More
  16.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질서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18년에 발생하여 약 5천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보면 코로...
    Date2020.07.17 Views309
    Read More
  17.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기억의 외주화와 영상의 공공성 미국 911 이후 쌍둥이 빌딩의 폐허 자리에 지하 공간을 유지해 참사를 기억하자고 했던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드(Daniel Libeskind)의 제안보다 그 인근에 고만고만한 건물들을 건설하자는 계획은 시민들의 더 큰 반발을 샀다....
    Date2020.07.17 Views399
    Read More
  18. 지역 MBC의 유투브 플랫폼 활용

    지역 MBC의 유투브 플랫폼 활용 ▲ MBC충북 '한국 남매' 제작 현장 방송ㆍ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탄생으로 전통미디어인 지상파 플랫폼의 존재 가치가 희미해지고, 스마트미디어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강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역 지...
    Date2020.07.17 Views328
    Read More
  19. 코로나19, 대구에서

    코로나19, 대구에서 ▲ 청도노인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를 취재하고 있는 필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약 917만 명(2020년 6월 24 일 기준)이 넘는 사람들이 감염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연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감염 확진자가...
    Date2020.07.16 Views310
    Read More
  20. 지금은 할 수 없는, 여행을 위하여

    지금은 할 수 없는, 여행을 위하여 ▲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필자 9시 15분 피렌체행 기차는 2시간이나 연착됐다.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토스카니에서 지진이 나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넘어 진 김에 쉬어간다.’ 생각하고 아침을 먹고 있는데 연착 시간이 9...
    Date2020.07.16 Views297
    Read More
  21. 해외 출장 후 자가격리기(記)

    해외 출장 후 자가격리기(記) 코로나를 뚫고 해외 출장을 다녀올 일이 있었다. 목적지는 미국. 코로나 공포가 한창이던 5월 초였다. 항상 붐비던 인천공항은 고요했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코로나 19와 무관하다는 검역당국의 확인증 발급. 적막한 분위기 ...
    Date2020.07.16 Views41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Next
/ 11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