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언론사도 못 피해가…CBS, 언론사 최초 ‘셧다운’되기도
9개 언론현업단체, 공동 대응지침 발표…“취재 경쟁 하지 말고 가이드라인 준수해달라”
▲ 지난 17일 CBS 라디오‘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CBS기자가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CBS가 방송시설을 폐쇄하고 긴급 방역 작업에 나서고 있다<사진/CBS제공>.
언론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을 피해가진 못했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언론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CBS가 지난 18일 자사 기자의 확진 판정에 따라 언론사 최초로 ‘셧다운’(사옥 폐쇄)됐고, SBS는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프리즘타워 사옥에서 확진자가 나와 셧다운에 들어간 지 5일 만인 25일 본사 사옥인 양천구 목동 방송센터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2시간가량 자체적으로 ‘코호트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외부인의 확진으로 방역 조치를 한 방송사도 있다.
MBC는 지난 26일 상암동 본사에서 인터넷 회선을 설치한 KT 기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옥 방역과 접촉자들의 자택 대기 조치에 들어갔다.
EBS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본사 스튜디오에서 ‘K-pop 한국어, 안녕하세요! 커레야’를 촬영한 외부 출연자 1명이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외주 PD 1명, 외부 출연자 2명 등 모두 4명이 확진을 받았다.
확진자는 방송사뿐만 아니라 신문사, 통신사에서도 나왔다.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입주사 직원의 확진으로 25일 긴급 방역 조치에 들어갔고, 머니투데이도 사랑제일교회 등 현장을 취재한 자사 기자의 확진으로 본사 일부를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방송사들은 대응 수칙과 내부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비상 상황에 대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KBS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사내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사무실을 본관, 신관, 연구동으로 분산하고, 출입처 인력은 현지로 출·퇴근하도록 하고 있다.
KBS는 “사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서도 국가기간 방송사로서 방송을 멈추지 않고 지속 수행한다는 목표 아래 ‘감영병 지속 시 업무추진계획’을 마련했다.”며 “이를 실행하고 상황별로 대처하기 위한 조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KBS는 편성, 보도, 제작, 기술 등 각 본부별로 코로나19 관련 상황에 따른 인력운영 및 시설 운영을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했으며, 지난 21일엔 ‘정용실의 뉴스브런치’ 프로그램을 본관 밖에 설치한 중계차에서 진행하는 등 ‘모의 방송 훈련’을 하기도 했다.
방송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측됐다가 2시간 만에 폐쇄 조치가 풀려 정상적인 방송이 가능했던 SBS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에게 재택근무 지침을 내린 상태다.
언론사 내 확진자 발생이 현실화하자 언론 현업 단체들은 공동 대응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사진기자 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방송촬영 인협회 등 9개 단체는 지난 28일 발표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언론현업단체 공동 대응 지침’에서 “보도와 방송 특성상 여러 사람을 접촉해야 하는 언론노동자들은 개개인의 안전수칙 준수만이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보호하는 유일한 백신이라는 책임감으로 지침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지침에 따르면 △마스크 등 안전장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감염에 노출된 장소를 방문할 경우 반드시 안전성을 확인하며 △ 감염자와의 인터뷰는 삼가고 △취재 활동 시 취재진 간 밀착 접촉 및 과도한 취재 경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언론사에서도 방역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감염 장소를 출입하거나 감염자의 대면 접촉을 지시하지 않아야 한다. 언론현업단체들은 특히 코로나19 관련 보도와 관련해 영상기자협회의 ‘영상보도가이드라인’을 포함해 각 언론현업 단체가 제정한 ‘감염병 보도 준칙’, ‘감염병 취재 보도 준칙’을 준수하라고 명시했다.
안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