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뉴스 부문 최우수상>
“바른 나라, 바른 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습니다”
먼저,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서 감사하고 기쁩니다. ‘성화 봉송’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취재하는 모든 기자들이 고생하셨는데 제가 수상하게 되어 부끄럽습니다. 그리고 내심 대외 국가 주권이 무너진 것으로 특종을 했다는 것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국가 공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비판 없는 단순 사실 보도가 진정 나라를 위하는 일인지, 기자가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개탄스럽습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은 정말 전 세계적으로 탈 많고, 말 많은 행사였습니다. 연일 외신에서는 성화 봉송 중 일어난 사건, 사고 보도에 바빴습니다. 당연히 우리나라도 성화 봉송 중 그런 사고가 일어날 것을 대비하여 많은 경찰 병력이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동원된 많은 수의 중국 현지 응원단들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티베트의 사태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성화 봉송 도중 물리적인 방해를 하는 것은 우리 경찰들이 막고 방지 할 일입니다. 그런데 중국의 응원단들은 자국의 방침과 다르다는 이유로 자국도 아닌 타국에서 그렇게 폭력을 행사하면서 시위대에 위해를 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찰, 시민, 기자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거리의 일반 시민들은 중국 응원단에게 짓밟히고, 경찰은 뾰족한 막대기에 다쳐 피를 흘리고, 기자들은 보도를 내지 말라고 위협을 당했습니다. 그 날 경찰 어느 누구도 폭력을 휘두른 중국인들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았고, 언론 또한 단순 사건만 보도할 뿐 중국인의 행태에 비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ENG카메라에 담은 그런 일련의 기록들은 그렇게 묻힐 번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청자들의 항의와 제보, 현장에 있던 동료들의 노력으로 그 다음날 중국인의 행태와 안일한 정부에게 비판의 칼날을 댈 수 있었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중국 대사의 유감표명까지 나왔습니다.
기자의 역할에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좋은 계기가 된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현장 기자들은 현장에서 기다리고, 취재하고 좀 더 좋은 그림을 담기위해 충분히 노력을 해왔고, 더 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현장의 현상에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현상을 새롭게 보고 비판 할 수 있는 시각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상을 받은 것은 기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바로 서지 못했다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카메라기자의 한사람으로서 바른 나라와 바른 언론을 만드는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정연철 / MBC 보도국 영상취재2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