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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방송사 영상기자 평균 연령 50대”

“개인 차로 자가운전해 취재”

노후한 장비로 촬영·편집·운전까지…지역방송 영상기자 근무 환경‘열악’

 

 

 

(사진) 영상기자 근무환경 열악.jpg

▲ <사진>

 

 

 

 지역 방송사에서 근무하는 영상기자들의 근무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운전기사로 채용한 파견 업체 직원이 오디오맨 역할까지 맡는 일이 많아 교대로 운전하는 일이 잦아지고, 편집 요원이 줄어 편집까지 하는 등 영상기자의 업무 부담이 더 커지고있는 실정이다.

 

 지역 방송사에 근무하는 A기자는“회사에서 아예 오디오맨이 아닌 운전기사로 모집공고를 내고, 운전 업무를 시키면서 오디오맨 역할도 겸직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A 기자는“지역의 경우 취재 범위가 넓어 왕복 몇 시간씩 걸리는 곳에 가기도 하고, 산에 올라가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나 보니 돌아오는 길에 운전을 하면서 조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현실이니 영상기자들이 교대로 운전을 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 기자는 이어 “촬영을 위해 영상기자와 운전기사가 한 조로 움직여야 하는데 운전기사 숫자도 적고 차량도 부족해 급하게 나가야 하는 경우엔 기자가 자기 차를 직접 몰고 나가기도 한다.”며 “광역시급 일부 방송사를 제외한 소규모 지역 방송사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전했다.

 

 다른 지역 방송사의 B 기자는“예전에 영상기자가 직접 운전을 해 취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대형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어 우리 회사는 영상기자가 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운전기사와 오디오맨 숫자가 줄고 있고 오디오맨에게 운전을 시키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방송사의 C 기자는“IMF 이후 오디오맨은 뽑은 적이 없다.”며 “내 월급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전문 오디오맨을 뽑아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C 기자는 “운전기사로 채용된 사람 가운데 운이 좋으면 상대적으로 젊고 재능있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데, 오디오맨 업무를 가르쳐서 함께 손발 맞춰 일할 만하면 파견직이라 2년 만에 바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신입 기자를 뽑지 않아 영상기자의 평균 연령이 높이지고 인사가 적체되는 것도 큰 문제다. 지역 민방에서 근무하는 D기자는 “보도와 편성을 포함해 영상팀 인원이 10명 남짓인데, 평균연령이 50대”라며 “신입 사원을 뽑은 지 15년은 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D 기자는 “회사에서 연차 수당을 줄 수 없다고 해서 연차를 사용하다 보니 7~8명 되는 기자들 가운데 1~2명은 항상 휴가중이고, 편집인력 2명을 제외하면 하루에 현장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은 많아야 3~4명”이라며 “아이템이 많은 날은 시간에 쫓겨 벽돌 찍듯영상을 촬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한 방송사는 코로나19 여파로 회사 쪽이 편집 요원을 내보내면서 영상기자의 업무가 더 늘었다.

 

 또 다른 지역 방송사 E 기자도 “20년차가 아직도 막내”라며 “누군가가 퇴직해야 자리가 생기는데, 명예퇴직으로 자리가 생겨도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며 사람을 뽑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장비의 노후화도 심각한 문제다.

 

 한 방송사의 F 기자는 “어떤 카메라는 나보다 입사 연도가 빨라 영상 기자들끼리 ‘ENG 선배’라고 부른다.”며 “쓸 수 있는데까지쓰는 건 맞지만, 달라지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가려면 영상 장비를 수리·보수만 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영방송사 G 기자도 “ENG가 아니라 6mm 카메라를 쓰고, 방송용 마이크가 아니라 기업 홍보팀에서나 쓸 법한 것을 사용하는 등 마른 수건을 비틀어 짜고 있다.”며 “급여도 최근 20년 동안 10차례나 동결하다 보니 지역 KBS 동기와 비교하면 연봉이 3~4천만 원이나 차이 난다.”고 전했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아래방통위)는 지난 18일 21개 지상파 방송 사업자 162개 방송국의 재허가 여부를 의결하면서 재허가 대상 방송사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방송국 종사자의 자격과 배치 기준을 준수하여 운용할 것’을 재허가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계약직, 파견직,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인력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이행하도록 조건을 부가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통위 방침이 해마다 적자를 기록하는 지역 방송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지는 미지수다.

 

 지역 민방의 한 기자는“방통위의 재허가 조건이 공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변화는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 방송은 경제 논리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인 만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지역 방송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경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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