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수상 소감
SBS 영상취재팀 정상보, 김태훈
카메라기자로서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을 수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영광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수상하게 된 SBS 8뉴스 '녹색인증 기업의 두 얼굴'은 야간 폐수 방류 현장을 고발하는 오래된 포맷의 뉴스입니다.
내부 고발자의 용기있는 제보로 취재가 시작되었지만 공장 상황을 전혀 모르는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조명도 없이 깜깜한 공장 내부를 꼭 찍어야만 하는 상황, 취재기자와 오랜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보자의 위치설명, 주변에 노출되지 않으며 공장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포인트 선정, 단속공무원과의 팀워크와 타이밍 조율 등 자정이 넘어 모든 준비를 마치고 공장을 예의주시했습니다. 카메라 ‘게인’을 36db까지 올리고 뷰파인더를 보고 있던 중, 어둠 속에서 누군가 호스를 배수구에 넣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내 오폐수가 콸콸 쏟아져 나왔습니다.
‘흥분하지 말자!’. 흥분을 가라앉히고 하나하나 침착하게 현장을 취재하고 단속 공무원들과 현장을 덮쳤습니다. 제보자의 말대로 악취가 진동하는 시커먼 오폐수를 배수구로 그냥 흘려보내고 있었습니다. 이 날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기준치의 수백 배가 넘는 고농도 폐수임이 밝혀졌고, 친환경 기업이란 간판을 내걸었던 업체는 행정 처분과 함께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어쩌면 이번 아이템은 대한민국 어느 카메라기자라도 비슷하게 취재했을 내용입니다. 하지만 흥분하지 않고, 때로는 용감하게, 이후 후속 취재는 치밀하게, 마지막 편집까지 완결성을 가지게끔 취재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카메라기자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명을 잊지 않고 역할을 충실히 한다면 역사는 우리를 기억할 것이고, 자랑스러운 저널리스트로 자리매김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쉽지 않은 취재를 함께 한 조을선기자, 우리와 생사고락을 늘 함께하는 이대용, 신승엽 오디오맨, 집보다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남편과 아빠를 이해해주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 영광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