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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한국방송카메라기자상 뉴스부문 최우수상   MBC 이성재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 화재>


뉴스부문 최우수상 수상소감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 화재>


사건 사고 취재의 특종과 낙종을 가르는 것은 신속한 현장 도착입니다. 발생 사건이야 거의 마무리되거나 한참 지난 시점에 알려지는 것이 99%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불 그림 하나 건질 여지가 있는 화재야 말로 현장 도착 시간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아이템입니다. 재빨리 도착해서 생생한 현장을 취재하느냐, 진압되어 잔불정리나 하고 있는 현장에서 목격자라도 찾으려고 발버둥 치느냐의 차이를 가릅니다. 그 점에서 저는 취재차량을 운전하시던 최용 형님께 큰 빚을 졌습니다. 이분이 아니었다면 저는 당시 현장을 취재하였던 타사 카메라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안전통제선 뒤에서 연기밖에 찍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가장 먼저 도착했기에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여지가 있었습니다.

서울 쪽에서 내려간 방향에서는 연기만 보일뿐, 정작 불타는 케이블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주탑 케이블은 남서쪽에서 바라보는 방향에서 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불타는 잔해가 쉴 새 없이 떨어졌습니다. 안전하게 연기만 찍을 것인가, 잠시 고민했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그림만 찍을 순 없었습니다. 익명 제보자도 아닌데 피사체의 뒤통수만 찍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불타는 케이블을 찍으려면 불벼락을 뚫고 넘어가야 했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위험천만했던 그 결정에 군말 없이 따라 준건 저와 함께 일하였던 오디오맨 김정욱 씨였습니다. 그가 떨어지는 불덩이를 피해가며 트라이포드를 들고 따라와 주었기에 저는 반대편에서 카메라를 트라이포드에 올려놓고 불타는 케이블에 줌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목숨걸어준 그가 있었기에 얻어진 그림이었습니다. 혼자 뛰어가서 데모찌로 찍었다면 흔들려서 방송에 도저히 못썼을 겁니다. 두 사람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힘들게 취재한 그림이었지만 정작 제가 소속된 회사에서는 이 그림이 단독이었는지도 몰랐고, 회사차원의 어떠한 격려도 없었습니다. 영상취재 부서도, 뉴스영상을 책임지는 보직간부도 없다보니 편집회의에 들어가 이거 우리밖에 없는 그림이라고 말할 사람도 없습니다. 뉴스영상에서는 제 이름도 없습니다. 타사에선 낮 뉴스에서도 삽입하는 영상취재 수퍼 자막을 MBC시청자가 원하지 않는 정보라며 넣지 않습니다. 그렇게 MBC 카메라기자의 존재는 뉴스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목숨 걸고 취재한 영상보다 CCTV 하나 구해오는 것이 특종상을 받고 마르지 않는 칭찬으로 대접받아왔습니다. 이렇게 카메라기자로서의 존재감에 대한 회의가 들어오던 시기에 수상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남이 알아주어서, 나를 알아달라고 현장을 카메라에 기록하는 이 일을 해오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같은 길을 걷고 있던 선배들이 그림 뒤에 있던 땀과 노력을 인정해주시고 큰 상을 주셨습니다. 제겐 다른 어떤 상보다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당시 현장에 출동하여 화재진압 중 떨어지는 케이블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순직하신 이병곤 소방관이 이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MBC 이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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