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년이 지났다
뉴스는 때때로 피곤하다. 30초 길이 단신도 누군가에게는, 어딘가에서는 30시간 동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백과사전이나 속기록이 아닌 인간, 살아 있는 지적 동물이어서, 뉴스가 담는 현실의 무게가 만만하지 않다.
일상적으로 보는 것이 내일이 되니까 여간 피로한 것이 아니었다. 코로나19와 함께 이 일을 시작해서 더 그런걸까? 오고 가는 모든 현장에 코로나19가 보였다. 코로나19와 경제, 코로나19와 교육, 코로나19와 문화... . 어느 리포트든 코로나만 넣으면 말이 되고 이야기가 됐다. 덕분에 기사 구성을 예상하는 일은 수월했다.
하지만 타인의 고통에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클로즈업 컷을 확보하기 위해 줌인한 임대, 폐업이란 글자에서 한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에 보인. 감정에 이입해서 일하면 안 된다는 명제가 있지만, 그런 기계적 중립성은 나 스스로 거절하고 싶다. 감정이 없다면 호기심도 없을 것이고, 상황과 조건을 이해하려는 의지 역시 멈춰 버릴 것이 아닌가?
영상기자는 더하고 덜어내는 일을 대상과의 거리, 줌렌즈의 화각 등으로 조절한다. 필요한 컷을 주어진 시간 내에 확보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쉬운 일이지만 몇 시간짜리 현실을 2분가량의 결과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일은 그리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왜 굳이 이 장면을 봐야 하는지, 그 이유를 짧은 찰나에 판단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그래서 더 듣고, 더 다가가고, 때론 멀리서 지켜보고, 간단해 보이는 것에 시간을 들인다.
이런 마음가짐이 가끔은 무너진다. 물론 사례나 이유를 열거하자면 길다. 무의미한 장애물이 나의 의지와 충돌하는 것이다. 그럴때면 편집실 사방 벽을 빼곡히 두른 (선배들이 남겨 놓은) 테이프를 가만히 본다. 앞서 나와 같은 고민을 했을 선배들의 시간이, 도저한 기록으로 거기 남아 있다. 그것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우직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다. 입사 1년 차 영상기자의 시간과 코로나19의 지난한 시간도 언젠가는 이 벽을 메운 것들의 일부가 되리라.
1년 동안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염병을 앓았는데 그때 울산에선 이랬대'라는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 미래에 존재하게 된다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료를 나 스스로 축적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일이 피곤하다는 생각은 금세 사라진다.
최영/ 울산MB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