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전국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 연수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회장 이중우)가 주최한 2013년 전국 신입 카메라기자 공동연수가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 속초 LH연수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연수에는 전국 신입 카메라기자 13명과 대학생 명예 카메라기자가 참가했으며, 각 회원사 분회장 및 운영위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연수는 첫째 날 이중우 회장의 카메라기자의 역할과 중요성과 윤희진 교육문화국장의 미래, 카메라기자의 경쟁력에 대해 강의했으며 SBS 장운석 부회장의 보도영상론 강의가이어졌다. 둘째 날은 설악산 등반이 이어졌고 같은 시간 협회 운영위원들은 운영위원회를 개최 했다.
연수에 참석한 SBS 하륭 기자는 “이번 연수를 통해서 카메라기자로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배울 수 있었다.”며 “이러한 배움에는 카메라기자협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맺어진 동기와 선후배님들이 있어 의미 있는 교육이었다.”고 밝혔다.
SBS 하륭 ‘신입 카메라기자 연수 소감’
“선배, 토익은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입사 전하고 현장이 많이 다른가요?”
저녁을 먹으며 명예 카메라기자 회원들의 질문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내린다. 우리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사이었지만, 협회라는 조직 아래서 선후배가 되어 가장 소중한 정보들을 주고받았다. 하나하나 답변을 해주다보니 내 취업준비 기간과 2달 남짓한 수습기간을 짧게나마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그 당시 했던 고민들이 그대로 후배들의 입에서 나온다.
물론 연수 기간 중 과거만 되돌아 본 것은 아니다. 동기를 만나면서는 현재를 볼 수 있었다. 소녀시대처럼 상큼하진 않지만 든든한 9명의 KBS친구들이 생겼다. 창원, 대구를 지켜줄 MBC동기들과는 새벽 4시까지 속 깊은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내 고민과 동기들의 고민이 어쩌면 이리 같을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마치 10년 만에 이산가족 상봉한 것처럼 잠도 잊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현장에 나가게 되면 동기들이 더 소중해질 것이라는 선배들의 말씀이 있으셨지만 우리는 당장에도 서로 동병상련을 느끼며 위로와 격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다. 의견이 서로 상충되기도 하였다. 한 쪽에서는 영상분야의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른 한 쪽에서는 취재의 영역에 더욱 접근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우리끼리는 해결되지 않을 논쟁에 선배들은 강의를 통해서 카메라기자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주셨다. 이중우 회장님과 윤희진 선배, 장운석 선배는 각각의 분야를 가지고서 강의를 진행하셨다. 모든 선배들의 강의에서는 하나의 지향점이 있었다. 우리는 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변화의 방향은 발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선배들도 우리 때 비슷한 생각을 하셨고, 앞으로의 고민 역시도 함께 하고 계셨다. 카메라기자라는 조직의 특성과 업무 영역의 범위. 기자로서의 정체성과 미래의 카메라기자의 모습. 평소에 영상으로만 말씀하시던 선배들이 연수에서만큼은 입으로 거침없이 말씀을 이어나가셨다. 신입 기자로서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설정해놓고 일을 해나갈지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렇게 선배들은 우리들의 미래라고 느꼈다.
결국, 이번 연수를 통해서 카메라기자로서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배울 수 있었다. 이러한 배움에는 카메라기자협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맺어진 동기와 선후배님들이 있다. 한 선배가 인연을 강조하셨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얼굴을 보라고 말씀하셔서 서로 민망해하며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벌써 그 시간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인연이라는 끈으로 남았다. 서로 더 큰 발전을 위해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연수였다고 생각한다.
KBS 조용호 신입 카메라기자 연수 소감
“반갑다 친구야!”
술집에 들어갔는데 다른 테이블에 익숙한 얼굴이 보일 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그 사람이 고등학교 친구일 때. “반갑다 친구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몇 년 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며 추억을 쌓았던 사이이기 때문에 오랜만에 만나더라도 어색함은 전혀 없습니다. 보통 이런 경험은 같은 학교 혹은 같은 직장 동료를 만났을 때뿐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 신입 카메라기자 연수에서 타사 동기로부터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연수원에 도착하고서 SBS 동기 2명과 MBC 동기 2명을 만났습니다. 타사 동기이기 때문에 사실 서로를 잘 모를 뿐더러 현장에서 몇 번 봤다고 해도 인사만 나누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신입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가면 자기 할 일을 하는 데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술한잔 하자는 말도 말 뿐이지, 각자 바쁜 삶을 살기에 따로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저 ‘타사 동기’ 정도로만 인식될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MBC 경남의 동기를 연수원에서 본 순간 현장에서 봤던 그 동기의 땀이 생각났습니다. 경찰서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장소를 여러 번 이동해가며 촬영하던 모습이 말입니다. 그 ‘땀’은 저에게도 매우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갑자기 그 동기가 매우 친숙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현장을 가든 항상 낯설고 새롭기 때문에 당황할 때가 많고, 반대로 익숙한 현장에선 욕심이 과해 몸을 혹사시킬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의 그 땀은 카메라기자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연결고리 하나로 우리는 같은 일을 하고, 같은 꿈을 지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BC 대구 동기는 이상하게 예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동기도 ‘혹시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라고 물었지만 생각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교육 중간 쉬는 시간에 가만히 기억을 더듬어보니 지난해 일반 기업 면접 대기 장소에 앉아있던 그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모 홈쇼핑 회사에 같이 지원해 최종 면접까지 같이 갔던 친구였습니다. 당시 촬영기자 공고가 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지원했던 회사였는데, 물어보니 그 동기도 똑같은 상황이었습니다. 면접에서 둘 다 떨어지긴 했지만 다시 ‘카메라기자’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는 사실에 서로가 기특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젠 “그때 떨어지기 참 잘했다.”라는 말을 웃으면서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SBS 동기 2명은 사실 현장에선 거의 만나지 못했습니다. SBS 동기들이 한참 현장에서 배우기 시작할 때 KBS 신입 촬영기자들은 지방으로 발령이 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나고 서로 맥주 한 잔씩 따라주며 취재 경험을 공유하니 갑자기 공감대가 크게 생겼습니다. 직접 그 동기의 ‘땀’을 보진 못했어도, 예전에 한번 봤던 친구가 아니더라도, 동기애가 고스란히 생겨버렸습니다. 얘기만 들어도 그 동기의 현장 상황이 상상이 되고, 어떤 심정이었을지 이해가 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역시 우리는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구의 60억 인구 중에 우리의 일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같은 카메라기자밖에 없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우리와 같은 일을 하게 될 명예 카메라기자 분들도 만날 수 있어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아직 모르는 게 너무나 많고, 배워야 할 게 산더미지만 그분들 입장에선 또 우리의 작은 얘기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촬영기자가 되기 위해 지방에서 혼자 공부했던 마음을 잘 알기에 아주 사소한 점까지도 자연히 알려주게 됐습니다. 누군가의 꿈을 위해 도움을 준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인 줄 처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짧은 시간이었지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추억을 쌓으니 모두가 무척 친해진 것 같습니다. 갑갑한 서울이 아닌, 푸른 바다가 펼쳐진 속초라서 서로의 마음이 더 얼렸을지도 모릅니다. 설악산에서 찬바람 맞으며 서로를 붙들고 사진을 찍을 때엔 이미 동기를 넘어 친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100% 알게 됐다면 그건 정말 거짓말일 것입니다. 아쉬운 점이 많기 때문에 다음에 또 만나고, 얘기하고,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땐 또 이런 말이 절로 나올 것입니다. “반갑다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