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방역올림픽 속 무색해진 ‘꿈의 무대’




수정완) 7면 현장에서1 라웅비-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되돌아보며 mbn라웅비 (2).jpg
▲베이징 겨울 올림픽의 취재 현장은 주최측이 정한 폐쇄루프를 벗어날수가 없었다.



수정완) 7면 현장에서1 라웅비-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되돌아보며 mbn라웅비 (1).jpg



‘오미크로 변이’ 확산 속에 올림픽 취재 위해 계속 된 검사, 검사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고 한다. 처음으로 스포츠를 출입하고 있는 나에게도 올림픽은 정말 취재해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전 세계의 축제가 열린다는 것은 큰 걱정거리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절차는 출국 14일 전부터 시작됐다. 매일 체온과 건강 상태를 올림픽 어플에 등록해야 했다. 또한 출국 96시간 전과 72시간 전에 지정된 병원에서 PCR 검사를 완료 후, 그린코드와 건강검사확인코드를 발급받아야만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취재진은 올림픽 선수단과 함께 대한체육회에서 신청한 특별전세기를 타고 베이징으로 갔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 정책으로 인해 막혀있는 베이징행 민항기를 대신한 강구책이었다. 인천공항을 떠난 지 두 시간가량 지났을까. 창밖의 뿌연 미세먼지가 베이징에 이르렀음을 알렸다. 도착한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우리를 가장 먼저 반긴 건 방역복과 마스크로 중무장한 공항 관계자들이었다. 미소 띤 얼굴로 손 흔들며 인사하고 있었지만 왠지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 된 기분이었다.

 우리는 방역복을 입은 직원들의 통제 속에 건강QR코드 발급과 PCR 검사, 입국심사 등 총 열 단계의 과정을 거쳤다. 그중 백미(?)는 중국에서 받는 첫 PCR 검사였다. 이미 한국에서 수십 차례 받아봤지만, 중국의 PCR 검사는 훨씬 더 강렬했다. 공항에 도착한 지 약 3시간 만에 모든 입국 과정을 마치고 호텔행 방역버스에 탈 수 있었다.

‘폐쇄루프(closed loop)’, ‘방역택시’에 실려 간 올림픽 취재 
 이름도 생소한 이른바 폐쇄루프(closed loop)가 대회 기간 내내 우리를 힘들게 했다. 코로나 제로 올림픽을 외친 중국은 전 세계 미디어들을 폐쇄루프 시스템 속에서 통제했다. 

 호텔과 경기장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었고, 모든 출입로는 공안들이 지키며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그리고 정해진 방역 차량으로만 장소 간의 이동이 가능했다. 입국 14일 이후부터 자유롭게 다닐 수 있었던 도쿄 올림픽과 다르게, 중국의 폐쇄루프는 올림픽이 끝나고 우리가 베이징을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셔틀버스 차창 너머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베이징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올림픽 개막을 며칠 앞두고 스켈레톤 공개훈련을 취재하기 위해 슬라이딩센터가 있는 옌칭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옌칭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먼저 다녀온 취재진의 말을 들어보니 중국 측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와 열차를 타고 가면, 총 6번을 갈아타고 4시간 남짓 걸린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편도 19만원을 지불하고 미디어 전용 ‘방역택시’를 탔다. 

 그런데 그마저도 경기장까지 바로 가지 않고 환승센터에 내려 경기장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왜 경기장까지 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규정이 그러했다. 영하 14도의 찬바람 속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셔틀버스를 기다렸지만, 몸을 녹일 실내 공간도 바람 한점 막아줄 천막조차 없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도착한 슬라이딩센터에선 본래 예정됐던 공개 훈련이 비공개로 전환됐다는 뒤늦은 공지를 받았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펜데믹 이겨내고, 다음 올림픽은 다시 세계인의 축제로 되돌아오길
 ‘징하다.’는 사투리가 튀어나온 건 미디어센터 내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받아 본 순간이었다. 이미 올림픽 선수촌의 부실한 식사가 크게 보도되고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인터뷰와 SNS를 통해 선수촌 식사에 불만을 쏟아냈다. 다행히 한국 선수단은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급식지원센터의 도시락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실한 식사는 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취재진도 마찬가지였다. 

 폐쇄루프로 인해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미디어센터 안에 있는 식당과 숙박 중인 호텔 단 두 곳뿐이었다. 떡진 파스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굴라쉬 그리고 바게트 하나를 집었는데 한국 돈으로 2만 5천원 가량이 나왔다. 6천원짜리 햄버거를 시켰더니 안에 내용물이라곤 양상추와 패티가 전부였다. 맛도 형편없었지만 가격 또한 사악했다. 미식의 나라라고 불리는 중국이 맞나, 그리고 올림픽이 맞나 싶었다. 결국 한국에서 챙겨 온 라면과 간편식으로 대부분의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다.

 고된 환경과 편파판정 등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열정은 그들을 취재하고 있는 나에게도 깊은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의 미흡한 시스템과 진행에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도쿄에 이어 두 번째 코로나 올림픽임에도 불구하고 전 대회보다 퇴보했다는 느낌이었다. 이런 아쉬움의 근본적 원인은 코로나 팬데믹일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음 올림픽부터는 다시 모두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진정한 세계인의 축제로 거듭나길 기원해 본다.




MBN / 라웅비

  1.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 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대비 절실

    [2023년 4월 11일 강릉 경포동 산불 취재기] 강풍은 곧 대형 산불로…반복되는 재난 보도 대비 절실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차 안에서 촬영한 첫 컷 ▲강릉 경포동 산불 ▲강릉 경포동 산불 당일 KBS강릉방송국 취재진 밤사이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걸 짐작할 ...
    Date2023.04.26 Views345
    Read More
  2.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현장에서] ‘세계적 보편성’ 인정받은 ‘세계의 지역성’ …‘ATF2022’와 다큐멘터리 ‘화엄(華嚴)’ 지난 2021년 한국영상기자상 멀티보도부문 수상작 안동MBC 임유주 기자의 ‘화엄’이 대만 Daii TV에 방송이 확정되었다. 또한, 태국, 이스라엘, 남아공에서도 수입...
    Date2023.03.03 Views273
    Read More
  3. <10.29참사 취재영상기자 간담회> “참사 당시로 돌아간다면 다시 현장취재 할 수 있을지 의문”…현장기자들, 트라우마 ‘심각’

    <10.29참사 취재영상기자 간담회> “참사 당시로 돌아간다면 다시 현장취재 할 수 있을지 의문”…현장기자들, 트라우마 ‘심각’ 협회 차원의 구체적인 참사 취재 가이드라인 개정·취재트라우마 극복 위한 제도적 지원 필요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두 달이...
    Date2022.12.28 Views517
    Read More
  4.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월드컵 카타르 현장 취재기> 월드컵 역사상 다신 없을 카타르 월드컵 처음이자 마지막일 도시 월드컵 이번 카타르 월드컵의 가장 큰 특징은 경기장이 모두 모여 있었다는 점이다. 큰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과 올림픽의 차이점은 올림픽은 ‘도시’를 ...
    Date2022.12.28 Views316
    Read More
  5.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현장 취재기] 뉴스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등지고 서다.

    <카타르 월드컵 거리응원 현장 취재기> 뉴스의 중심에 선 ‘사람들’을 위해 그들과 등지고 서다. 지난 11월 28일. 가나전이 열렸다. 나는 광화문 광장에 있었다. 카타르 월드컵 거리 응원 취재를 위해서였다. 광장은 추웠다. 저녁 무렵부터 한두 방울씩 떨어지...
    Date2022.12.28 Views224
    Read More
  6. 언론인에 대한 정교하고 다양해진 공격, 직업적 연대로 극복해야

    언론인에 대한 정교하고 다양해진 공격, 직업적 연대로 극복해야 다른 언론인의 피해, 나의 취재자유와 안전이 침해 당하는 위기로 공감해야 더 안전하고 좋은 준비와 자원을 가진 언론인들이 더 좋은 품질의 뉴스보도 올해 2월,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제 ...
    Date2022.11.01 Views211
    Read More
  7. “속도보다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다면적 보도해야… 한·일 저널리즘, 세계적 영향력 갖추길”

    “속도보다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다면적 보도해야… 한·일 저널리즘, 세계적 영향력 갖추길” 영상이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동시에, 영상은 매우 위험한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상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사람들의 감정을 ...
    Date2022.11.01 Views329
    Read More
  8. “한국 언론인으로서 힌츠페터 정신 인정받아 감사 여권법 개정 통해, 전쟁터, 재난국가에서 한국 언론인 취재 권한 보장되길”

    “한국 언론인으로서 힌츠페터 정신 인정받아 감사 여권법 개정 통해, 전쟁터, 재난국가에서 한국 언론인 취재 권한 보장되길” ▲ 라이펜슈톨 주한독일대사로부터 특집부문 상을 받는 윤재완 독립PD. 2021년에 콜롬비아의 다리엔 갭을 통해 파나마, 멕시코, 미...
    Date2022.11.01 Views406
    Read More
  9. “첫 취재를 함께 했던 언론인 동료이자 친구인 故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 영상으로 담아낸 고통 …팔레스타인의 진실 계속 취재할 것”

    “첫 취재를 함께 했던 언론인 동료이자 친구인 故쉬린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 영상으로 담아낸 고통 …팔레스타인의 진실 계속 취재할 것” 수상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게 된 건 알 자지라의 도하 본부와 예루살렘 지부를 통해서였고, 한국인 언론인 동료도 수...
    Date2022.11.01 Views241
    Read More
  10. [현장에서]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여전히, 오늘도, ENG. 다시 생각하는 ENG카메라의 미래 “ENG 이걸 꼭 써야 되나요?” 영상기자가 장래 희망이라는 한 지망생이 내게 직접 했던 말이었다. 말문이 막혔다. 그들의 눈에 비춰진 ENG는 크고 무겁고 이제는 성능조차 백만원짜리 미러리스에 비해 한...
    Date2022.08.31 Views2139
    Read More
  11. [현장에서]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카메라와 아이디어로 담아낸 현실의 부당함과 저항, 인간의 투쟁이 세상의 조명을 받도록 저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하다 10여 년 전 영상기자가 되었습니다. 콜롬비아 외딴 지역에서 노조와 농민단체들과 일했는데, 엘리트 계층과 외국 회사들에 의한 살인, 살...
    Date2022.07.01 Views328
    Read More
  12. [현장에서]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독재와 권력에 맞설 우리의 무기는 손에 든 카메라와 마이크입니다.” ‘2021힌츠페터국제보도상’에 참여하게 된 건 동료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제 다큐멘터리를 출품한 적이 없어 수상 경력이 없었습니다. 저는 동료가 요청한 대로 출품 양식을 작성했고, ‘힌...
    Date2022.07.01 Views380
    Read More
  13.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폴란드 국경지역 취재기]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2022.2.17.~3.13)

    전쟁 속에서 꿈꾼 자유와 평화 (2022.2.17.~3.13) 엇갈린 전쟁예측, 다시 역사의 현장 속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임박해지면서 위험지역 출장 자원자를 모집한다는 공지가 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국경지역 요르단과 쿠웨이트에서 취재 경험이 있는 나...
    Date2022.05.03 Views433
    Read More
  14. [현장에서]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역대 최악의 울진 산불 현장을 취재하며 거대한 산불의 화마 앞에 사람도 동물도 모두 아비규환 3월 4일, 동료 취재기자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울진에 산불이 났다는 소방본부 문자를 받았다. 곧이어 전화가 울리자마자 우리는 본능적으로 밥을 신속히 입에 ...
    Date2022.05.03 Views1130
    Read More
  15. 방역올림픽 속 무색해진 ‘꿈의 무대’

    방역올림픽 속 무색해진 ‘꿈의 무대’ ▲베이징 겨울 올림픽의 취재 현장은 주최측이 정한 폐쇄루프를 벗어날수가 없었다. ‘오미크로 변이’ 확산 속에 올림픽 취재 위해 계속 된 검사, 검사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라고 한다. 처...
    Date2022.03.08 Views417
    Read More
  16. 내가 있어야할 자리를 깨닫게 한 나의 첫 올림픽취재

    내가 있어야할 자리를 깨닫게 한 나의 첫 올림픽취재 ▲장영근 기자가 취재한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가 경기도중 미끄러지는 모습. 올림픽은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다. 동시에 취재·방송하는 사람들에겐 경기장에 펼쳐지는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의 ...
    Date2022.03.08 Views459
    Read More
  17.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영상기자들이 뽑은 2021년 10대뉴스

    ‘오늘을 역사로 기록하는’ 영상기자들이 뽑은 2021년 10대뉴스 코로나19와 싸움 속에서도 새로운 이슈들로 치열했던 2021년의 뉴스현장 한국영상기자협회(회장 나준영)는 지난 1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전 회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영상기...
    Date2022.01.07 Views501
    Read More
  18.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취재 “재난과 스포츠의 경계에서”

    코로나 시대의 올림픽 취재 “재난과 스포츠의 경계에서” 코로나시대의 올림픽 취재 올림픽 취재의 첫 단계는 5월 초 코로나19백신 접종이었다. 5월 중순부터는 코로나 관련 입출국 및 취재 유의점에 대한 이메일 자료, 교육 등을 받았다. 올림픽 취재 한 달 전...
    Date2021.09.24 Views842
    Read More
  19. 방역 아래 초대 받은 불청객

    방역 아래 초대 받은 불청객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도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가 확산하는 가운데 개최 강행이냐, 취소냐 이야기가 많았지만 일본은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강행을 선택했다. 개최가 결졍되고 선수와 임원, 올림픽 지원인력?등 각국...
    Date2021.09.24 Views883
    Read More
  20. Olympics, Enjoy the Moment!

    Olympics, Enjoy the Moment! ‘사상 처음’ 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 곳을 찾기가 힘들만큼 ‘전례 없는’ 올림픽. 그리고 영상기자로서 ‘첫’ 종합대회 출장. 평소 같으면 기대가 앞섰을 출장이지만 이번엔 출발 전부터 각종 악재와 우려로 마음이 천근만근이었...
    Date2021.09.24 Views812
    Read More
  21. 코로나19 시대의 청와대 영상기자단 미국 순방기

    코로나19 시대의 청와대 영상기자단 미국 순방기 빗 장 2019년 12월 중국 청두 순방 이후 한동안 해외를 나가지 못할 것이란 현실을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2020년 전 세계를 휘몰아친 코로나19의 여파는 삼청동에 자리 잡은 청와대 춘추관에도 미...
    Date2021.07.06 Views4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8 Next
/ 18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