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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수중 촬영 교육 후기 Ⅱ>

바다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어릴 때부터 바다와 함께 자랐던 저에게 바다는 친숙한 이름입니다. 넓은 백사장과 탁 트인 시야, 그리고 청량감 있는 갯냄새는 항상 제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집과 같은 곳입니다. 그런 제가 사랑하는 바다의 또 다른 모습을 보게 해 준 이번 수중촬영 연수는 마치 제가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친구의 속마음을 보고 온 기분입니다.

 교육의 첫 시작,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로 들어서자 잔디밭과 실내 풀장이 있는 펜션이 나타났습니다. 넓고 쾌적한 숙박시설과 조용한 환경은 그야말로 휴가를 온 듯 한 기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부터 시작된 강의는 단 한 번의 휴식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해가 떠있는 오전과 오후 내내 실습 교육을 받고 밤늦도록 보충 이론 수업을 했던 ‘오픈워터’ 과정에서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습니다. 한 순간의 방심과 실수로도 치명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레포츠라서 항상 강사님들께 질문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강의 시간은 끝없이 길어졌지만 수많은 궁금증들에 대해서 강사님들은 항상 친절하고 정확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이론 교육과 실내 풀 교육을 끝내고 난 뒤, 첫 다이빙을 위해 범섬으로 출발했습니다. 약간의 설렘과 두려움을 않고 바다 속으로 들어갔을 때를 기억합니다. 지상에서의 수많은 소리들이 사라지면서 편안함과, 호흡의 불편함을 통한 생존의 두려움까지 공존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곁에 있는 강사님과 Buddy들의 침착한 행동과 표정은 수중 안에서의 빠른 적응을 도와주었습니다.

 제 친구의 속마음을 보기까지에는 많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론 교육과 실습에 이어서 다이빙 직전까지 거친 너울과 조류에 휩쓸러 갔었습니다. 하지만 BCD에서 공기를 빼면서 점차 제 몸은 친구의 고요하고 편안한 마음속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곳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신기한 듯 우리들을 반겨주었고, 수심 18미터 속 태양의 힘이 겨우 미치는 곳까지 연보랏빛 산호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수중에서 적응을 끝낸 오픈 워터 교육생들은 마치 이전부터 물속에서 지냈던 사람들처럼 익숙하게 중성부력을 맞추고 유영을 즐겼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수중에서 촬영 시 어떠한 문제점과 고려 사항이 있는지 몸으로 느꼈고 이는 추후에 현장에서 안전하고 살아있는 뉴스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은 한 걸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국에서 오신 많은 촬영 기자 선배님들께서 잘 챙겨주시고, 회장님과 사무국장님의 헌신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알찬 교육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기회에 또 다시 물속에서 만난다면 제 버디에게 묻고 싶습니다.

“OK? OK!”

안석준 / mbn 보도국 영상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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