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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 BEE 2008 참관기

HD 시스템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HD 시스템이란 무한 부가가치의 사과를 따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세계방송 관련 업계의 화두는 과연 어떤 시스템이 HD시대를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세계 방송사는 기존의 아날로그 시스템을 박물관으로 보낼 채비를 하고 본격적으로 HD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일본은 2011년, 유럽의 각국도 2010년대 초반에 아날로그 방송의 사망선고를 내놓았다. 그럼 과연 HD시대를 이끌어가는 장비업체는 어디가 될 것인가? HD 시대의 리더는 향후 수 십년을 편안히 맞을 것이고 뒤쳐지는 업체는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할 만큼 사운을 건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 치열한 현장 속을 갔다 왔다.

 지난 11월 19~21일 나흘간 일본 도쿄 근교 치바에 위치한 마쿠하리메세에서는 interBEE2008 전시회가 열렸다. Inter BEE는 우리나라의 KOBA(방송기기 전시회)와 전시품목이나 성격이 같은 전시회이다. 하지만 그 규모나 전시업체 숫자 면에선 두 배 이상의 규모로, 매년 미국에서 열리는 NAB와 비교되는 큰 전시회이다. 특히나 방송장비 면에서 최고의 업체들이 있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 세계에서 많은 방송관계자들이 참관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전시회이지만 올해 특히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예년에 보다 더욱 다양한 HD장비가 새로 선보여지거나 업그레이드 버전이 발표되었다는 점이다.

 이틀간 전시회에 참석한 필자는 수많은 장비와 짧은 일정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자세히 살펴 볼 수는 없었다. 때문에 주로 카메라 관련 장비와 NLE시스템을 위주로 전시장을 둘러보았다. 먼저 카메라 쪽을 살펴본 결과의 전체적인 느낌은 HD tapeless카메라의 안정된 정착을 볼 수 있었다. S소니는 다소 불완전했던 422카메라(PDW-700)의 새로운 1.2 하드웨어 버전을 발표했다. 이 버전의 가장 큰 특징은 420카메라에서 지원이 되었으나 오히려 422에서 지원이 되질 않았던 미속촬영이나 슬로우셔터 등 특수효과 촬영이 가능하게 된 점이다. 또한 디스크 교환 시(약30초 미만)에도 화면을 놓치지 않고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지원되었다. 그리고 EX시리즈의 새로운 버전 EX3를 전시하였다. EX3는 렌즈교환식 카메라로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ENG의 렌즈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존 ENG렌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용어댑터가 필요하고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아 실용성이 좀 떨어져 보였다. 하지만 다른 액세서리 없이 어깨에 견착해 촬영할 수 있는 점은 EX1보다는 진보된 것이었다.

 또한 또한 파나소닉은 64GB의 P2카드를 카드를 선보여 AVC-intra100 촬영 시에도 카드 한 장으로 64분 녹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다. 또한 취재현장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 포터블 P2레코더 AG-HPG20를 선보였다. 이 장비는 기존의 P2 포터블 레코더의 1/2 크기도 안되지만 다양한 입출력 단자가 있어 취재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장비였다. 그리고 6mm형 캠코더 AG-HPX175는 P2카드를 사용해 HD화질을 촬영할 수 있으면서도 무게가 1.9kg에 불과해 소니의 EX3와 비교해 무게 면에선 우위를 보였다.

 그리고 기존의 두 업체(소니와 파나소닉)에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했다. 그동안 HD카메라 부분에서 뒤져있던 이케카미가 도시바와 손잡고 GF카메라를 선보였다. GF카메라는 기존의 테이프가 들어가는 부분에 P2처럼 플레쉬 메모리(GF pak)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컴퓨터와는 USB나 Serial-ATA로 연결하여 외장하드로 인식하거나 전용 데크를 이용해 편집, 아카이브 시스템에 저장을 할 수 있다. 디스크 미디어를 쓰는 XDCAM에 비해 빠른 억세스 속도가 장점이다.

 NLE에서도 본격적인 tapeless 카메라의 지원이 확대되었다. 대부분의 NLE 소프트웨어가 소니의 422포멧의 지원은 물론 파나소닉의 P2 AVC-intra100 코덱이 지원되도록 버전 업되었다. 대표적으로 Adove 프리미어는 CS4를 발표했고 CANOPUS는 EDIUS 5를 발표했다. 특히 EDIUS 5는 여러 장비업체의 다양한 tapeless카메라를 지원할 수 있어 어떤 NLE 시스템보다 우수한 호환성을 보여주어 전시기간 중 관람객으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h

 또한 제작사들은 단순히 카메라만 전시하고 NLE프로그램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일관된 솔루션으로 방송관련자들을 유혹했다. 대부분의 업체가 카메라로 취재, 편집, 송출, 컨텐츠 관리까지 모든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되는 솔루션을 보여줘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면 기사작성부터 아카이브까지를 같은 시스템으로 꾸밀 수 있도록 구성된 워크플로우를 선보였다. 과거엔 모든 작업은 별개의 작업으로 취재초기단계부터 서로 다른 시스템이 각자의 일을 하다가 최종에 만났지만 네트워크로 통합된 tapeless시대에선 취재초기단계부터 각자의 시스템은 같이 움직인다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하여 업체들은 과거엔 카메라를 팔고 컴퓨터를 팔고 소프트웨어를 파는 사람이 각각 다른 사람, 다른 업체였다면 이제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팔아야 하는 시대임을 보여준 것이다.

 Inter BEE를 참관하고 느낀 점은 앞으로 HD시장은 무한한 부가가치의 성장성이 있다는 것이다. 5년 안에 많은 나라가 HD 방송으로 전환을 예정하고 있고 이에 따른 장비변경은 필연적인 것이다. 수천억~수조에 이르는 세계 HD시장을 누가 선점하는가 하는 것은 장비업체의 운명이 달린 것이다. 이번 전시회 기간 중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역시 국내 업체의 참여가 미비하다는 생각이다. 무한한 부가가치의 산업에 일본업체의 독주를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업체들의 분발을 촉구해본다. 장비를 사용하는 우리회원들의 입장에선 각 사에 맞는 적절한 시스템을 찾아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엔 거의 대부분 한 개 업체의 카메라만 사용해왔으나 HD시대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업체의 카메라 다양한 NLE 소프트웨어, 솔루션들이 테스트되고 사용되고 있다. HD시대는 카메라기자들에게는 기회이다. 기자들의 영역이 촬영, 편집을 넘어 아카이브, 송출에 까지 이어지는 있는 만능인으로 갈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협회원들이 수동적으로 주어진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이 아닌 적극적으로 HD 장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충분한 테스트와 토의를 하도록 하자. 그리하여 저비용 고효율의 HD시스템을 찾아 적용시킬 수 있도록 하는 능동적인 면으로 고화질의 시대, HD시대의 촬영기자들이 되도록 하자.

정민욱 / 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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