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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김용우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트란스니스트리아 현장 취재>







“우크라이나 취재진 모두 무사히 복귀하길”




폴란드 대신 택한 루마니아-몰도바 루트, 국내 언론 최초로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지역 보도 가능케 해

 2월 중순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전쟁취재를 위한 첫 출장 팀이 폴란드로 향했다. 그때만 해도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는 생각이었는데 첫 팀이 도착하고 일주일도 안 되어 러시아가 일방적인 침공을 시작했다. 이후 추가 출장 팀을 꾸리는데 곧바로 자원했다. 치기어린 마음일지도 모르겠지만 영상기자를 업으로 삼은 이유 중에 가장 큰 이유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뛸 수 있다는 점인데, 심지어 전쟁 현장이라니 무조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실상 바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비행기에 올랐다.

국내 취재진들은 다들 폴란드로 모이고 있었지만 우리는 이미 폴란드에 한 팀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접경지역인 루마니아로 향했다. 루마니아와 몰도바(Moldova) 접경지역을 취재하고 여력이 된다면 몰도바와 가까운 오데사(Odessa) 항구 쪽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루마니아 접경지역은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였다. 가까운 지역인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Czernowitz)가 우크라이나 내에서도 전쟁의 영향력이 아직까지는 미치는 지역이 아니라서 각국의 구호물품들이 폴란드보다는 루마니아를 통해 보내지고 있었다. 그래서 곧장 취재기자와 논의해 어느 정도 안전이 보장될 수 있으니 외교부에 특별입국허가를 요청했고 약 2주 뒤 루마니아 시레트(siret)와 접해있는 우크라이나 체르니우치 지역에 한하여 입국이 가능한 특별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사이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는 새로운 취재 포인트를 물색했다.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 라는 우크라이나의 돈바스(Donbas) 같은 친러 지역이 몰도바에도 존재했는데 그곳은 우리나라 법으로는 들어가는 게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국제법으로는 몰도바에 속해있지만 자치정부를 꾸리고 화폐와 대통령, 국경까지 따로 존재하는 곳이라 입국이 가능할지 속단할 수 없었다. 심지어 전쟁이 발발하고 더 폐쇄적인 곳으로 변해 취재진은 입국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취재진임을 밝히지 않고 들어가서 취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논의 끝에, 위험할 수도 있지만 친러 지역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취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관광객으로 위장해 취재를 시작했다. 장비도 최소화해 고프로(GoPro)와 휴대폰만 지닌 채 다행히 국경은 통과하고 무난하게 취재를 하는 도중 마지막에 사복경찰에게 걸리고 말았다. 계속되는 추궁에 그냥 유튜버라고 얼버무리며 계속 부정하자 믿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마지막에 인터뷰를 했던 영상은 지우고 빨리 이곳을 떠나라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다행히 임기응변으로 이전에 찍었던 인터뷰는 들키지 않아서 겨우 방송을 할 수 있었는데, 우리 때문에 피해를 본 몰도바의 택시기사와 마지막에 인터뷰했던 학생들에게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다.


전쟁의 한가운데 선 우크라이나인들의 모습에서 1950년‘한국전쟁’ 떠올려

 다시 루마니아로 돌아와 들어간 우크라이나는 불과 몇 km 차이가 나지 않았음에도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전 지역에서 피란 온 피란민들과 접경지역에선 보기 힘든 젊은 남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떻게든 자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들을 지켜보니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한국 전쟁 때 부산의 느낌이 이런 모습이었을까 하는 상상도 잠시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고작 2박3일, 그것도 이 끝에 있는 작은 지역에서만 취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답답하면서 부끄러웠다. 마음 한편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들어왔다고 말하기도 민망하다는 생각도 했다. 한국으로 귀국해 영상기자협회 주관으로 간담회도 하고 여러 방면으로 취재환경에 대한 건의와 논의가 이루어졌다. 그게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을까? 지금은 기간 한정은 여전히 있지만 키이우(Kyiv)까지 취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려 있다.


 상을 상신할 때도 지금 수상소감을 쓰는 이 시점에도 사실 내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가란 의구심이 여전히 있다. 그저 시기가 맞고 운이 좋아 먼저 우크라이나를, 그것도 KBS와 같이 들어갔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키이우에서 취재를 하는 선배들을 보고 있으면 더더욱 부끄럽다. 그래서 이 상은 개인에게 주는 게 아니라 모든 영상기자들을 대표해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국경지역부터 시작해 무사히 출장을 다녀오신 선후배님들은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고생하는 모든 영상기자들께 감사하고 수고하셨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또 취재를 갈 모든 분들이 건강하고 무사히 취재를 마치고 복귀하시길 바란다.


김용우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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