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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설>

풀의 딜레마를 극복하자

 지난 몇 년간 우리 협회신문이나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풀이 가진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 많은 글들이 있었다. 각 방송사 간의 특징 있는 영상을 부정해 버리고, 취재 경쟁을 없애는 것은 일에 대한 의욕을 감소시킨다. 방송사 인력구조의 취약성이 원인이다. 신입사원 충원에 소극적이어서 불가피하게 각 사가 서로 풀을 남발하고 있다.

 이것은 TV 뉴스에서 영상에 대한 중요성과 카메라 기자의 역할을 훼손하는 등 정말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거의 매일 이루어지고 있는 방송사 간의 영상 풀은 줄어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또 카메라기자들에게 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냐고 물으면 거의 모든 이들이 고쳐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것이 어떻게 해결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자정운동이나 규정을 만드는 식의 대안 이외에는 별게 없다. 결국 문제는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이다.

 풀은 사실상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의 풍토에 너무나 익숙한 방식이다. 외국의 언론사들에게 풀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서로의 영상을 얻어 쓰려면 그 출처를 밝혀야 하기 때문에 풀을 하거나 타사의 영상을 빌리면, 시청자들에게 우리가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도 그들처럼 영상의 출처를 밝힌다면 과연 풀을 하려고 할까? 한국처럼 극도의 영상 경쟁을 당연시 여기는 분위기에서는 힘들 것이다. 그러니 서로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영상을 공유하면서, 시청자에 대한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이 풀을 즐기는 것이다.

 원래 풀은 취재원이 많은 방송사가 촬영을 할 경우 복잡해지는 것을 바라지 않아 행하는 ‘소극적 풀’만이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을 취재하거나 정부기관의 수많은 일정을 소수의 인원으로 소화하기 위한 적극적 풀에 이르면서 풀의 편리함이 확대되었고, 이어서 타사의 독점적 영상 확보나 자사의 실수 만회를 위한 불법적 풀까지 만연되어 왔다. 그런데 과연 지금 언급한 소극적 풀, 적극적 풀 그리고 불법적 풀의 기준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이 세 가지의 경우는 보는 이에 따라 무척 다른 범위를 가질 수 있다. 그만큼 풀이라는 용어가 제대로 정착되어 있지 않다는 말이다. 신문사의 사진기자들이 정한 풀의 원칙을 보면 대부분 소극적 풀에만 적용된다. 사진기자들에게 풀은 취재원이 원하는 경우에 주로 행하는 관행으로 보고 있다. 또 사진의 출처를 공동사진기자단이란 크레딧을 쓰도록 하여 이 사진이 풀로 취재되었음을 명백히 알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메라기자들이 방송사별로 하고 있는 풀의 대부분은 적극적 풀의 범주에 들어간다. 청와대, 국회, 정부종합청사 그리고 검찰까지, 대부분 취재원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소수의 카메라기자를 운용하여 많은 양의 취재를 감당하기 위해서 풀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뉴스 방영 시 나오는 카메라기자의 이름 자막에는 함께 촬영한 영상인데도 자사의 기자 이름만 나온다. 영상 속에 이름 자막이 나온 기자가 촬영하는 모습이 자랑스럽게 보여 지기도 한다. 지난날 정부의 언론 통제가 심했던 시절 신문의 모든 1면 기사가 똑 같았듯, 현재 주요 뉴스의 모든 그림이 똑같은 현실을 보면서, 혹시 언론통제가 뉴스영상에 있는 것 같아 쓴 웃음이 나온다.

 이런 뉴스 영상 풀의 해결은 기본적인 부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서로의 저작권을 인정하고 취재원이 바라는 소극적 풀을 제외한 그 이상의 풀은 서로의 영상출처를 밝히는 것이다. 그래야만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려서 과도한 영상풀을 막고 또 도덕적으로 해이한 영상의 나눔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방송계의 실정 상, 이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은 우리 카메라기자와 우리와 함께 일하는 방송국의 모든 이들이 영상의 소중함, 저작권의 필요성을 알고, 그에 대한 의식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 영상 풀의 해결은 바로 딜레마를 극복하려는 의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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